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교토
주아현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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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를 여행하며 느꼈던 감정, 하루 이야기, 좋아하는 카페를 담은 소소한 여행 에세이 <하루하루 교토>. 주아현 저자는 2015년 첫 오사카 여행 후 3년 동안 열 번의 여행을 다녔지만 그중 오래도록 머물며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 곳은 교토라고 합니다. 가장 일본스러운 곳 교토에서 한 달 간 살아보기 여행기 <하루하루 교토>. 아날로그 감성 듬뿍 담긴 예쁜 책입니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여행은
이런 소소한 행복을 허락하기에 더 매력적인 게 아닐까." - 책 속에서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한 달. 짧은 일정이 아니기에 어떤 날은 게으름도 부리면서 한 도시에 머물며 그곳의 자잘한 변화를 바라보는 여행. 책 속 글과 사진을 보기만 해도 힐링 되는 기분이네요.

 

 

 

북적대는 관광지 대신 가장 아날로그한 교통수단인 작은 전차를 타고 이동해 골목골목을 누빕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가소가와를 자주 방문해 강가 근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자전거로 이곳저곳 다니며 맘에 드는 카페도 실컷 탐방해봅니다.

 

 

 

어떤 동네는 자연과 하나가 된 느낌, 어떤 동네는 옛날 우리 동네 같은 느낌, 어떤 동네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느낌, 어떤 동네는 사색하고 싶어질 정도로 한적하기도. 어디를 가든 모두 '교토스러운' 느낌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외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인 카페도 들리고,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카페도 가보고. 인생카페를 만나기도 하면서 공간의 분위기에 만취하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사소해서 놓치고 있던 것들이 여행에선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낯선 땅에서는 전혀 사소하지 않았습니다. 교토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잔잔한 일본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하루하루 교토> 책도 분명 좋아하게 될 거예요.

 

"그저 내가 행복했으면 됐고,
생각했던 일을 현실로 이루었으면 된 거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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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때마다 건강해지는 뇌 - 16만 명의 빅데이터에서 찾은 건강 비결
다키 야스유키 지음, 김민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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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발달과 노화 메커니즘을 밝히는 뇌의학 박사 다키 야스유키의 뇌 건강법 <숨 쉴 때마다 건강해지는 뇌>. 16만 건의 뇌 MRI 영상을 통해 빅데이터에서 찾은 건강 비결을 소개한 책입니다.

 

 

 

고령화 사회.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의 간극이 크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약 10년 동안 질병으로 간병이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중 뇌혈관 질환과 치매는 간병률 높은 질병 1, 2위입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결국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평생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이 드는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드는 것을 지적으로 성숙해지는 인생의 발전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스마트 에이징. 평생 건강한 뇌야말로 스마트 에이징과 일맥상통합니다.

 

건강한 뇌의 열쇠는 최고도의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생성되고 가장 먼저 무너지는 전두엽은 나이 앞에서는 가장 취약한 부위입니다. 치매와 우울증으로 손상받기 쉬운 해마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양성 노화 건망증이 생기는데,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증상인 치매는 질병으로 생기는 증상이기에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얼마든지 개선 가능하다고 해요. 처음 알아차리는 본인과 가족이 숨기고 부정하느라 때를 놓치기 일쑤인 치매. 다키 야스유키 박사는 뇌의 중요성과 치매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몸에 부담 주지 않는 수준에서 하루 30분 걷기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치매 예방의 한 방법이었어요. 문제는 제 주변에서도 경험해봤는데 나이가 들면서 무릎 통증으로 걷기 운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는 사실. 이래저래 정말 건강은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저도 한 해 한 해 나이 들면서 절실하게 와닿습니다.

 

마찬가지로 충분한 양질의 수면을 해야 하는데 노령일수록 새벽잠 없어진다고들 하잖아요. 이래저래 지키고 싶어도 힘든 상황이라는 게 뭔가 씁쓸해지네요. 

 

 

 

지적 호기심, 두근두근 설렘 같은 감정도 마음껏 느껴야 좋다고 해요. 음악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유전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생활 습관으로 위험을 피해 갈 수 있고 뇌는 훈련을 통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충분히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뇌에 좋은 양분을 일상생활에서 공급하는 다양한 방법들은 어린이부터 평생 갖춰야 할 생활습관임이 분명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뇌 나이가 달라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숨 쉴 때마다 건강해지는 뇌>. 건강하게 뇌를 유지하는 스마트 에이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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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일주일 지갑 - 1만 명 이상의 마이너스 인생을 플러스로 바꾼 기적의 습관
요코야마 미츠아키 지음, 정세영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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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 이상의 마이너스 인생을 사는 고객을 플러스 인생으로 탈출시킨 일본의 전설적인 서민파 재테크 컨설턴트 요코야마 미쓰아키. 돈 모으지 못하는 서민의 구세주라는 평을 받는 저자입니다. 개인의 씀씀이, 가계 상황, 소비 습관을 파악해 돈 버는 체질로 바꿔주는 팁을 알려준 전작 <90일 완성 돈 버는 평생 습관>의 후속작 <미라클 일주일 지갑>.

 

전작은 전반적인 기본 개념에 집중했다면 <미라클 일주일 지갑>은 딱 하나의 항목에 초점 맞췄습니다. 지출에서 20%를 줄일 틈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틈 중에 하나가 변동비인 식비입니다. 돈 모으는 재미, 저축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식비에 주목하라는 겁니다. 저금리 시대에 돈 버는 체질로 개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이죠.

 

 

 

식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먼저 4주간 식비로 쓴 비용을 집계해 일주일 평균 지출을 산출합니다. 매일 나가는 식비를 일주일 단위로 관리할 거니까요.

 

식비가 월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얼마 안 될 것 같죠. 저도 호화찬란한 외식은 하지 않기에 별로 안 쓰는 줄 알았는데 계산해보니 헉. 식비 적정 수준은 월수입의 15퍼센트 정도라고 하는데... 완전 초과더라고요 ㅠ.ㅜ

 

 

<미라클 일주일 지갑>에서는 기존 식비에서 20퍼센트를 줄여나갑니다. 책에서 알려준 방법이 복잡하지는 않았기에 저도 바로 실천해봤어요.

 

 

 

식비를 줄인다는 건 씀씀이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입니다. 습관이 되면 식비 외 생활비 전체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지갑을 업그레이드하는 거죠. 

 

가계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쉽고 확실하게 줄일 수 있는 '식비'. 수입은 한정되어 있고 절약하고 싶어도 고정비에서는 그다지 줄일 게 없지만, 식비는 충분히 습관을 통해 바꿀 수 있는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식비 비율이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어요. 

 

 

 

일주일지갑은 현금과 집밥 우선주의가 원칙입니다. 습관 들 때까지는 꼭 식비 전용 지갑을 마련해 현금을 넣어 그 돈으로 일주일을 버텨야 합니다.

 

현금 사용 후 영수증은 모으라고 하네요. 미처 못 받은 영수증은 메모를 해도 좋습니다. 평소보다 20퍼센트 적게 예산 잡은 거니 저 돈에서 남으면 좋고, 다 써버려도 어쨌든 지난달보다는 적게 쓴 셈이 됩니다.

 

그동안 영수증은 환경호르몬 문제 때문에 안 받고 있었는데 <미라클 일주일 지갑> 실천하면서 영수증을 살펴보니 친환경 용지를 사용한 곳도 있더라고요. 영수증이 필요한 이유는 식비 지출에 대한 평가를 내릴 때 필요해서입니다. 소비, 낭비, 투자 항목으로 나눠 평가를 해보는 거죠. 

 

 

 

평소 이것저것 들고 다니는 성격은 아니어서 지갑 대용으로 다이어리 포켓을 활용하기도 했어요. 각자 스타일에 맞게 관리하면 되지만 어쨌든 20퍼센트 줄인 일주일치 식비 전용 현금 원칙만큼은 습관 잡힐 때까지 지켜보세요.

 

 

 

직접 실천해보니 일주일이라는 기간도 딱 적당했어요. 지갑은 돈이 들고나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가계부 역할을 합니다. 가계부를 꼬박꼬박 쓰는 걸 못하는 스타일이라면 지갑으로 대체해보세요.

 

커피값처럼 조금씩 나갈 땐 몰랐는데, 일주일 치 반찬 사거나 이것저것 간식 산다고 돈이 훅 나갈 땐 손 떨리더라고요 ㅎㅎ 처음엔 겨우 이틀도 안 지났는데 얼마 남지 않은 돈을 보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못 줄이면 줄일 곳이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마음 다잡고 계속 습관 들이는 중입니다.

 

 

 

<미라클 일주일 지갑>에서 알려준 절약 습관을 실천하면서 관리 능력, 실행 능력도 능숙하게 터득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전업주부, 직장인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것 없이 간단하고 쉬운 재테크 비법 '일주일 지갑'. 조금씩 돈 모으는 재미를 얻고 싶다면 꼭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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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는 말투는 따로 있다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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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한 말 한마디로 관계는 무너질 수 있는 법. 말투만으로 단번에 평가받기도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타인에게 주는 인상이란 '대화'에 의해 정해집니다.

 

필요한 말을 센스 있게 함으로써 일과 관계를 성공으로 이끌고 자존감도 up 시킬 수 있는 대화법을 알려주는 책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얕잡아 보이지 않게 하는 화법,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테크닉 등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소개해 다양한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말하는 화법을 알려줍니다.

 

 

 

당신은 너무 사람 좋게 굴어 만만하게 보이는 경우인가요?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에서는 무례한 말을 들었을 때 참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화를 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재치를 발휘해 센스 있는 말로 받아치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라면 절대 어정쩡하게 웃지 말라고 합니다. 노려봐 주는 것이 무시당하지 않는 비결이라는 거죠.

 

외모 비하 발언에 무표정한 얼굴로 응시하며 "상처주네?"라고 말한 김숙의 사례를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그렇게 대응하는 게 정답인 겁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이라고 해서 평소 당하기만 하는 사람의 입장만을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동등한 관계나 상사의 입장에서도 유용한 화법이 많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 원칙을 짚어주다가도 재미있는 사례가 많았는데 "내 앞에서는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긴장을 주는 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긴장하라는 의미로 활용할 수 있는 대화술입니다.

 

 

 

이런 쉬운 팁도 그동안 미처 생각 못했었구나 싶었던 대화법이 많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꼼수 같은 대화법도 있었는데,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도 좋은 건 젊었을 때뿐. 그럴듯해 보이도록 연출하는 게 거짓 포장을 하라는 뜻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혜롭게 자기연출을 하는 것도 훌륭한 대화 테크닉이라는 것을 알려준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무엇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으려면 나의 감정을 잘 눈치채야 가능한 부분이었어요. 현명하게 살아가는 최고의 비결은 역시 자신의 감정 상태를 확실히 아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얗게 비워져 위축되는 사람을 위한 대화법과 마음가짐도 소개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지요. 변명보다 실수를 인정하는 자세야말로 가장 빠르게 실수를 만회하는 길이라는 것은 원칙 중의 원칙이지만 이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드뭅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반응을 유도하는 리딩 기법도 유용합니다. 대화의 첫머리에 리딩을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이 쉽게 내 말에 동조하도록 하는 테크닉이었어요. "현명하신 여러분은 아마 이 의견에 찬성해주리라고 믿습니다만...", "아마 반대하시는 분들은 적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식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내게 유리하게 리드하는 겁니다. 불안해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 팁이어서 저한테도 꼭 필요한 대화법이었습니다.

 

이길 필요 없는 상황에서는 우아하게 져줘야 하는 게 오히려 냉정함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 되기도 하고, 반면 물러서지 말아야 할 때는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을 무기로 삼아야 할 겁니다. 일상에서 경험을 쌓고 훈련해나가면 점차 감을 얻으며 지혜롭게 대화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의 대화 요령은 교묘한 잔꾀가 아닙니다. 사회생활하다 보면 마법 같은 대화를 뱉어야 할 때가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아닌 척, 안 그런 척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속상해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저자처럼 솔직 과감하게 뱉어낼 때는 뱉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스스로를 소중한 사람으로 대하는 자세입니다.

 

중요한 비즈니스 협상에서만 쓰이는 게 다가 아닌, 술자리에서나 실없는 세상만사를 이야기할 때에도 이 책에서 소개한 대화법은 유용하게 쓰일 겁니다. 오히려 격의 없이 지내는 가족과 친구 사이 간에 종종 상처받기도 하니까요.

 

내 의도와는 달리 내가 하는 말투, 내용, 반응이 날 얕잡아 보이게끔 스스로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짚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 나의 표현 방법에 고민할 수 있게 자극 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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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니아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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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에 별세한 그녀의 마지막 장편소설 <라비니아>. 르 귄 작가는 골수팬이 많은 걸로 아는데, 저는 이 책으로 르 귄 표 소설을 처음 접했어요. 평소 좋아하던 미래지향적인 SF 소설의 통념을 깨뜨린 소설이라 신선하게 읽었습니다. 시적이고 신화적인 요소가 풍부해 품격 있는 고전 서사시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라틴어로 쓰여진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에 아주 짧게 등장하는 라비니아. 소설 <라비니아>는 그녀의 삶을 재조명합니다.

 

어머니가 아프로디테이고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토스가 만든 무구를 가진 영웅 아이네아스. 트로이 전쟁 후 트로이 유민들을 이끌고 라티움(로마의 남서부 지역)의 땅에 도착한 아이네아스와 결혼해 아들 실비우스를 낳은 여자가 라비니아입니다. 실비우스는 로마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의 직계 조상이 되었습니다.

 

로마 건국 신화로 이어지는 기원전 8세기를 배경으로 라티움의 왕녀 라비니아의 삶에 초점 맞춘 소설 <라비니아>. 라비니아를 찰나만 등장시킨 베르길리우스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라비니아와 직접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상상력에서 소설이 탄생했습니다.

 

 

 

죽어가는 사람, 생령으로 라비니아 앞에 나타난 베르길리우스. 당시 열여덟 살인 라비니아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베르길리우스는 한탄합니다. 그의 시 안에서 라비니아는 아무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쓴 서사시는 어리석고 진부하고 상상력 없는 것이었다며, 그녀에 대해 너무나도 몰랐었다고 안타까워합니다.

 

 

 

라비니아의 일생이 담긴 소설 <라비니아>. 어머니는 두 아들을 잃은 후 라비니아에게 정신적 학대를 가했고, 열여덟의 나이에 라비니아가 탐탁지 않아 하는 남자에게 시집보내려 합니다.

 

 

 

하지만 이미 라비니아는 베르길리우스와의 대화로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습니다. 라비니아는 이 땅으로 올 영웅을 기다립니다. 그러던 차에 머리카락에 불이 붙어 활활 타올랐지만 전혀 다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는데.

 

찬란한 명예, 찬란한 영광이 라비니아의 머리에 씌워지리라.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시민들을 전쟁으로 몰고 가리라.

 

 

 

트로이 유민들을 이끌고 운명의 땅에 도착한 아이네아스. 이방인에게 왕녀를 주지 않기 위해 그와의 전쟁을 불사하는 무리가 생겼고 서로 간에 살육이 이어졌으나 결국 아이네아스와 라비니아는 결혼하게 되죠.

 

하지만 베르길리우스로부터 이미 미래를 들은 라비니아. 아이네아스와의 꽃길은 단 3년뿐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운명을 알고 산다는 것. 아내와 어린아이를 두고 남편이 일찍 죽을 거라는 걸 아는 라비니아의 심정이 절절하네요.

 

아내의 이름을 따서 라비니움이라는 도시를 세운, 위대한 전사였으나 평화를 추구했던 아이네아스. 수많은 조연들이 그와 함께했지만, 영웅 아이네아스를 사랑했고 그가 죽은 후 아들을 잘 지켜내고 라티움의 여왕으로 살다 간 라비니아를 기억해야 할 겁니다. 모든 위대한 영웅에게는 위대한 아내와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존재감 없었던 라비니아를 생생하게 살아 숨 쉬게 한 소설 <라비니아>. 라비니아의 삶 마지막 즈음엔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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