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초이스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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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귀환! 두둥~ 

릿G에서 미리 일부 연재하는 걸 야금야금 읽으며 책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이렇게 예쁜 양장본으로 선보이다니.


<오버 더 호라이즌>에 이은 이영도 작가의 신작 <오버 더 초이스>만 읽어도 스토리 이해하기엔 무리 없긴 하지만, 전작 <오버 더 호라이즌>에 나온 세계관이나 인물 배경을 알고 읽어야 제대로 재미 만끽할 수 있습니다~


폐광의 무너진 환기공에 갇힌 채 죽은 6살 소녀 서니의 시신을 올려낸 날. 마을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시신으로 마주한 그 날, 근처에서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마차 사고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16살 소년 덴워드 이카드. 우리의 보안관 조수 티르 스트라이크의 직감으로는 뭔가 찜찜한 요주의 인물입니다.


귀한 에스본 강철로 만들어진 장검을 허가증 없이 소유한 그의 정체를 추리하느라 바쁜 티르 스트라이크. 그 와중에 비누풀로 빨래한 옷이 이상한 색으로 물이 들어버린 일, 어린 딸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엄마의 자살 기도까지 사건은 여기저기서 터집니다.


자살에 실패하고 살아난 엄마는 이때부터 이상한 말을 합니다. 지상과 지하의 주인에게 칼을 찾아주면 서니가 부활한다고 말이죠. <오버 더 호라이즌>에서 티르가 죽인 위어울프도 살릴 수 있고, 각자가 생각하는 이들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겁니다. 


서니의 죽음과 칼 한 자루를 가진 덴워드가 이곳에 나타난 것은 그저 우연일까. 티르 스트라이크는 황제를 위해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백금 기사단 덴워드, 딸을 되찾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어머니, 지상과 지하의 주인의 정체, 징조일지도 모르는 비누풀의 변화를 두고 이들의 연관성을 맞춰 나갑니다.


하지만 사건은 엉뚱하게 전개되는데... 지상과 지하의 주인이 악마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동물 대 식물 전쟁이라니. 


죽은 것을 되살릴 수 있는 식물왕. 이제는 죽여도 아무 상관 없게 됩니다. 죽이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필요할 때 살려내면 그만입니다. 살려냄에 초점 맞춰 죽음이 없어지는 겁니다.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에 빠진 이들에게는 솔깃한 제안입니다. 소중한 이가 부활하는 것을 바라는 이들은 동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물왕은 앞으로 절대 식물을 태우지 않는다면 죽더라도 되살아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불로 문명을 이룬 인류에게 불을 쓸 수 없는 것은 종말을 의미합니다. 식물에게 우리는 식물 살해에 미친 괴물일 뿐. 식물왕에게 인류는 가장 가증스러운 적일 뿐입니다. 과연 인류를 살려낼 지도 의문입니다.


 

식물이 동물을 지배한다면? 부활로 죽음이 사라진다면? 

이영도 작가의 '오버 더~' 시리즈는 다크한 세계관은 아니어서 판타지 입덕하기 딱 좋은 주제와 수준을 갖췄습니다. 10년 만의 신작이라 그런지 단단히 준비한 느낌도 전해집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서 끝까지 흡인력 유지하는 소설이었어요.


<퓨처 워커>, <드래곤 라자>, <폴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그림자 자국>, <오버 더 호라이즌> 그리고 <오버 더 초이스>. 한국 판타지 소설의 수준은 상상 그 이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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