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와 호지 - 고양이로 산다는 것
이본 스카곤 지음, 장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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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 동물은 호불호가 그렇게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 아닌데 유독 고양이만은 호불호가 뚜렷한 것 같다.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나는 고양이를 엄청나게 싫어하는 엄마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이런 식으로 야곰야곰 고양이의 느낌을 맛보며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기존에 나온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책과는 달리 릴리와 호지라는 두 마리 고양이의 목판화를 담고, 거기에 어울리는 짧은 문구를 실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목판화는 호지와 릴리의 생애에서 첫 18개월 동안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호지(농부 혹은 농가의 하인)는 이름이 의미하는 바 그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고양이'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다. 그렇지만 릴리(백합)는 이름과는 달리 흰 고양이가 아니라 줄무늬였고, 품행 역시 그 이름의 본래 의미와는 달리 결코 방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의 실제 생활은 목판화를 통해 엿볼 수 있을 뿐이지만 꽤 장난스럽고 귀여운 녀석들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노우캣의 <to cats>나 피터 게더스의 노튼 시리즈를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책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싶다. 다만 책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남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 듯. 목판화를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짧은 경구를 느낀다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고양이를 아끼는 마음으로 본다면 그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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