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 서른 살 고시 5수생을 1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기적의 습관!
김범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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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독서는 즐거우면 그만. 하지만 삶의 변화를 꿈꾸고 싶다면 투자 수단으로서의 독서를 권하는 책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베스트셀러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의 김범준 저자는 직장인이자 가장으로 생활형 독서법에 통달한 과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독서를 통해 삶을 바꿨다는 내용은 많지만 "어떻게 책을 읽으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일까?"를 고민한 흔적이 많아 공감할 부분이 많을 겁니다. 

 

직장과 가정에서 존재감 제로였던 저자. 평소 책을 안 읽던 사람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백 권의 책을 읽은 뒤 인생이 바뀌어야 했건만. 그저 책의 노예였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왜 변화가 없었을까를 고민하다가 소비 독서와 투자 독서를 구분하며 읽기 시작합니다. 취미로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며 내면과 감정 환기용으로 긍정적인 소비 독서보다는 직장인으로 현실에 직접 도움 되는 자기계발을 위해 지식을 얻는 투자 독서에 집중합니다. 소비 독서와 투자 독서의 비중을 다르게 둔 겁니다.

 

 

 

변화에 이르는 독서법의 핵심은 지금 필요한 부분만 엣지 있게 보는 요령을 습득하는 거라고 해요.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에서는 목적에 맞는 책 고르기 팁과 읽기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아주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서. '지금, 여기' 자신에게 필요한 책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기 마련입니다. 이 책이 내게 어떤 의미를 줄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책을 골라야 합니다.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 책 읽기를 생활화하려면 독서 성취를 자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초보 독서가에게는 깊이를 따지기보다는 그 책을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잖아요. 시간 없다는 변명 대처법으로도 활용할만합니다. 

 

내게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 읽는 발췌독, 부분독은 투자 독서에서 빠질 수 없는 방법인 것 같아요. 서문을 읽는 것만으로도 깨달음 얻거나,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는 단 한 줄의 메시지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정독까지는 아니어도 완독을 해야만 하는 저로서는 한때는 발췌독을 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것도 그렇게 하는 게 더 나은 분야가 있다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보이는 것만 보이는 것처럼 나의 편견을 그대로 안고 읽는 걸 조심해야 할 겁니다. 김범준 저자 역시 숨어 있던 명파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열린 자세로 책을 바라보라고 조언합니다.

 

 

 

생활형 독서, 투자 독서를 하는 저자의 독서법과 책 한 권의 디자인 그 자체도 무척 좋아하는 저의 독서법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제 성격엔 뜨악하기도 했던) 분권하고 여기저기 오려 붙여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든 부분이었어요. 그만큼 책 그까짓 거라는 마인드로 책을 대하면 오히려 책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책 보관의 임계점을 넘어서면 책도 정리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지식과 지혜가 무엇인지만 생각하면 남길 것을 선택하는 데 수월하다고 하네요.

 

생활처럼 습관처럼 매일 책을 읽는 것에 투자한다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10년이 넘는 독서습관으로 현재를 이뤄낸 김범준 저자의 독서법은 저자처럼 변화를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특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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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초이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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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귀환! 두둥~ 

릿G에서 미리 일부 연재하는 걸 야금야금 읽으며 책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예쁜 양장본으로 선보이다니.


<오버 더 호라이즌>에 이은 이영도 작가의 신작 <오버 더 초이스>만 읽어도 스토리 이해하기엔 무리 없긴 하지만, 전작 <오버 더 호라이즌>에 나온 세계관이나 인물 배경을 알고 읽어야 제대로 재미 만끽할 수 있습니다~


폐광의 무너진 환기공에 갇힌 채 죽은 6살 소녀 서니의 시신을 올려낸 날. 마을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시신으로 마주한 그 날, 근처에서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마차 사고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6살 소년 덴워드 이카드. 우리의 보안관 조수 티르 스트라이크의 직감으로는 뭔가 찜찜한 요주의 인물입니다.


귀한 에스본 강철로 만들어진 장검을 허가증 없이 소유한 그의 정체를 추리하느라 바쁜 티르 스트라이크. 그 와중에 비누풀로 빨래한 옷이 이상한 색으로 물이 들어버린 일, 어린 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엄마의 자살 기도까지 사건은 여기저기서 터집니다.


자살에 실패하고 살아난 엄마는 이때부터 이상한 말을 합니다. 지상과 지하의 주인에게 칼을 찾아주면 서니가 부활한다고 말이죠. <오버 더 호라이즌>에서 티르가 죽인 위어울프도 살릴 수 있고, 각자가 생각하는 이들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겁니다. 


서니의 죽음과 칼 한 자루를 가진 덴워드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그저 우연일까. 티르 스트라이크는 황제를 위해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백금 기사단 덴워드, 딸을 되찾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어머니, 지상과 지하의 주인의 정체, 징조일지도 모르는 비누풀의 변화를 두고 이들의 연관성을 맞춰 나갑니다.


하지만 사건은 엉뚱하게 전개되는데... 지상과 지하의 주인이 악마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동물 대 식물 전쟁이라니. 


죽은 것을 되살릴 수 있는 식물왕. 이제는 죽여도 아무 상관 없게 됩니다. 죽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필요할 때 살려내면 그만입니다. 살려냄에 초점 맞춰 죽음이 없어지는 겁니다.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는 솔깃한 제안입니다. 소중한 이가 부활하는 것을 바라는 이들은 동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물왕은 앞으로 절대 식물을 태우지 않는다면 죽더라도 되살아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불로 문명을 이룬 인류에게 불을 쓸 수 없는 것은 종말을 의미합니다. 식물에게 우리는 식물 살해에 미친 괴물일 뿐. 식물왕에게 인류는 가장 가증스러운 적일 뿐입니다. 과연 인류를 살려낼 지도 의문입니다.


 

식물이 동물을 지배한다면? 부활로 죽음이 사라진다면? 

이영도 작가의 '오버 더~' 시리즈는 다크한 세계관은 아니어서 판타지 입덕하기 딱 좋은 주제와 수준을 갖췄습니다. 10년 만의 신작이라 그런지 단단히 준비한 느낌도 전해집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서 끝까지 흡인력 유지하는 소설이었어요.


<퓨처 워커>, <드래곤 라자>,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그림자 자국>, <오버 더 호라이즌> 그리고 <오버 더 초이스>. 한국 판타지 소설의 수준은 상상 그 이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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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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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이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정신 집중하자는 말을 하는 편인데, 일반 상식과는 달리 목표 달성하는 데 필요한 건 집중력이 물론 필요하지만 추종하진 마라는 하버드대 정신과 의사 스리니 필레이. 한 우물을 파는 데 탁월한 집중력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무기력을 안기기에 그렇습니다.

 

에너지를 주는 집중과 사고를 경직, 고갈시키는 집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라는 <멍 때리기의 기적>. 저자는 집중의 반대 의미로 비집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요. 집중과 비집중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 우리가 알고 있던 집중과 비집중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MN)로 불리는 비집중은 뇌를 준비하고 충전하고 조정해서 필요할 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휴식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멍 때리기의 기적>은 비집중의 원리를 뇌과학으로 설명하고, 뇌와 인간 심리를 바탕으로 비집중하는 기술 연마 방법을 알려줍니다. 뇌는 집중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에 비집중은 노력해야 가능한 기술이더라고요.

 

집중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에는 몽상, 마음 방랑, 상상, 공상, 자기 대화, 몸 사용, 명상 등이 있습니다. 일과 일상에서 벗어나는 활동들입니다. 힘들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활동은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자신만의 인지 리듬을 향상시켜 창의적 사고를 이끌어냅니다.

 

우리는 뭔가를 실제로 변화할 때 의도가 아니라 창의적인 동기부여로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근본적인 철학, 신념은 그대로 유지한 채 생각과 행동만 바꾸면 변화를 꾀하지만 효과는 못 보는 거고요.

 

집중하느라 쩔쩔매는 태도는 상황에 얽매이는 것과 같습니다. 집중하는 일상에 비집중 철학과 원칙을 접목해 자신의 인지 리듬을 만들면 꽉 막힌 삶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논지입니다. 

 

깊이만 중요한 게 아니라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폭 좁게 정의하며 안주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창의적인 뇌를 가동하는 자극제들을 소개하며 자신에게 적절한 비결을 골라 실천하라고 합니다.

 

미래의 인재상은 만지작거리는 사람! 주어진 상황에서 활용 가능한 도구와 지식, 노하우로 임기응변 능력을 발휘해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사소하더라도 생각을 만지작거리며 첨벙대면서 실수도 하면서 말이죠. 계속 변하는 세상에 맞는 새로운 뇌 습관, 비집중 능력은 만지작거리는 과정을 거치며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며 새로운 변화를 덧붙여 추구하고 싶은 사람, 자신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탈진시키며 지내는 사람,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탓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멍 때리기의 기적>. 사실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땐 가벼운 자기계발서일 거라 생각했는데, 뇌과학과 심리학 이야기가 가득해 진지한 :) 교양과학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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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 어느 카피라이터의 일주일 글쓰기 안내서
서미현 지음 / 팜파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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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솜씨도 없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뭔가를 쓰기는 쓰는데 늘지 않는 상태라면.
작은 노력도 꾸준히 쌓으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글쓰기 책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읽어보시겠어요?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일주일 글쓰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매일 글쓰기 습관을 들이도록 안내하는 책입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식이 아니라 추억 소환, 일상 관찰, 생각 정리 등을 통해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실천은 각자의 몫이지만.

 

 

 

일주일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글을 냉정하게 짚어보는 게 먼저입니다. 리뷰, 이야기, 에세이, 일기 등 어떤 유형의 글을 더 잘 쓰는지 자가진단해보는 시간이에요. 꼼꼼하게 제시된 기준대로 내 글을 판단하다 보면 좌절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을 앞으로는 이렇게 써야겠구나 하는 가이드라인이 잡히게 된답니다.

 

누가 더 많은 낱말 카드를 갖고 있느냐에 글은 달라지는 법. 같은 단어만 사용하기 일쑤인 저도 유의어 공부는 많이 하고 싶습니다. 같은 뜻이어도 단어에 따라 글의 느낌도 달라지잖아요. 그동안은 생각나는 대로 쉽게 쉽게 써왔던 건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누구나 아는 것이 아닌 나만의 것을 적으려면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끄집어내야 합니다.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글의 색깔, 글이 가지는 힘이 달라진다고 해요.

 

처음엔 네 줄에서 시작해 여덟 줄 그리고 A4 반 페이지 분량으로 도전해봅니다. 아름답되 담백하고 뾰족한 글을 쓸 수 있게 생각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화려한 수사가 있다고 예쁜 글이 되는 게 아니라 솔직 담백하게 진심을 담은 글이어야 좋은 글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자신만의 관점을 드러내려면 솔직함이 최고입니다. 글은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느냐에 따라 글의 색깔과 글이 가지는 힘이 달라집니다. 마음을 잘 옮기면 주장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저절로 들어가게 마련이라고 합니다. 남들과 똑같은 것을 쓰는 게 아니라 나만의 시각에 관해 이야기하는 파트는 특히 잘 새겨야겠더라고요.

 

저는 일상 글쓰기는 꽤 오랫동안 쓰지 않았어요. 그저 할 일 리스트만 가득했을 뿐. 그러다 보니 추억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점점 고갈되어가는 걸 느낍니다. 그러다 보면 할 말도 점점 없어지게 되고요. 나만의 감정으로 해석하는 연습은 거창한 곳에서 찾는 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함에서 건져올리는 건데 말이죠.

 

소설은 또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창의적 글쓰기를 위한 발상법과 소설가의 발상법은 다르다고 해요. 상상의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긴 글 쓰기에 관한 도움말도 있으니 예비 작가라면 근력 기르기용으로 읽기 좋은 책입니다.

 

 

 

기억을 돌아보며 글감을 찾고, 관찰과 생각 연상법을 통해 생각의 반경을 넓히고, 나만의 스타일을 생각해보고, 나만의 시각을 솔직히 드러내고, 내 안의 것들을 발산해 긴 글도 도전해보고, 다시 읽기 싫어도 생각의 흐름대로 썼던 글의 글결을 다듬는 매일매일의 시간. 그리고 하루쯤은 새로운 자극을 위한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가져보는 겁니다.

 

글을 써서 밥을 벌어먹는 직업이 아니라면 굳이 재미없는 글쓰기는 하지 말자는 서미현 카피라이터. 재미있을 때만 해도 충분한 게 글쓰기라며 잘 쓰지 못해도 쌓기의 믿음으로 즐거운 글쓰기를 꾸준히 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온 신경을 써서 감정을 풀어내는 '글'을 즐기며 쓸 수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날마다 그냥 쓰면 된다>. 또 다른 나의 표현인 글쓰기 과정을 소소한 습관으로 기본기 다질 수 있게 조언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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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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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명과 만나 오히려 덜 건강해진 몸의 부적응을 파헤친 책 <우리 몸 연대기>. 인간진화생물학자 대니얼 리버먼은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무엇에 적응되어 있는지 알아내면, 우리가 병에 걸리는 이유도 밝힐 수 있지 않을까라고 묻습니다.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폭과 깊이가 대단하더라고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역사와 접목해 빅히스토리에 접근했다면, 대니얼 리버먼의 <우리 몸 연대기>는 고인류의 뼈, 뇌과학 등 생물학적 형질 같은 또 다른 관점에서 호모 사피엔스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예전보다 사망률은 낮아졌지만 비만, 알레르기, 평발, 근시, 관절염, 당뇨, 불면증 등 만성적인 비감염성 불일치 질환들이 새로 생겼거나 더 심해졌습니다. 대니얼 리버먼은 우리 사회가 인간의 진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을 막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몸의 진화를 알면 왜 우리 몸이 지금처럼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들을 찾을 수 있다고 말이죠.

 

<우리 몸 연대기>에서는 인간 진화에서 변화가 일어난,  생존 투쟁의 역사를 고고학 기록으로 보여줍니다. 진화란 생물학적 진화만 있는 게 아니라 또 하나의 중요한 힘인 문화적 진화도 있습니다. 인간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는 거죠. 

 

오늘날 가장 강력한 변화의 힘인 문화적 진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도 문화적 진화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의 많은 진화적 특징들이 우리가 진화한 환경에서는 적응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현대 환경에서는 부적응이 되었습니다. 


수백만 년에 걸쳐 과일을 먹은 두 발 동물,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 큰 뇌를 가진 문화적이고 창의적인 수렵채집인. 하지만 우리는 구석기 시대의 몸으로 현대를 살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겁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이후에 생겨난 불일치 질환들의 원인을 진화의 역사 안에서 들여다보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진화의학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열은 몸이 감염과 싸우는 것을 돕고, 관절통과 근육통은 나쁜 달리기 자세 같은 해로운 습관을 그만두게 하며, 메스꺼움과 설사는 해충이나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 우리 몸의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대는 몸과 충돌하는 문화적 관행들이 늘어나 문화적 진화가 불일치 질환을 유발하는 환경을 만든 상황입니다. 지난 150년간 송두리째 바뀐 변화가 너무 빨라 자연선택이 충분히 일어날 시간이 없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닥친 질병들을 어쩔 수 없이 겪게 된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여겨야만 할까요. 걸핏하면 스트레스로 두통에 시달리고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과 허리가 아프고. 활동량 부족이 평생 동안 누적되어 수명은 길어졌는데 몸은 벌써 여기저기 삐걱대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현대인은 건강하게끔 진화하지 않았지만, 넘쳐나는 음식과 노동을 덜어주는 기계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우리 몸의 연대기>에서는 진화적 불일치와 역진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어쩌면 뒷걸음질 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게 된다면 우리 몸이 진화한 방식에 최대한 가깝게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상태에 다가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과잉 혹은 너무 쓰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을 살피다 보면 결국 적당한 신체 활동이 건강에 왜 중요하며 어떻게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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