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위대한 몸 - 최신 의학이 밝혀낸 면역, 질병, 노화의 비밀 프린키피아 9
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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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5kg의 뇌부터 2m²의 피부까지, 줄리아 엔더스가 던지는 인체 해독 패러다임 『이토록 위대한 몸』. 800만 부 이상 팔린 『이토록 위대한 장』으로 전 세계에 장내 미생물 열풍을 일으켰던 독일 의학자 줄리아 엔더스. 이번에는 장 하나가 아닌, 몸 전체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몸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당신과 평생을 함께 조율해가는 경이로운 파트너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몸의 언어를 읽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겁니다.


병원에 가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몸은 분명히 신호를 보냅니다. 만성 피로, 원인 불명의 피부 트러블, 반복되는 소화 불량,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불안. 수치로는 잡히지 않고, 특정 장기로 귀결되지도 않는 이 불편함들. 우리는 그것을 원인 불명이라고 부르거나,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거나, 그냥 참습니다.


17세 때 원인불명의 피부병을 앓으며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줄리아 엔더스. 이 책은 의학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삶의 고백과도 같습니다. 여동생인 과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질 엔더스의 위트 넘치는 삽화가 곁들여진 『이토록 위대한 몸』을 통해 우리 몸의 은밀한 네트워크를 파헤쳐 봅니다.





태어나는 순간 첫 호흡을 내뱉고, 죽는 순간 마지막 숨을 멈춥니다. 폐는 하루에 무려 2만 번이나 우리를 살려내는 성실한 일꾼입니다. 폐가 단순히 산소를 들여오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가스 교환기라고 생각했나요? 이 책은 활성산소와 균형의 문제를 짚어줍니다.


우리 몸의 산소 처리 방식은 불완전하다고 합니다. 약 100회 회전할 때마다 한 번씩, 산소 두 조각이 반응하다 말고 빠져나가는 겁니다. 이 녀석이 활성산소입니다. 이 미완성 분자는 원래보다 반응성이 훨씬 더 강해서 우리 몸에는 해롭습니다. 거의 모든 물질과 결합하는 산소가 몸에서 무차별적 연쇄 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유지해주는 산소가 동시에 우리를 노화시키고 공격하는 칼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저자는 조화로운 관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완전한 통제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몸은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가 아니라, 오류의 가능성을 내포하면서도 그 오류를 스스로 조율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체계입니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이라는 불청객 속에서 폐가 어떻게 필터링을 수행하는지, 우리가 의식적인 호흡법을 통해 어떻게 자율신경계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잘 작동하는 면역체계는 적이 오면 무조건 섬멸해야 하는 전사로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면역체계의 본질은 공격이 아니라 식별과 협상에 있다고 합니다. 면역이란 게 단순히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만연한 알레르기 역시 면역체계가 왜 그렇게 예민보스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들려줍니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주요 책임자가 비만세포라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줄리아 엔더스가 의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피부병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피부를 다루는 장은 유독 감성적이고 따뜻합니다. 할머니의 죽음이라는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을 통해 피부가 어떻게 우리의 감정과 연결되는지 설명합니다. 피부는 우리가 타인과 맺는 관계의 최전선이며, 모든 상처와 치유의 기록이 새겨지는 일기장이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행위부터 누군가의 다정한 어루만짐이 우리 뇌에 어떤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지까지 세밀하게 추적합니다.


근육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울퉁불퉁한 보디빌더의 몸? 저자는 강함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립니다. 근육은 뇌와 소통하며 우리 몸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정교한 센서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개념이 등장하는데, 바로 티틴이라는 단백질입니다.


긴장 상태의 근육을 늘리면 티틴 용수철이 활성화되고, 자주 활성화될수록 근육은 더욱 정밀하게 동작에 맞춰 강도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요가와 필라테스에서 특히 이런 정밀한 조절이 자주 일어나고, 이렇게 훈련된 티틴은 눈에 띄는 근력 강화를 선사하는 겁니다. 격렬한 근력 운동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 이완과 긴장의 워라밸이 근육에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 뇌를 다룹니다. 우리는 잠을 활동의 정지라고 생각하지만, 뇌의 입장에서는 관리자 교체의 시간입니다. 잠들었을 때는 주로 내부를 조절하는 늙은 뇌 영역(가장 초기에 진화한)이 통치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잠이 올 때 대뇌가 개입하여 반대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먼저 부엌을 치워야 해. / 추리극이 지금 너무 재밌어. / 야간 근무 중이야 같은 신호가 충분히 강하면 깨어 있게 되는 겁니다.


잠을 설치는 이유는 내부의 늙은 뇌가 보내는 휴식의 요청을 외부 지향적인 젊은 뇌가 묵살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도파민 중독에 휩싸인 우리들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몸은 고립된 부품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균형을 재조정하는 유기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건강도서로 읽히면서도 몸과 함께 살아가는 태도에 관한 책입니다.


더 많이 운동하거나, 더 좋은 영양제를 먹거나, 더 철저하게 관리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그 신호를 해석하는 언어를 갖추라고 권합니다. 호흡부터 수면까지, 백 년을 버텨낼 당신의 몸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용설명서 『이토록 위대한 몸』. 몸의 언어를 해독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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