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미스 해전 - 세계의 역사를 바꾼 전쟁
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이순호 옮김 / 갈라파고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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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 4대 해전 중에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 세계사 교과서에는 그저 "페르시아는 3차에 걸쳐 그리스에 침입하였으나 그리스인들은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결속하여 마라톤 전투와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 군을 물리쳤다."라고 나올 뿐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사실상 그리스는 살라미스 해전을 통해 페르시아의 서방진출을 막을 수 있었고 민주주의도 지킬 수 있었으며, 이후 아테네가 그리스의 패권을 잡는데 결정적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살라미스 해전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어갔는지, 어떤 인물들이 이 전쟁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페르시아는 당시 엄청난 힘을 가진 제국이었다. 페르시아의 왕인 크세르크세스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왕이었다. 그는 아버지인 다리우스 대왕처럼 그리스에 눈독을 들였고, 그 때문에 그리스를 침범한다. 페르시아가 절대적인 왕의 명령에 굴복하는 나라라면 그리스는 민주주의 국가로 아테네, 스파르타 등으로 구성되었다. 그 때문에 페르시아에 비해서는 분열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고, 각자의 이익을 도모하기때문에 단결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페르시아라는 공공의 적을 마주하며 일시적으로 손을 잡고 함께 일을 한다. 비록, 그들의 그런 화해양상은 오래 가지는 않았다 할지라도.
 
  어느 큰 전쟁이나 그렇듯이 살라미스 전쟁에도 소위 영웅이라 일컫을 수 있을 법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 중 멀리보는 안목으로 그리스를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 자신의 노예를 이용하여 페르시아 군에게 정보를 흘려 야밤에 기습을 하도록 유인하고, 살라미스를 떠나려는 다른 그리스인들을 어쩔 수 없이 전쟁으로 몰고 간 그의 계략은 뛰어났다. 비록 영웅을 멀리하려는 그리스인들의 세계에서 그는 계속 영웅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할 지라도 그가 아니었더라면 전쟁은 또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었으리라. 여걸 아르테미시아 여왕의 활약도 꽤 볼만했다. 자신에게 치명적일 수도 있는 승부수를 던지는 그녀의 대범함. 소위 '모 아니면 도'라는 그녀의 방식은 놀라웠다.
 
  페르시아가 패한 요인은 전술상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정치적, 사회적인 요소도 한 몫 했다고 보여진다. 그리스 함대가 도시 간의 경쟁을 잠시 밀쳐두고, 공동의 선을 위해 싸우는 동안 페르시아 함대의 각 부대는 대왕의 눈에 들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것도 큰 문제였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페르시아 함선들은 포상의 기회가 사라진 전투를 계속하는 것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즉, 자유는 목숨을 걸어도 좋을만큼 가치 있는 것이었으나, 대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어차피 다른 사람은 그 권력을 누리지 못할 것이므로 별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p.316) 
 
  단순히 살라미스해전에 대한 진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당시 세계의 흐름, 그리고 배의 아래에서 배의 부품처럼 다루어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한 노잡이들의 노고 등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 괜찮은 책이었다. 여담이지만, 책의 주석은 따로 뒤에 실어놓았는데 찾아서보면 대개 영문으로 되어 있기에 나중에는 거의 뒤적여보지 않았다. 간혹 한글로 된 주석이 섞여있긴 했는데, 그런 주석만 따로 책의 하단에 실어놓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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