노래의 날개
이윤기 지음 / 민음사 / 200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고의 신화연구가, 최고의 번역가로 평가받는 이윤기씨의 소설이다. 그의 글을 처음 접한것은 세권짜리 <뮈토스>를 통해서이다. 신들의 시대, 영웅의 시대, 인간의 시대의 3권으로 쓰여진 <뮈토스>에서 신들조차 인간적 정감으로 다가오게 했던 그의 글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신들의 질투조차 인간적 내음이 물씬 풍기던 그의 글들. 그의 소설은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숨은 그림 찾기>이후 두번째 소설인 셈이다.

이 책에 수록된 그의 단편에는 거의 대부분 노래가 등장한다.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며는'으로 시작하는 소월의 '옛이야기'가 등장하는 <옛이야기>, '비상이 든 노래'를 찾아 방황하던 젊은 시절의 회상을 그린 <노래의 날개>, '들에는 들국화 소소로이 피고'를 즐겨부르던 작고한 박정만 시인을 회상하던 <전설과 진실>,'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의 구절속에서 세월에 방울을 달고 세월에 주머니를 달기 위해 나무를 심는 의미를 찾는 <봄날은 간다>, '지도조차 나오지 않는, 그것도 바로 인생'이라며 서글퍼하던 옛 시절을 지우고 인생의 지도를 새로이 그리는 <지도>, '아밍 하이르테 미니 아브와 (목숨처럼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부르며 나만의 보르항을 찾아 나서는 <보르항을 찾아서>...

그의 소설은 첫 단편 <옛 이야기>에 등장하는 계곡물 속의 '한산소곡주'처럼 노래 한자락과 술 한잔이 쉽게 어우러질것 같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말을 구수하게 구사하는 그의 화법이 우리의 풍류속 노랫가락 한소절 속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일게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04-04-16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읽으셨군요! 좋으셨겠어요.^^

icaru 2004-04-1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읽은 <전작주의자의 꿈>이란 책에서 필자가 택한 전작 작가가 바로 이윤기였단까요~~!! 저는 이윤기 작품 별로 읽은 게 없어놔서...하지만...작가 앞에 '작가다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면....이 수식어가..젤로 어색하지 않은 이가...바로 이윤기가 아닌가 싶어요...

비로그인 2004-04-1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 소설은 고전을 제외하곤 별로 찾아 읽지 않는 터라, 번역가로서의 이윤기도...그래서인지 소설가로서의 이윤기도 많이 접하질 못 했어요.
고작해야 그의 신화 관련 서적 정도랄까...
번역가로 먼저 다가온 이윤기..그래서 그에 대한 선입견이 있죠..왠지 이국 냄새가 날 것 같은글을 쓸 것 같다는...그런데 제가 잘못 생각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군요.
소설의 내용도, 그의 문체도....음~~
특히 <봄날은 간다>는 굉장히 사유적이면서도 미학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잉크냄새 2004-04-1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번역가로서의, 소설가로서의 이윤기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저도 접한것이 몇권되지도 않으니까요...설령 많이 접했다고 하더라도 전 그런 쪽의 시각엔 워낙 잼뱅이라...
'작가다운'이란 표현은 이윤기씨에게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군요. 모든 작가가 꿈꾸는 최고의 수식어일수도 있겠군요. 전 개인적으로 <알타이어의 장작개비>가 제일 맘에 들더군요.

stella.K 2004-04-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들이 그러는데, 작가같이 생겼데요. (이런 교만덩어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