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두꺼운 책을 읽어내었다. 그 무지막지한 두께에 비해서 제법 빨리 읽은 것은 소설 자체가 지닌 재미때문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로 공전의 히트를 치며 이미 익숙해진 이유도 있으리라. 이 소설은 미국 HBO에서 방영한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알려진 ‘얼음과 불의 노래’이다. 현재까지 출판된 것은 5부까지며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1부 왕좌의 게임 (1996, 2권, 599/584), 2부 왕들의 전쟁 (1998, 2권, 698/682), 3분 성검의 폭풍 (2000, 2권, 995/961), 4부 까마귀의 향연 (2005, 2권, 780/780), 5부 드래곤의 춤 (2011, 3권, 712/724/708) 로 5부 11권 8,223페이지이다. 작가 조지 R.R 마틴은 최종 6부 겨울의 바람,7부 봄의 꿈을 집필 중에 있으나 그 약속은 계속 지지부진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각의 출판년도를 보면 초기 2년 단위로 집필하던 시리즈가 2011년 5부를 마지막으로 13년째 출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 와중에도 타르가르엔 왕조의 역사를 다룬 불의 피를 2018년에 집필완료하여 괜한 미움(?)을 사고 있다.저자인 마틴옹이 1948년생으로 올해 76세이니 이 장대한 소설에 뿌려놓은 떡밥을 다 회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작가의 무병장수를 빌며 소설의 완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Long live the martin!


Winter is coming을 보며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상황에 뭔 뜬금없는 소리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 아마도 그는 왕좌의 게임 드라마를 접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북부의 왕 스타크 가문의 신조인 이 말은 웨스테로스 대륙의 철왕좌를 둘러싼 치열한 정치적 위기감이나 북의 장벽을 넘으려는 이민족과 화이트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점에 여러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드라마 주요 대사에 사용되며 왕좌의 게임을 대표하는 말이 되었다. 마틴옹은 초기 시나리오에 참여하였으나 6부의 집필이 늦어지며 시나리오 작업에서 탈퇴하였고 이후 소설과 드라마의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소설 기준으로 3부 검의 폭풍까지가 드라마에 완벽하게 구현 (티리오 라니스터가 아버지 티윈 라니스터 살해후 웨스테로스 대륙을 떠나는 사건)되었으며 드라마는 2018년 8부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드라마도 7부까지 나름의 시나리오 작업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최종 8부에서 뜬금없는 대너리스의 흑화와 죽음을 다루며 성급한 조기 종영의 흔적을 남겨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드라마를 세번 정주행한 광팬으로서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점이 무의식적으로 머리속에 잔상처럼 떠올라 양쪽을 비교하는 재밌는 경험을 하였다. 세부적인 내용까지 표기하자면 차이가 꽤나 많아서 굵직굵직한 사건만 차이점을 정리한다.


1.작가의 시나리오 참여 시기 ( 소설 기준 3부 검의 폭풍까지)

  1)아리아 스타크는 하렌할에서 포로로 있을 당시 티윈 라이스터가 아닌 루제 볼튼의 시종이었다.

  2)롭의 왕비 제인은 <피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로 죽지 않았다.

  3)멜리산드레가 재물로 바치고자 한 이는 킹스랜딩의 젠트리가 아닌 스톰엔드의 에드릭 스톰이다.

  4)아리아가 브라보스로 떠나기 전 하운드와 브리엔느는 만나서 결투하지 않았다.


2.작가 시나리오 작업 탈퇴 후

  1)피의 결혼식에서 살해된 캐틀린 스타크가 소로스에 의해서 부활한 후 스톤 부인으로 등장한다.

  2)라예가르의 아들 아에곤은 마운틴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고 사전에 다른 이와 바꿔치기 되어서 살아남아 그리프(존 코닝톤)의 양자로 살아간다.

  3)릭콘은 죽지 않았으며 멘드리가 다보스에게 릭콘 스타그를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4)퀀틴 마르텔이 대너리스에게 구애하기 위해 미린으로 향하며 대너리스 실종 이후 용을 타려다 불에 타 죽는다.

  5)램지 볼튼이 결혼한 상대는 산사 스타크가 아닌 가짜 아리아 스타그(산사의 친구 제인)이다.

  6)스타니스는 자신의 딸 시린 공주를 불의 신의 제물로 화형시키지 않았다.

  7)만스 레이디는 화형당하지 않았으며 멜리산드레가 다른 인물과 바꿔치기 했다. 나중에 아리아를 찾는 밀명을 받고 떠난다.

  8)바리스는 대너리스에 합류하지 않으며 아에곤을 위해 케반 라니스터와 피세르를 살해한다.

  9)도란 마르텔은 동생 오베린의 딸들인 샌드 스네이크에 의해 암살당하지 않으며 착실히 복수를 준비한다.

  10)도르네에 보내진 미르셀라 공주는 암살당하지 않는다.


드라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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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4-09-27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드라마를 세번 정주행 하셨다니!!
저는 드라마만 한 번 보았습니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8부가 너무 재미가 없어서 차라리 보지 말았으면 했습니다.
지인에게 책이 있다고 해서 언젠가 빌려 읽어야지 생각했지만,
이미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많으니 언제 시도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점을 읽으니 재미있네요.
몇몇 이름들은 이제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요.

잉크냄새 2024-09-27 21:51   좋아요 0 | URL
네, 제가 왕좌의 게임 드라마 광팬이어서 가능했을 겁니다.
드라마도 거의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면서 머릿속에 그림처럼 잔상이 떠올라 그 차이점을 메모장에 적어가면서 읽어보았습니다.

대너리스 살려줘...드라카리스!!!

transient-guest 2024-11-15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다음 권은 언제 나오는 겁니까?ㅎㅎ 할아범이 연세도 많고 여러 가지로 건강 등 생각하시면 끝을 보시면 좋겠네요. 아니면 다른 긴 시리즈처럼 작가 사후 자세한 지침과 원고를 바탕으로 다른 작가의 손으로 끝을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잉크냄새 2024-11-15 20:22   좋아요 1 | URL
인간생명의 무분별한 연장을 별로 지지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가에 대해서는 Long live martin!! 을 외쳐주고 싶습니다.

뿌려진 떡밥이 너무 많아 다른 작가의 손으로 끝을 보면 드라마 8부를 다시 한번 경험하는 참사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