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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싶은 음성인식 AI의 미래 - PC, 스마트폰을 잇는 최후의 컴퓨터
제임스 블라호스 지음, 박진서 옮김, 장준혁 감수 / 김영사 / 2020년 1월
평점 :
CES2020에서 지능형 동반자 로봇 '볼리'를 공개한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인간 중심 AI 기술의 방향을 잘 보여줬습니다. <당신이 알고 싶은 음성인식 AI의 미래>는 2017년 투병 중인 아버지의 기억과 목소리를 담은 복제 AI ' 대드봇 dadbot'을 개발한 제임스 블라호스가 AI 비서의 역사와 발전 과정, 음성인식 AI가 삶과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지 살펴보는 책입니다. 감수자는 인터넷 연결 없이 음성 인식하는 국내 첫 AI 스피커 '플루토'를 개발한 장준혁 교수입니다.
"음성은 온갖 기술을 제어하는 수단으로서 현실을 지배하는 만능 리모컨이 되어가고 있다." - 책 속에서
영화 <어벤져스>의 자비스, 영화 <그녀>의 사만다처럼 아직은 공상과학에서나 볼법한 대화형 AI. 하지만 그동안 음성인식 AI는 소소하게 우리 삶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가정에서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AI 스피커까지.
사람들의 일상적 언어로 컴퓨터와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하는 게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이젠 우리가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배우고 있는 셈이지요.
<당신이 알고 싶은 음성인식 AI의 미래>에서는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음성 플랫폼 개발 기업의 전략을 다루며 음성 이야기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리고 기술적 관점에서 음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언가를 듣고 대답한다는 것을 기술로 구현하기까지 온갖 실패와 성공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성기술이 어떻게 우리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보면서 음성인식 AI의 현재와 앞으로의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녹음된 메시지를 재생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이후, 챗봇은 음성인식 AI 발달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사람의 말로 대답하는 과정은 상상했던 것보다 복잡하더라고요. 시리는 이제 발음, 억양이 복잡한 언어 20개 이상을 구사할 줄 압니다.
재미있는 건 기업들의 대표 음성인식 AI마다 고유의 페르소나가 있다는 거였어요. 사람처럼 AI도 성격을 저마다 부여해준 겁니다.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언젠가는 맞춤설정도 폭넓게 이뤄질 겁니다. 정보성 질문에 대답하는 것 외에도 실제 친구, 가족과 나누는 대화처럼 사회적 대화야말로 음성 AI의 궁극적인 도전 과제입니다.
AI 현인의 출현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킵니다. 원샷 답변을 하는 AI 때문에 결과 1순위 전쟁판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점차 컴퓨터가 그 일을 대신해줄 겁니다. 힘인 동시에 위험을 수반한 음성인식 AI를 정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폐암 4기 아버지의 음성을 녹음해 현재 기술로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아버지의 성격을 어느 정도 전달하기를 기대하며 만든 대드봇. 태도, 관점, 성격을 묘사하는 고유한 방식의 의사소통을 하는 음성인식 AI를 꿈꾸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대드봇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추모 봇을 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합니다. 상업화가 되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각종 문제점들도 짚어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저널리스트의 탐사 방식으로 전개하는 책입니다. 흔히 알려진 대표 음성인식 AI의 기술적 역사 탐사 과정이 소설 뺨칠 만큼 흥미진진합니다. 덜 이질적이고 우리와 더 유사한 기계를 꿈꾸는 인간이 성취할 음성인식 AI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2013년에 읽었던 소설 <사랑에 관한 쓸 만한 이론>의 소재가 대드봇 사정과 비슷해 그 소설도 다시 한번 꺼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