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광고 카피 도감
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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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내 안의 미세한 감정의 파동을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해 "그냥 그래", "좋네" 같은 뭉툭한 표현 뒤로 숨어버리곤 하나요. 29CM의 헤드 카피라이터를 거쳐 수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기획자로 거듭난 오하림 작가는 이 뭉툭함을 참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스무 살의 나이에 무심코 시작한 일본 광고 카피 수집은 어느덧 9,000개가 넘는 아카이브가 되었고, 그 애정은 그를 브랜드의 목소리를 잘 아는 카피라이터 중 한 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일본광고 카피도감』은 치열한 현장에서 체득한 전략적 사고와 일본 특유의 섬세한 정서가 만난 언어의 도감입니다. 마음을 흔드는 카피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카피라이팅은 아름다운 글쓰기보다 신경 쓰이는 글쓰기에 가깝다고 말합니다. 리빙하우스의 카피를 보면 신경 쓰인다는 것은 알고 싶어진다는 뜻이고, 알고 싶다는 것은 좋아하게 될 확률이 큰 마음입니다. 그러니 신경 쓰이게 됐다는 것은 좋아한다의 입구인 겁니다.


카피의 본질이 설득이 아닌 유혹임을 보여줍니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드는 힘. 그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신경 쓰임의 미학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해야만 그에 대해 궁금해진다고 생각하지만, 광고의 세계에서는 정반대의 논리가 작동합니다. 일단 신경 쓰이게 만들면, 마음은 자연스레 그 방향으로 흐른다는 겁니다.





이 복잡한 사랑의 메커니즘을 광고들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나미 서점이나 메이지 초콜릿의 카피들은 거창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일상에 아주 작은 균열을 냅니다. 그 균열 사이로 어라? 이건 내 이야기인가 싶은 호기심이 스며들게 합니다.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매체이지만, 가장 강력한 카피는 오직 당신 한 사람에게 도착한 편지처럼 읽힙니다.


저자는 여기서 팩트에 관점을 섞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사실을 나열하는 것은 정보 전달에 불과하지만, 그 사실에 인문학적 시선을 더하면 위로가 되고 철학이 됩니다. 도야마현 난토시의 홍보 포스터가 도시와 시골의 차이를 설명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도시의 제작자는 사람이지만, 시골의 제작자는 신이라니. ‘그래 맞아’라는 짧은 감탄과 함께 시골은 도시 따위는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곳이 되고 만다고 말이죠.


이어서 본질을 말하기 위해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는 일본 광고 특유의 여백과 비유를 다룹니다. 올림푸스 카메라 광고가 "너를 좋아해"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셔터를 눌렀다며 사랑을 말하는 방식, 야마사 간장이 식탁의 기쁨을 묘사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카피라이터는 존재하지 않는 화려한 말을 지어내는 연금술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평범한 말들 중에서 가장 적절한 하나를 골라내는 큐레이터에 가깝습니다.


야마사 간장의 사례에서는 간장이 맛있다는 품질 강조 대신, 식탁의 표정을 이야기합니다. 제품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순간을 주인공으로 세울 때 비로소 문장은 생명력을 얻습니다.


티파니앤코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프로모션 카피들은 대상의 가치를 직접 설명하지 않고도, 그것이 결핍되었을 때 우리가 잃게 될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강렬한 소유욕을 자극합니다.


정서적 응원과 격려의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일본 광고의 백미라고 불리는 포카리스웨트의 여름 캠페인에서는 땀은 무언가에 몰입한 영혼의 증거로 격상됩니다.


저자는 버거킹이나 세이코, 그리고 구인 정보지 가텐의 사례를 통해 노동의 숭고함을 조명하기도 합니다. 요즘 세대가 열광하는 것은 화려한 성공 신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흘린 땀의 가치를 알아주는 한 문장,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명분을 주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지금 네가 하는 고생은 헛된 것이 아니라고 어깨를 다독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신뢰와 미래에 대한 태도를 다루는 카피들이 펼쳐집니다. 훌륭한 광고는 소비 이후의 성장을 약속합니다. 혼다나 NTT 도코모, JR동일본의 기차 여행 광고들은 물리적 이동을 통해 자아의 확장을 경험하게 합니다.


우리가 인생의 고비마다 스스로에게 건네야 할 말들, 도망치지 않았던 과거의 나를 마주하게 하는 문장들은 마케팅 메시지를 넘어 삶의 지침이 됩니다. 신초문고나 보험회사의 광고가 생의 마지막 순간이나 고독의 시간을 다루는 방식을 보며, 우리는 언어가 어떻게 한 인간의 세계를 확장해 주는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좋은 카피는 제품을 파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일본광고 카피도감』. 저자 오하림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수집한 보물 같은 문장들을 아낌없이 내어놓았습니다. 마음 가는 페이지를 펼쳐보세요. 그곳엔 당신이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감정을 고스란히 카피해 둔 문장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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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단순하게 사는 게 좋다 - 90세 정신과 전문의가 깨달은 늙지 않는 마음의 비밀
이근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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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로 50년을 살며 환자들의 마음을 돌보았고, 퇴임 후에도 네팔 의료봉사와 가족 아카데미 설립 등 멈추지 않는 생의 에너지를 보여준 이근후 교수.


그가 아흔 살의 고개에서 쓴 『오십부터는 단순하게 사는 게 좋다』. 이제 막 인생의 절반을 넘어선 오십들에게 보내는 생존 지침서이자 정신적 지도입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고 지혜가 생길 거라 착각하지만, 이근후 교수는 성숙을 단순히 나이 듦의 결과로 보지 않고 인위적인 노력의 산물로 정의합니다.


노화가 자연의 순리라면, 성숙은 마음을 갈고닦는 치열한 수행입니다. 사물의 이치와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정신적 능력을 강조합니다. 나이들수록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유연함과 맞닿아 있습니다.


경직된 태도보다 유연한 적응력이 곧 성숙의 척도라는 것, 오십이라는 나이가 정체된 고인 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진행형이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이근후 교수는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에 몸이 늙으면 마음도 늙는 것은 우주의 이치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늙어가는 징후를 기력을 잃어가는 것 즉, 행동하는 힘을 상실하는 무기력으로 봅니다.


유독 오십 이후에 찾아오는 무기력은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젊은 시절의 무기력은 회복이 빠르고 원인이 비교적 선명하지만, 오십 이후의 그것은 인생의 한고비를 넘기며 지난날을 회고하고 참회하는 복합적인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튻히 심리적 원인에 의한 무기력증은 꼬리표 증상처럼 우울이나 불안 뒤에 숨어서 우리를 공격합니다. 본인 역시 불쑥불쑥 허무함이 솟아오를 때가 있다고 고백하며, 그럴 때마다 무엇이 나를 무기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찾아오는가를 곰곰이 되짚어보는 시간이 해결의 단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감정의 부산물은 튀는 물방울과 같으니, 그 현상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원인이 된 '자극'을 찾아내는 것이 오십 대의 마음 방역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짚어줍니다.


오십 대가 되면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법이 일상의 배경음악처럼 깔립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은 현재의 에너지를 미래로 보내지 못하게 막는 바리케이드와 같습니다.


이근후 교수는 후회하지 않으려 애쓰는 대신, 후회의 질(Quality)을 바꾸라고 합니다. 실패했던 일이나 놓쳤던 기회에 매몰되는 대신, 그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방어기제를 형성했는지 분석하는 지적 회고로 전환하라는 겁니다. 그는 90세의 관점에서 볼 때, 50년 전의 뼈아픈 실책조차 결국 인생이라는 긴 강물에 떠내려가는 작은 잎사귀에 불과했음을 일깨워줍니다.


더불어 분노, 질투, 원망 같은 감정들이 우리 뇌의 전두엽을 마비시키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오십 대의 뇌는 젊은 시절보다 회복 탄력성이 떨어지기에, 부정적인 생각이 침투했을 때 이를 걷어내는 속도가 생존의 핵심입니다.


기분 전환이라는 뻔한 말 대신 감정의 객관화라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내 인생의 편집자가 되어 불필요한 감정 씬을 과감히 잘라내는 것, 그것이 정신 승리의 비결입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도 의미 있습니다. 오십 이후의 부모들에게 자비로운 방관자가 될 것을 주문합니다. 특히 다 큰 자녀와의 관계에서 부모의 역할을 이제 그만 졸업하라고 합니다. 자녀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자녀의 자생력을 해칠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의 노후를 고갈시키는 행위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희생이 아니라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거리를 두는 것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합니다.


이처럼 오십 대야말로 관계의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기라고 진단합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억지로 유지해온 비즈니스적 관계나 체면 때문에 참석해온 사교 모임들을 과감히 정리해도 됩니다. 대신 그 에너지를 나 자신과의 연애에 투자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쏟았던 정성의 10%만이라도 나 자신의 취향과 내면의 대화에 쏟을 때, 비로소 고독은 외로움이 아닌 충만함으로 치환됩니다.


그와 함께 돈의 집착을 끊고 질병과 공생하며 시간을 장악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정직하게 벌어 즐겁게 쓰는 것이 최고의 경제학이라고 말합니다. 돈은 왔다가 가는 유동적인 에너지일 뿐임을 강조합니다.


내가 가진 자산이 얼마인가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얼마만큼의 자원으로 충분함을 느끼는지 그 임계점을 스스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명료한 선 긋기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남과 비교하는 지옥에서 탈출하여 각자의 평온한 경제적 낙원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노후 불안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기인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인생은 원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받아들일 때, 역설적으로 모든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음을 들려줍니다.





노후의 불안에 강해지는 유일한 방법으로 현재에 뿌리 내리기를 제안합니다. 90세의 그가 지금도 새로운 책을 쓰고 강연을 나가는 원동력은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투명하게 즐기는 태도에 있습니다.


저자는 불안해하는 자신을 가만히 지켜보라고 조언합니다. 그 불안의 실체를 파헤쳐보면 결국 허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불안의 정체를 명료하게 규명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내 현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경계선을 긋는 것. 이것이 바로 90년의 세월을 견뎌온 거장이 우리에게 전하는 노후 설계의 핵심입니다.


이근후 교수의 조언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은 나로의 회귀입니다. 타인의 시선, 과거의 유령, 가족이라는 의무감에 짓눌려있던 오십 대의 자아를 구출해내는 과정입니다. 우리 삶을 어지럽히는 과잉된 관계와 감정을 걷어내라고 말입니다. 『오십부터는 단순하게 사는 게 좋다』는 내일의 걱정을 도려내고 오늘을 온전히 소유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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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
민유하.제이한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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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오늘도 타인의 필터링된 일상을 넘겨보며 나 자신의 초라함을 자가진단하고 계신가요? 오늘 소개해 드릴 『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는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비교라는 유령의 실체를 아들러 심리학의 렌즈로 해부한 책입니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립니다. 프로이트가 인간을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힌 존재로 보았다면, 아들러는 인간을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주체적 존재로 정의했습니다.


고전의 언어를 현대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민유하 작가와 제이한 작가는 아들러의 방대한 이론 중에서도 현대인이 가장 취약한 비교와 열등감이라는 키워드를 파고듭니다. 마케팅 업계에서 트렌드를 분석해온 제이한 작가의 시각이 더해져, 심리학 이론서의 딱딱함을 벗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비교를 피할 수 없는 본능적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게 말합니다. 비교는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우리 내면의 해석 방식이라는 겁니다.


같은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겁니다. 아들러가 강조한 것처럼 우리는 상황의 노예가 아니고 선택의 주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SNS에 올라온 친구의 호화로운 호캉스 사진을 보고 마음이 요동친다면, 그것은 사진 때문이 아닙니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정체되어 있다는 스스로의 해석이 그 사진을 고통의 소스로 활용한 것입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는 우리가 왜 유독 뒤처지는 기분에 민감한지 분석하며, 모든 경쟁의 기원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에 놓여야 한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근원적 동력이지만, 그것이 타인의 시선에만 고착될 때 우리는 타존감(타인이 결정하는 자존감)의 노예로 전락하고 마는 겁니다.


비교만큼이나 중요한 키워드는 열등감입니다.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우월감이라는 가짜 가면을 씁니다. 타인을 깎아내림으로써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려는 심리 혹은 자신을 끊임없이 자책하며 '나는 원래 그래'라는 불행한 안도감 속에 숨어버리는 방어기제를 분석합니다.


남보다 조금 낫다는 사실에서 얻는 안도는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이 반드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나는 왜 자꾸 비교하는가』에서는 완벽해 보이려 애쓰는 태도 자체가 이미 내면의 심각한 균열을 증명하는 역설임을 꼬집으며, 인정받지 못하면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비교의 대상을 타인뿐만 아니라 젊었던 시절의 나로 확장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쇠퇴하고 가치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며 우울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들러는 나이 듦을 재설계의 기회로 봅니다.


젊음이 전부인 줄 알았던 착각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미 늦었다는 조급함은 타인이 정해놓은 생애 주기표에 나를 끼워 맞추려 할 때 발생합니다.


하지만 인생 후반전은 완벽을 추구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나만의 속도로 꿈의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과정입니다. 지금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흔한 위로가 이 책에서만큼은 아들러의 목적론과 결합하여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아들러 심리학의 백미는 열등감은 없애야 할 악이 아니라, 우리가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는 증거, 즉 성장의 연료라는 데 있습니다. 다만 이 연료를 폭발시키지 않고 엔진을 돌리는 동력으로 쓰기 위해서는 해석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반응하기보다 이해하기는 곧 감정 사이에 공간을 만드는 훈련이라고 합니다. 자극이 들어왔을 때 즉시 반응하지 않고 그 사이에 멈춤과 해석을 두는 것. 이 멈춤은 단 몇 초일 수도 있지만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강력한 간격이 된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마지막으로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법을 다룹니다. 우리는 외부의 소음(타인의 평가, 사회적 기준, SNS의 시선)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이제는 비교의 저울을 버리고 내면의 질문을 중심에 놓아야 할 때입니다.


삶은 타이밍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남들보다 빠른가 늦은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의 주인으로서 걷고 있는가입니다. 완벽주의라는 핑계로 시작을 미루는 이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하는 용기'야말로 아들러가 말하는 가장 인간다운 위대함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아들러를 '미움받을 용기'로만 기억하지만, 이 책은 그 용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해석과 실천을 통해 발현되는지를 안내합니다. 이 책은 왜 당신이 남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지를 분석하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당신의 성장에 재투자할 것인지를 가르쳐 줍니다.


비교는 멈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비교가 나를 갉아먹게 둘지, 아니면 나를 밀어 올리는 동력으로 삼을지는 전적으로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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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인간 - AI 사용법을 넘어 AI 사고법으로
안병민 지음 / 북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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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인공지능을 다루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해 통찰을 던지는 책, 안병민 저자의 『질문인간: AI 사용법을 넘어 AI 사고법으로』.


경영혁신가 안병민 대표는 기술의 표면이 아닌 그 이면의 맥락과 본질을 꿰뚫는 데 탁월한 식견을 가졌습니다. 굵직한 기업의 마케팅과 혁신을 주도해온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기계의 출력값에 종속되지 않고 어떻게 사유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6단계의 로드맵을 보여줍니다. 질문의 시작, 언어, 확장, 진화, 깊이, 설계. 점진적으로 더 높은 사유의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우리가 마주한 AI 혁명의 본질을 실행의 종언으로 규정합니다. 과거에는 무언가를 직접 해내는 수행 능력이 경쟁력이었다면, 이제 그 영역은 AI의 몫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AI가 내놓는 답에 길들여지는 순간, 우리는 사고의 아웃소싱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AI를 생각하는 존재가 아닌 흉내 내는 모델로 정의합니다. 저자는 AI가 통제 불가능한 괴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규정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혜의 보고가 될 수도 혹은 지능적 감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리더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해석 주권입니다. 기술적 지표에 매몰되지 않고, 변화의 파고 속에서 본질적인 가치를 읽어내는 비판적 질문이야말로 질문인간으로서 딛어야 할 첫 번째 계단입니다.


많은 이들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목을 멥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거 해줘"라는 식의 명령은 AI를 깡통 속에 가두는 행위입니다. 『질문인간』에서는 AI와의 상호작용을 대화의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AI를 하인 부리듯 쓰는 게 아니라, 나의 논리적 허점을 찌르는 스파링 파트너로 활용하라는 조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RAG(검색 증강 생성) 기술을 언급하며 일반적인 AI의 지식을 나만의 데이터와 결합해 독창적인 통찰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은 요즘 세대 직장인들에게 강력한 무기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코더는 사라지고 기획을 실체화하는 빌더의 시대가 왔음을 저자는 언어의 관점에서 짚어줍니다.


질문은 개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리더십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합니다. 과거의 리더가 답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AI 시대의 리더는 질문을 설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문제 정의자, 가치 설계자, 최고 회의론자와 같은 AI 시대 리더의 세 가지 역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AI가 가져온 할루시네이션(환각) 리스크를 오히려 질문의 기회로 삼으라는 대목도 전략적입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빨리 뽑아내는 생산성의 함정에서 벗어나, 조직 전체가 더 빨리 배우고 방향을 수정하는 학습 속도를 높이는 것이 진정한 확장임을 강조합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생존 전략이 펼쳐집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최적화되는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나만의 방식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경험과 직관으로 완벽한 결과물을 만든 A팀, 정답을 전제하지 않은 채 불완전한 실험을 반복했던 B팀. 생산성에 대한 정의가 AI 시대에 어떻게 바뀌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로 등장합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시장은 후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우리가 왜 완벽한 정답보다 빠른 질문과 실험에 집중해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1인 기업가부터 대기업 임원까지, 스스로를 파괴하고 새로운 게임의 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AI가 따라 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인 센스메이킹(Sensemaking)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데이터는 넘쳐나지만, 그 데이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입니다.


기술적 최적화가 인간적 맥락을 놓쳤을 때 발생하는 참극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저자는 질문 설계와 결과 요구 사이의 격차를 강조하며, 우리가 편집자이자 맥락의 부여지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저는 질문인간의 생각법 중 비판적 질문에 대해 먼저 연습해보고 있습니다. AI나 타인이 내놓은 결론에는 반드시 그 바탕이 되는 전제가 있습니다. 비판적 질문자는 이 전제가 과연 유효한지부터 묻습니다. 무엇을 당연하다고 가정하고 있는지 전제를 해체하는 겁니다. 그 외에도 데이터의 그림자를 보는 연습, 확증 편향을 깨기 위해 반대 가설을 세워보는 연습 등을 해봅니다.


저자는 시선을 미래로 돌립니다. AI 교육, 소버린 AI, 알고리즘 민주주의 등 거시적인 담론을 아우르며 우리가 어떤 세계관을 가질 것인지 묻습니다. 오염, 응시, 균열의 글쓰기 파트는 창작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AI가 글을 쓰는 시대, 인간은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질문인간』은 AI를 잘 쓰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AI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질문의 본능을 깨우는 책입니다. 정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오답을 두려워하지 않고 "왜?"라고 물을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AI 네이티브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의 유일하고도 강력한 무기임을 이야기 합니다.


사고의 주도권을 뺏길 것인가, AI를 지적 스파링 파트너로 삼을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매뉴얼이 아니라 질문의 로드맵입니다. AI 앞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묻는 사고 훈련서 『질문인간』. 일과 커리어를 재설계하는 질문 프레임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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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아웃사이드 더 박스 Think Outside the Box - 틀을 넘어 생각하는 그림 놀이
김호정 지음 / 윌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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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캐나다 메이플그린 초등학교의 교실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일어나는 마법은 창의성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보기 좋게 깨뜨립니다. 여기엔 김호정 선생님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비언어적 소통 창구이자 안식처였던 그림 그리기. 자신이 직접 체득한 그림의 치유력과 사고 확장 능력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싱크 아웃사이드 더 박스(Think Outside The Box) 수업입니다.


아이들에게 미완의 선과 면을 던져줍니다. 빈칸을 채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건축하기 시작합니다. 김호정 선생님의 수업 현장에서 아이들은 "선생님, 이거 하는 동안은 스마트폰 생각이 하나도 안 나요!"라는 말을 합니다. 재미있다는 수준을 넘어선, 인지적 몰입 상태를 의미합니다.





미완성 도안은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보다 더 강력한 도파민을 생성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다르게 연결하여 완성했을 때 느끼는 자기 효능감은 그 어떤 보상보다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김호정 선생님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여기는 기호들을 낯설게 보기의 도구로 활용합니다. 단순히 수식을 나누던 ÷ 기호는 아이들의 손끝에서 대나무를 먹는 판다가 됩니다. 평행을 의미하던 = 기호는 겹겹이 쌓인 샌드위치의 재료가 됩니다. 수렴적 사고에 갇혀 있던 아이들의 뇌가 확산적 사고로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알파벳 X는 고정된 문자에서 벗어나 여덟 조각으로 나뉜 피자가 됩니다. 곡선 하나로 이루어진 모자의 실루엣은 뒤집히고 덧칠해져 남극의 신사 펭귄으로 거듭납니다. 유연성과 독창성을 극대화하는 그림 놀이입니다. 전 세계 2억 뷰를 기록한 영상 속 아이들이 보여준 한계 없는 자유의 본질입니다.





“이것은 OO가 아닙니다. 이것은 ______입니다.”라는 문장이 주는 힘이 큽니다. 부메랑 도안을 보고 누군가는 부메랑이라 답하지만, 이 수업을 거친 아이는 케데헌의 더피를 그려냅니다. 종이배 그림은 거꾸로 뒤집혀 비버가 됩니다. 정답이라는 견고한 벽을 허무는 순간, 아이들의 시야는 넓어집니다.


UCLA의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는 추천사에서 로봇 공학을 포함한 최첨단 과학 기술의 정점은 결국 기존의 것을 어떻게 다르게 연결하느냐는 창의적 사고에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기술적인 스킬은 가르칠 수 있지만, 틀 밖에서 생각하는 근육은 어린 시절 이런 사소하지만 위대한 놀이를 통해 형성됩니다.


김호정 선생님은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백과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자가 던져준 미완의 밑그림 위에 아이가 마음껏 낙서하게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전 세계 2억 뷰를 만든 교실 혁명의 비밀은 마법의 선 하나입니다. 정답을 지우는 순간 사고가 열리는 창의 놀이 교육법 『싱크 아웃사이드 더 박스』. 언제부턴가 우리는 자유롭게 그리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은 바로 그 잃어버린 자유를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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