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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랑 이야기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7
티아 나비 지음, 카디 쿠레마 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219/pimg_7960121632452814.jpg)
전체적으로 회색 톤에 톤 다운된 붉은색으로 포인트 준 그림이 매력적입니다. 에스토니아 그림책이에요. 발트 3국을 이루는 에스토니아 탈린 성벽 특유의 색감을 연상하게 하는 빛깔이어서 눈길 끈 그림책입니다. 2018년 에스토니아 '디자인이 훌륭한 어린이책' 선정 도서 <작은 사랑 이야기>.
"왼쪽 장갑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어요." 소설의 인상 깊은 첫 문장처럼 그림책 첫 문장이 이토록 제 맘을 사로잡을 줄이야. 양쪽 주머니에 한 짝씩 넣어둔 장갑 중 오른쪽 장갑이 그만 바닥으로 떨어져 버린 상황입니다.
길 가다가 우연히 장갑 한 짝을 발견하는 경우나 장갑을 잃어버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을까요. 신기하게도 왜 유독 한 짝만 잃어버리는 걸까요.
짝으로 된 장갑이 한 짝만 남으면 무얼 할 수 있겠어요. 똑같은 걸 한 짝만 살 수도 없으니 남은 한 짝도 버려질 운명에 처하지요. <작은 사랑 이야기>의 왼쪽 장갑도 짝을 잃은 채 홀로되면서 상실감, 불안감, 두려움을 느낍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219/pimg_7960121632452816.jpg)
단짝. 두 사람이 짝을 이룰 때 완성되는 단어입니다. 어린 시절 단짝 친구가 전학 가는 바람에 울고불고 하던 반 친구의 모습이 선명히 떠오를 정도로 그 시절 단짝의 의미는 알게 모르게 참 컸던 것 같아요. 이별의 슬픔은 어린아이들에게도 찾아옵니다.
사실 어른이 되어서도 상실감에 대한 충격은 별다를 게 없습니다. 반려자와의 이별, 연인과의 이별 등 단짝처럼 지내던 관계에서 긴밀한 애착감이 상실되면 그제서야 관계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단짝과 함께여야 온전한 하나가 되어 의미 있는 관계, 서로가 서로를 완성하는 소중한 관계에 관한 그림책 <작은 사랑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소중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웁니다.
장갑의 주인 트리누는 그나마 장갑을 소중히 여겨왔었는데도 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장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남은 왼쪽 장갑은 어떻게 될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