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이 아니다 - 세계사 속 여인들의 당당한 외침
신금자 지음 / 멘토프레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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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운동권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학생운동이나 조직운동 경험이 비교적 짧다. 같은 세대의 운동을 했던 친구들이 대부분 알만한 조직이나 사건들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친구들은 그런 이유를 지역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운동 내부에서의 세력다툼과 경직된 면들이 싫었고, 운동권 내부의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성격들을 깨닫고 경멸하게 되었기 때문에 나는 학생운동과 조직운동에서 발을 뺐다. 그래서 친구들이 대부분 알만한 경험들에 나는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때 몸담았던 학생회 내부에서 보았던 것들은 우리가 비판해왔던 기득권들과 별반 차이없는 태도들이었다. 말로만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말로만 자본주의를 비판하면 끝인가? 그 자신의 태도는 어느 누구보다 더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적어도 스스로 말과 행동이 일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성운동과 여성주의 혹은 페미니즘 등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은 없지만, 대개 나는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남녀의 실제적인 평등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하고 그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생활속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작은 차별들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부당한 차별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가. 말로서 그런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나는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나도 조금만 방심하면 다른 이들에게(특히 나보다 어린 여성에게) 그런 인상을 주지 않을까 늘 생각하고 조심하게 된다. 그래서 늘 반성하고 더 많은 실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그런 나를 불편해한다. 당연하게 육아휴직을 요구했을 때 돌아온 반응은 이렇게 중요한 시국에 개인의 입장만 생각한다는 불만이었다. 아이들 돌봐야 하기 때문에 야근을 할 수 없다거나, 회식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하면, "와이프는 뭐하냐?"는 질문만 되돌아 왔다. 남성이 가사노동과 육아를 돕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함께 가사노동과 육아를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제목만 보고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역사 인물 이야기라고 해서 좀 더 참신하고 재밌는 내용일거라고 기대했지만, 책 내용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이야기들이 많았고,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썩 참신하다고 느껴지지지 않았다. 그래도 복습하는 기분으로 역사적 사실들을 차근차근 읽어가는 재미는 있었다. 철저하게 남성 위주로 기록된 역사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만 다로 모아놓았다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역사를 남성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들도 바라보자는 취지는 좋은데, 역사를 왕과 위인들만의 역사로 바라보는 듯한 태도는 아쉬웠다. 왕들과 위인들만의 역사로 기록된 내용은 거짓 역사이다. 모든 역사의 주인들은 묵묵히 자신의 삶은 살아온 대다수 민중들이다. 성평등을 이라는 균형잡힌 시각으로 역사를 보려한 저자라면, 권력관계와 참 역사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에 대해서도 모를 리 없을 듯 한데, 전체적으로 그런 면을 찾아볼 수 업어 아쉬었고, 몇몇 인물에 대한 기술에서는 우려할만한 왜곡이 담겨 있어 안타까웠다.

 

가장 좋았던 점은 뒤로 갈수록 잘 몰랐던 근대 이후의 인물들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점이었다. 전체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고, 차분하게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이야기를 주욱 따라가다보면 다양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지식을 알게 되거나, 알고 있던 지식을 새롭게 확인하게 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여기에서 짧게 많은 인물들을 다루었지만 나중에 소수의 인물들을 좀 더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여러가지 시각에서 살펴보는 시도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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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2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리뷰와 다르게, 감은빛님의 리뷰는 아주 리뷰다운걸요.
특히 아래에서 세번째 문단의 힘있는 자의 역사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는 평,
참 좋습니다. 그러게요, 사실이란게 얼마나 왜곡되고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겠지요.

균형잡힌 시각이라는게, 날이 갈수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

감은빛 2012-03-09 15:16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언제나 과분한 칭찬을 해주시는 마녀고양이님, 고맙습니다! ^^
저는 마녀고양이님 특유의 글이 참 좋아요!
느낌이 좋다고 해야할까요?
그에 비하면 제 글은 언제나 부족하고, 모자라고......

균형잡힌 시각! 정말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cyrus 2012-02-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S***님도 읽으셨던데 감은빛님도 이 책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셨네요. 역사를 공부하거나 연구하는데 있어서
균형적인 시선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은 쉬운게 아닌거 같아요.

감은빛 2012-03-09 15:18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그렇죠. 어느 분야에나 마찬가지일수 있지만,
특히 역사 분야에서는 훨씬 더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한 쪽으로(여성의 시각) 공정한 듯 하지만,
다른 쪽으로(민중의 시각) 불공정한 면을 보이고 있어서,
읽기에 불편했습니다.
 

두번째 책

 

공저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하게 된 두번째 단행본이 곧 나온다. 첫번째 단행본은 (알라딘에서는 여러 이웃분들이 아시겠지만) <100인의 책마을>이었다. 솔직히 이 첫 책에 필자로 참여했던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무척 부끄럽기도 하다. 책이 나오고 나서, 다른 분들의 원고를 읽으면서 나는 아직 한참 모자라다고 느꼈다. 다른 분들의 글은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뭔가 의미를 전하고 있는데, 내 글은 그닥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별로 의미도 없는 듯 했다. 그동안 글 공부 좀 했다고 생각해왔던 자신이 부끄러웠고, 아직 한참 내공이 부족하구나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도 없이 또 두번째로 단행본에 짧은 원고 하나를 보탰다. 이번에는 단순히 공저자 중 한명으로만 참여한 게 아니라, 기획단계에서부터 필자들 연락하고 책 진행 전반적인 부분을 챙기는 준비팀에 참여했다. 작년 10월 말에 기획을 시작해서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했고, 12월에 필자들에게 원고 청탁하고, 취합하고, 독촉하고, 수정요청하고, 직접 수정하기도 하는 등 한창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후에도 여러가지 진행을 해오다가 2월 초부터는 또 책의 서문을 쓰느라고 꽤 오랜 시간 고생을 했다. 처음에 글의 컨셉을 잘못 잡았다가 두 차례나 수정을 해야했고, 결국에는 첫 원고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글을 다시 써야했다. 이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또 배웠다. 역시 나 자신의 부족함과 모자람을 많이 느꼈다.

 

 

어제 최종적으로 전체 필자들에게 수정사항을 받아서 취합하고, 표지에 들어갈 필자 소개를 확인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오늘 원고가 우리 손을 떠났다. 인쇄 작업으로 들어갔고 다음주 금요일쯤에 출간된다. 그러면 서점에서 볼 수 있는 건 그 다음주가 될 듯하다.

 

이번 책의 제목은 <녹색당 선언>이다. 작년 10월 말에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해서 이번 3월 4일에 '창당대회'를 여는 '녹색당' 당원들의 글을 모았다. 참여 필자가 무려 29명이나 되고 인터뷰를 한 <일다>의 조이여울 기자까지 포함하면 글쓴이는 30명이다. 책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나중에 책이 나오면 다시 해야겠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만. 우선 그동안 원고 취합하고 검토하거나, 여러가지 챙길 것들을 살펴보거나, 서문을 쓰기 위해 괴로워하면서 하얗게 지새웠던 밤들에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해두고 싶다.

 

 

인연

 

흔히 "세상 참 좁다!"는 말들을 한다. 나 역시 "한 두 사람만 건너면 다 만난다"는 말을 가끔 한다. 그건 내가 일반적인 사회생활의 범위보다 좀 더 폭이 좁은 곳에 속해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소위 말해 운동판이라고 불리는 이 바닥에서는 정말 한 두 사람 건너면 죄다 아는 사람들이다.

 

일주일 전인 토요일 정동에서 연달아 두 가지 행사에 참여했다. <조영관 시인 문학창작기금 수상식>과 예전에 함께 일했던 활동가의 결혼식이었다. 두 곳에서 아주 오랫만에 여러 선배들과 동료들, 후배들을 만났다. 반가운 얼굴들이 정말 한 둘이 아니었다. 문동만 선배와 임성용 선배 그리고 박일환 선생님과 이시백 선생님 모두 무척 오랫만에 뵈었다. 게다가 그 날은 '희망버스' 때문에 갇혀있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송경동 선배와 정진우 실장도 볼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최근에는 아내와 더 가까워진 박수정 선배와 그날 '조영관 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희정 씨 역시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터라 반가웠다.

 

결혼식에서 만난 사람들은 훨씬 더 오랫만에 얼굴을 보게 된 이들이다. 예전에 일했던 단체의 운영위원 선생님들을 거의 대부분 뵐 수 있었고, 함께 고생했던 선배, 후배 활동가들과도 오랫만에 힘찬 악수를 나누었다. 다만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서 처음의 반가움 외에는 이 사람들과 함께 나눌 공동의 관심사가 그닥 없었고, 오랫만에 친한 척 하려니 무척 어색한 듯한 태도가 스스로도 확실히 느껴졌다. 마음으로는 반가웠지만 그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는 다소 무뚝뚝했으리라.

 

이날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반가운 이는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민중 가수 이수진씨였다. 처음 만난 건 바로 앞서 언급한 그 단체에서 활동할 때였다. 그는 자원활동가였고, 나는 자원활동가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상근활동가였다. 당시에는 아쉽게도 그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몇 번 만나지 못한채 업무상의 관계가 끊겼다. 다시 만난 건 아마도 FTA반대 집회에서였다. 수진씨의 풍부한 성량과 매력적인 음색 덕분에 대번에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반가운 마음에 공연을 마치고 내려온 그와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 반가워하고 그새 바뀐 서로의 상황들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헤어졌다. 그 후로도 아주 가끔 거리에서(즉 집회에서) 그와 마주치곤 했다가 최근 몇 해동안 한번도 보질 못했고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런데 <조영관 시인 문학창작기금 수상삭>의 식순을 살펴보다가 그 이름을 발견했다. 작은 무대였지만,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혼자 흐뭇했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스피커와 앰프 등의 장비 옮기는 일에 조금 손을 보태면서 넌지시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다가 조금 생각한 후에 내 이름을 기억해 냈다. 우리는 또 한번 어색하게 서로의 변한 상황을 조금 이야기했다. 알고보니 그는 얼마전 아내가 참석했던 지인의 결혼식에서도 노래를 불렀었다고 한다. 아내와 친하게 지내는 언니(그날의 신부) 동생의 절친이라고 했다. 우린 서로 신기하다고 맞장구를 치면서 정말 한 두 사람 건너면 다 만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정말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예전에 자신에게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셨던게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에 나는 그때 내가 그랬었나? 싶었지만 그냥 웃었다. 또 언제 그와 마주치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 좁은 바닥에서 움직이다보면 또 언젠가는 마주칠 것이다. 그럼 또 반갑게 웃으며 안부를 물어야겠다. 반가운 마음이 어색한 태도에 묻혀버리지 않도록.

 

 

※ 아래는 위에 언급한 작가들의 책들

 

 

 

 

 제 2회 조영관 시인 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희정씨의 책.

 삼성이라는 절대 권력에 맞선 사람들

 책의 주제도 의미있지만,

 희정씨 특유의 섬세하고 탁월한 문장의 힘이 느껴진다.

 

 

 

 

 

 

 

 평택 대추리 농민들, 기륭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

 콜트 콜텍 해고 노동자들, 용산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오랜 시간을 지낸 거리의 시인.

  

 희망버스를 기획했다는 죄로

 구속되었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기륭 집회현장에서 추락사고로 다친 발목에는

 아직 철심이 박혀있다.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차디찬 감옥에서 보낸

 추운 겨울을 생각해본다.

 

 

 

 

 문동만 선배의 매력포인트는 웃음이다.

 따뜻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

 

 앞에 나서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 뒤에는 반드시 묵묵히 그를 받쳐주는 사람이 있다.

 문동만 선배는 그런 사람이다.

 작가회의에서나, 리얼리스트 100에서나

 늘 자기 자리에서 충실히 역할을 해주는 사람.

 

 

 

 

 

 

 

 임성용 선배는 정말 재밌다.

 그의 걸쭉한 사투리와 입심은 웃지 않고는 못배기게 만든다.

 하지만 그의 시를 읽으면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그의 해학 코드를 이해하려고 애쓰다보면

 절로 눈물이 흐른다.

 

 

 

 

 

 

 

 

 

 

 가끔 시인들이 산문을 더 잘쓴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송경동 선배도, 임성용 선배도.

 박일환 선생님 역시 시도 좋지만, 산문도 참 좋다.

 

 물론 이 책은 글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저 위의 희정씨의 책과 함께 소개하기 위해 올려놓는다.

 

 

 

 

 

 

 

 

 

 언젠가 꼭 권하고 싶은 책으로 소개 한 적이 있다.

 이시백 선생님의 글은 설명이 불필요하다.

 그냥 한번 읽어보면 이해할 것이다.

 

 흔히 성석제에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보다 한 수 위다.

 

 

 

 

 

 

 

 

 

 박수정 선배의 남미 여행 이야기

 출판 기념회 때 구입해서 싸인을 받아왔지만,

 정작 나는 읽지 못했다.

 대신 아내가 열심히 읽었다.

 

 가끔 아내를 통해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주는

 선배의 마음이 참 따뜻하다.

 그 따뜻하고 넓은 마음으로 더 많은 이들을 품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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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2-25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인의 책마을> 님의 글에 동그라미도 치고 밑줄 그어가며 읽었고, 며칠 전에도 환경도서 확인하느라 다시 펴 보았는걸요.^^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저도 읽어보려고 TTB광고에도 올려두었어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두번째 나오는 책도 기대하고요~ ^^

감은빛 2012-03-09 15:10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제 글을 열심히 봐주셨다니 고맙습니다!
네, 삼성을 다룬 책들은 죄다 사다놓긴 했는데, 저도 꼼꼼히 읽지는 못했어요.
소개를 했으니, 빨리 읽어봐야겠어요.

마녀고양이 2012-02-25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또 나오는군요, 멋지네요.
감은빛님, 이거 축하드려야 하는거 맞요? ^^

감은빛 2012-03-09 15:10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stella.K 2012-02-25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감은빛 2012-03-09 15:11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텔라님의 축하는 특히 더 반갑네요! ^^

숲노래 2012-02-25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색당선언 미리 축하해요~

감은빛 2012-03-09 15:11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cyrus 2012-02-2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책 내시는거 축하합니다. 그동안의 노고가 책이라는 결실이 맺게 되었군요.
책이 출간하시는대로 서재에 바로 알려주는 것, 잊어버리시면 안됩니다 ^^

감은빛 2012-03-09 15:12   좋아요 0 | URL
답이 엄청 늦었습니다! 죄송!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이 출간되었는데, 바쁜 일정때문에 알리지 못하고 있네요.
곧 글하나 올릴게요! ^^
 
폭풍의 언덕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6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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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의! 이 글에는 책의 주요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책을 읽을 생각이시라면, 이 글을 읽지 않는 것이 더 좋습니다.

 

 

나의 영혼 캐시에게

 

세상 그 어떤 말로도 도저히 표현 할 수 없는 나의 영혼, 캐시. 너는 지금 어디있니?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니? 보고 싶구나. 그래 나도 이제 곧 너를 만나러 가게 될 거야. 너도 어디선가 보았겠지. 나를 계속 보고 있었겠지? 비록 살아서는 우리의 사랑을 지키지 못했지만, 나는 우리 사랑을 방해한 인간들 모두에게 복수했어. 그 잘난 힌들리와 보잘것없는 에드거와 이사벨라까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았어. 아니 죽음보다 더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 차라리 죽음은 축복이었을지도 몰라. 그뿐 아냐. 힌들리의 아들과 이사벨라와 나 사이의 아들 그리고 캐시 너와 에드거 사이의 딸까지 모두 내 뜻대로 만들었어. 헤어턴은 글자도 모르고, 입만 열면 거친 욕설 밖에 모르는 촌놈이 되어버렸어. 크크 나를 하인 취급했던 힌들 리에겐 하나 밖에 없는 아들 헤어턴이 자신에게 지껄이는 욕이 가장 큰 복수가 되지 않았을까? 아니야 늘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그에게는 사실 내가 복수 한 것이 아니야. 그 스스로가 그렇게 된 것 뿐. 오히려 내가 한 복수는 재산을 뺏은 것 밖에 없지. 이사벨라의 아들. 음 그러니까 내 아들. 그 못난 놈은 이름이 린턴이었어. 크크 이름조차 비실거리는 린턴이었으니, 평생 빌빌거리다가 가버렸지. 아니 됐어. 그 자식에 대한 얘기는 관둘래. 내 마음으로 그 놈을 아들로서 인정한 적도 없지만, 그 못난 놈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멍청한 놈! 캐시. 네 딸은 내 아들과 결혼했어. 흐흐 못난 놈에게는 과분한 결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 나는 에드거 린턴을 파멸로 몰아넣고, 그 재산을 모두 뺏어야만 했거든. 설마 내가 너와 나의 못다한 사랑을 자식 대에서 이뤄주기 위해 둘을 결혼 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그지?

 

캐시. 나는 하루에도 몇 십번, 아니 몇 천번씩 그날을 후회해! 23년 전 바로 그날을. 너와의 말다툼이 있었던 날. 그리고 얼떨결에 몰래 너의 속마음을 들어버린 그 날 말야. 만약 내가 그날 네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있었다면, 어땠을까? 너는 과연 그 보잘것없는 에드거 린턴에게 가버렸을까? 아니야!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너는 나를 버리고 떠나지 않았을거야! 그래 너를 떠난 것은 나였어! 나는 그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까! 어떻게 네가 나를! 우리의 영혼은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하던 그 입으로, 어떻게 네가 나를 두고 에드거 자식을 사랑한다고, 그와의 결혼을 입에 올릴 수가 있어! 어떻게 그 얘기를 듣고 내가 네 곁을 지킬 수가 있었겠어!

 

아니 모든일의 시작은 26년 전이었어. 우리 둘이 몰래 집을 빠져나가 습지를 쏘다니다가 린턴가의 ‘티티새 지나는 농원’으로 들어간 날 밤. 그날이 없었다면 우리의 운명은 아마도 달랐을거야. 그 비실대는 에드거 놈을 만나지도 않았겠지. 아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제발 돌이킬 수만 있다면 다시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 우린 그날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되돌아 왔어야 했어. 그 빌어먹을 망할 집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어!

 

캐시, 나의 영혼 캐시. 네가 죽은 후로 단 하루도 아니 단 한순간도 널 잊지 못했어. 하루라도 더 빨리 널 만나고 싶었어. 이 강인한 육체는 절대 아플 일이 없지만, 내 마음은 늘 병들어 있었지. 하지만 이제까지 내게는 할 일이 있었어. 내 사랑을 방해했던 모든 인간들에게 파멸을, 복수를 돌려주는 일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제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어. 남은 인간들. 헤어턴과 캐서린을 더 이상 조정하고 싶지 않아. 이제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없어졌어. 그저 네가 보고 싶어. 캐시, 조금만 더 기다려. 지금 곧 갈거야! 26년 전 습지를 함께 쏘다녔던 그날 밤 이전의 시간으로. 제발 다시 한 번 더 너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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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2-20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선독 후댓글입니다. 편지글 형식의 리뷰를 읽고 싶지만 아직 읽지 않아서
읽지 못했습니다. 저는 민음사판이 있는데 그거라도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시간 되신다면,, 샬럿의 제인에어도 읽어주세요 ^^

감은빛 2012-02-22 16:08   좋아요 0 | URL
시루스님, 아고 죄송합니다!
<제인에어>를 선물 받고 당연히 리뷰를 써야 했는데,
그때 3분의 1정도 읽다가 말고, 여태 미뤄두고 있었네요.
안그래도 이번에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그 생각했습니다.
빨리 다 읽고 <제인에어>도 마저 읽어야지 하고 말이죠.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차트랑 2012-02-2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풍의 언덕에 대한 리뷰를 다시 만나는군요.
반갑습니다~

감은빛 2012-02-22 16:09   좋아요 0 | URL
차트랑공님, <폭풍의 언덕> 리뷰를 다른 서재에서도 만나셨나봐요. ^^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기억하라.

 

1. 1986년 체르노빌

1986년 4월 26일 금요일 오전 1시 30분, 우크라이나의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블라디미르 리치 레닌 핵발전소 4호기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 후 크레믈린의 고르바초프는 핵발전소의 사고에 대한 보고는 받았지만, 폭발이나 방사능 오염 등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증언한다. 고르바초프는 원자로가 안전하다고 보고 받았다. 곧 아침이 되자, 프리피야트의 4만3천여 명의 주민들 역시 평소처럼 생활했다. 그들 역시 3km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폭발과 방사능 오염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26일 오후가 되어서야 프리피야트에 소문이 돌았다. 발전소에 화재가 났고, 사망자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거리에 마스크를 쓴 군인들이 나타났다. 당시 군인들을 통제했던 그레베뉴크 대령의 증언에 따르면 입안에서 금속성 신맛을 느꼈다고 한다. 방사성 물질은 맛이 없다고 들었는데, 신맛이 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나중에서야 그것이 방사성 요오드의 맛이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아직까지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고 있었던 그때 군인들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방사선을 측정했다. 26일 오후 프리피야트의 방사선은 평소의 15,000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저녁이 되자 600,000배까지 올라갔다. 군인들은 원자로가 불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기계고장이거나 누군가의 거짓말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사성 물질은 계속 유출되고 있었지만, 그 다음날인 27일 아침에도 공식 발표는 없었다. 당시 5살이었던 유리 마첸코의 증언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는 발전소에서 일하는 직원이었고,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어떤 예방조치도 없었고 평소처럼 탁아소에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폭발 후 30시간이 지나서야 프리피야트에 1,000대가 넘는 버스가 도착했고, 27일 오후 2시에서야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체르노빌 전투> 캡쳐 이미지

 

이상은 체르노빌 사고 20년 후에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된 <체르노빌 전투>라는 다큐멘터리의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보면서도 내용이 믿기지 않아서, 자꾸만 되돌려서 여러 번을 보았다. 설마! 그렇게 심각한 핵폭발이 벌어졌는데, 소방관들은 아무런 보호 장구도 없이 현장에 투입되어 치사량에 가까운 방사선에 노출되고, 바로 옆 도시의 주민들은 하루 반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평소처럼 생활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2. 2011년 후쿠시마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났다. 노심냉각장치의 비상전원이 고장 나면서 원자로의 압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3월 12일 오후 3시 36분 후쿠시마 제 1원전 1호기에서 수소폭발이 일어나 건물 외벽이 뼈대만 남고 날아갔다. 이틀 뒤인 14일 오전 11시 3호기에서도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15일에는 2호기와 4호기에서도 폭발음이 나고 화재가 났다. 체르노빌 사고로부터 25년. 안전하기로 소문난 일본의 원전에서 차례로 수소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2012년 2월, 후쿠시마의 사고로부터 약 11개월이 지났다. 사고는 전혀 수습되지 않았다. 지난 1월 27일 일본 환경성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전사고 직접 피해지역의 약 3분의 1인 92㎢지역에 대한 방사능 오염 제거 작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는 여의도의 11배에 해당하며, 해당 지역의 방사선량이 50mSv가 넘어 현재의 오염 제거 기술로는 방사선량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기준치인 20mSv 이하로 낮출 수 없다고 한다. 사고 이후 거의 1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방사성 물질은 계속 방출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온갖 정보들을 통제하고 감추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사태의 심각성은 이미 체르노빌의 상황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이 두 경우를 보면,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인간은 핵에너지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막상 한순간에 닥친 무시무시한 사고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인간은 멍청하고 나약하기만 했다. 원전 사고의 가장 무서운 점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방사능 물질로 인한 피해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다. 체르노빌의 경우 25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반감기가 각각 29년과 30년인 스트론튬이나 세슘 등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그 피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러시아에 비해 좁은 영토에,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3. 2012년 대한민국

만약 우리나라에서 원전사고가 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후쿠시마 원전에서 도쿄까지 거리는 대략 240km이다. 도쿄 시내 곳곳에서 이른바 초고농도 방사능 오염지역인 핫스팟이 발견되고 있다는 소식이 여러 차례 들린다. 우리나라에서 생각해보자. 굴비로 유명한 영광 원전에서 서울까지 거리는 대략 250km이고, 울진 원전에서 서울까지는 대략 210km이다. 남한에서는 어디 하나라도 사고가 난다면 도망갈 곳조차 없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7개를 건설 중이며, 앞으로 6개 이상의 신규원전을 더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시점 원전 숫자로는 세계 5위이며, 원전 밀집도로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보다 원전이 많은 나라 중에서 미국(쓰리마일), 러시아(체르노빌), 일본(후쿠시마) 핵폭발을 경험했다. 두렵지 않은가? 언제 우리 차례가 될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수명 30년 남짓의 원전을 폐쇄하면 대략 10만년 이상 안전하게 격리 보관해야 할 사용 후 핵연료가 나온다. 10만년이라니! 그 오랜 시간동안 자연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할 수 있는 기술이 현재 우리에게 있을까? 고작 30년을 쓰기 위해 10만년동안 남을 위험한 쓰레기를 자손들에게 남겨 준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 대목에서 나는 또 한 번 인간의 오만과 무지를 깨닫는다.

작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이 탈핵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도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나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녹색당이 필요하다. 그런 인식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녹색당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이다. 작년 10월 3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치른 이후 꾸준히 당원을 모집 중이며, 2월 5일 경기녹색당이 창당대회를 치렀고, 12일에는 서울녹색당이 그리고 14일 부산녹색당이 창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나고, 풀뿌리민주주의를 지향하며, 다양한 소수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안적인 정치를 꿈꾸고 있다면 지금 바로 녹색당 창당의 주역이 될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녹색당 가입은 http://kgreens.org 에서 할 수 있다. 녹색당은 현재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대한 헌법소원을 진행 중이며 1,191명의 국민 원고단을 모아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 노원자치신문 엔미르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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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2-09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셔요.
시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녹색당에 한 표 보태도록 도울게요~

감은빛 2012-02-09 17:21   좋아요 0 | URL
된장님! 고맙습니다! ^^

진주 2012-02-0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제가 '전기요금 얼마나~~'라는 페이퍼 썼는데
제가 전기를 아끼는 이유도 원전 때문입니다^^

감은빛 2012-02-09 17:21   좋아요 0 | URL
곧바로 찾아봤습니다!
좋은 글,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좋은날 2012-02-09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들면 삼척에 살고싶다 생각했는데 원전이 생긴다니 참 속상해요.
감은빛님의 글 좋아서 읽기만 하고 갔는데 오늘도 좋은 글에 고마움글 남깁니다.
원전반대시위하러 삼척에 가고싶을만큼 속상해요.
자식들이 살곳이라 생각하면 원전을 반대해야 하는데 이기적인 어른들이 원망스러워요.

감은빛 2012-02-20 06:59   좋아요 0 | URL
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삼척 뿐만이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추가 원전은 짓지 말아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꼭 탈핵운동에 함께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총선이나 대선에서도 후보가 핵발전을 지지하는지, 반대하는지
꼭 살펴보시구요.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2012-02-10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감은빛님 소개로, 녹색당 가입도 했어요.ㅎㅎ

감은빛 2012-02-20 07:0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섬님!
댓글이 많이 늦었네요.
좋은 글이라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녹색당 가입!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함께 녹색 세상을 만들어 갈 동지가 되어 주셨네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마녀고양이 2012-02-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은빛 2012-02-20 07:02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고맙습니다!

차트랑 2012-02-12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본이 쩔어버린 방사능 물질을
바다로 고스란히 흘려보냈다는 기사를 접하고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익한 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진주님,
저 전기 아껴쓸게요^^

감은빛 2012-02-20 07:05   좋아요 0 | URL
일본이 엄청난 양의 방사능 오염 냉각수를 바다로 흘려보냈지요.
이미 일본산 명태와 대구 등 세슘과 요오드에 오염된 생선들이 수입되고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다른 대형 어류들도 안먹는게 좋을 듯 합니다.

유익한 글이라고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2012년 1월 27일 현재 노원구청 뒤편 이면도로 한쪽에는 파란 천막이 씌워진 건축폐기물처럼 보이는 덩어리들이 방치되어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철거된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 덩어리다. 이 아스팔트 덩어리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에 해당되어 방사능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에 안전하게 격리하여 저장해야 하지만, 현재 방폐장은 경주에 짓고 있는 중이다.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자력안전위)는 관할지자체인 노원구에 이 책임을 떠넘기려했다. 그러나 노원구로서는 아무런 해결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계속 지나자 원자력안전위는 이번에는 공릉동에 있는 한국전력연수원에 보관하려 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방사능 오염 아스팔트는 옮겨지지 않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과 구청을 드나드는 공무원들과 구민들이 모두 방사능 오염에 방치되고 있다.

 

그럼 잠시 이 골칫덩어리 아스팔트가 발견된 경위부터 한번 살펴보자. 2011년 11월 1일 한 시민의 119 신고에 의해 월계동 주택가의 골목에서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세슘137이 발견되었다. 최초 발견자는 ‘차일드세이브’라는 온라인카페에서 활동하는 시민이다. 그리고 곧이어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인근 고등학교 앞에서 더욱 심각한 방사능 오염을 확인했다. 그리고 11월 8일 원자력안전위는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조사 대상 2곳의 아스팔트에서 발견된 세슘137의 총량(각각 22.4-29.1Bq(베크렐)/g, 1.82~35.4 Bq/g)을 발표했는데, 이는 국내법상(10Bq/g이상)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에 해당된다. 이어서 지역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연간 방사선량이 0.51~0.69 밀리시버트(mSV)로 기준치(연간1mSv이하)보다 낮으며, 자연 상태에서 일반인이 받는 연간 평균 방사선량보다 낮은 수치라는 근거를 들어 “인근주민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을 짚어볼 수 있다. 첫째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번 월계동에서 방사능 오염이 발견되기 이전에 경주와 포항의 아스팔트에서도 세슘137이 발견되었다. 정부가 나서서 전국 아스팔트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면 더욱 빨리 발견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일반 시민이 우연히 발견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다음으로 발견된 후의 경과를 보면 더욱 큰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11월 2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들이 나타나 정밀조사를 벌인 이후, 11월 8일에야 뒤늦게 안전하다는 발표를 한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사태의 심각성으로 보아 하루라도 빨리 검사결과를 공개하고, 해당 아스팔트를 철거했어야 했다. 지역 주민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오가는 길이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골목길이라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오염지역이 월계동이 아닌 논현동과 같은 동네라면 어땠을까?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원자력안전위의 발표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다. 그들 스스로가 밝혔듯이 해당 아스팔트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다. 2000년에 포장되었으므로 해당 주민들은 이미 10년 이상 방사능 오염에 노출되어 있었다. 방폐장에 안전하게 격리되어야할 오염물질 옆에서 이미 10년 이상 살아온 주민들이 안전하다는 발표를 과연 누가 믿을 수 있을까? 그들은 과연 스스로 모순된 발표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해당 아스팔트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치가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말은 스스로 무지를 드러내는 말이다. 우선 원자력안전위의 발표 이후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에서 발표한 성명서에 의하면 의학적으로 어떤 방사능도 안전하지 않으며, 안전한 피폭기준은 0이라고 주장했다. 인의협의 주장에 따르면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 그리고 쓰리마일과 체르노빌 등의 핵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의학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는 피폭량과 암 발병 위험도는 기준치 0에서 출발하여 정비례하는 직선을 나타낸다. “방사능은 피폭량에 비례하여 암을 발생시키며, 이는 기준치 이하라도 마찬가지이다.”라는 사실이 의학적 연구결과이다. 다음으로 그들은 국내에서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연간방사선량이 이미 기준치에 육박한다는 사실과 여기에 아스팔트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치를 더한다면 기준치를 넘어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수없이 벌어진 핵폭발실험과 쓰리마일과 체르노빌 사고 등의 영향으로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기준치에 가깝게 피폭되는 상태이다. 여기에 작년 3월 11일 일어난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으로 연간방사선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건강상의 이유로 받아야 하는 각종 검사들(X레이, MRI, CT단층촬영 등)로 인한 피폭도 무시하지 못할 수치이다. 게다가 정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는(혹은 조사조차 않고 있는) 다양한 경로로 인한 오염이 얼마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수입되는 생선은 우려할만한 수치의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기준치 인하라는 이유로 그대로 유통되고 있다. 그중 작년 7월 13일 일본산 냉장대구에서 97.9Bq/Kg 이라는 어마어마한 세슘이 검출되었지만, 기준치 이하라는 이유로 유통되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위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원자력안전위가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는 공식발표를 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노원구청 뒤편 이면도로 한쪽에 쌓여있는 방사능오염 아스팔트 / 사진 김슬기>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과 벨기에는 핵발전에서 벗어나겠다는 ‘탈핵선언’을 했다. 우리나라에도 탈핵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는 정당이 곧 탄생한다. 바로 작년 10월 3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마친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현재 정부를 상대로 ‘방사능 무대책에 대한 국민소송’을 준비 중이며, 현재 1,191명이 원고로 참여했다. 이번 소송은 말 그대로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계속되는 방사능 피폭위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태도에 대한 헌법소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원자력이 안전하다거나, 청정에너지라거나 값싼 에너지라는 정부의 거짓 주장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원자력은 절대 안전하지도, 깨끗하지도 않고, 값이 싸지도 않다! 원자력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의 사고로 이미 증명되었고, 깨끗하지 않다는 것은 10만년동안 완전히 격리 보관되어야 하는 ‘사용 후 핵연료’로 증명할 수 있다. 값싼 에너지라는 주장 역시 원전건설과 폐기비용, 방폐장의 건설과 운영비용 등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이다. 원자력은 폐기되어야 할 에너지다. 다른 건 다 떠나서 10만년이라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긴 시간동안 우리 자손들에게 아주 위험한 쓰레기를 떠넘길 자격이 우리에게 없다. 이건 범죄행위다!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녹색당 당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말하곤 한다. 나는 요즘 즐겁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녹색당을 만드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녹색당에서 이 즐거운 일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 http://www.kgreens.org/

 

 

※ 뱀발
노원고의 한 지역 언론에 투고한 원고이나, 노원구가 1월 30일 오후 방사능 아스팔트를 분류하여 안전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 발표를 하면서, 노원구의 발표내용에 대한 기사만 나가고, 이 원고는 실리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 발표내용을 살펴보면 3개월간의 분류작업을 거쳐 안전한 곳으로 옮길 예정이고, 분류작업도 안전하게 진행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어디로 옮기는지는 언급되지 않았고, 분류작업이 과연 얼마나 안전하게 진행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아래에 노원구와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표내용을 바탕으로 한 기사의 일부를 옮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노원구는 분리 장소로 한전연수원(노원구 공릉동)을 검토했으나 연수원 측과 추가오염 피해를 우려하는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장소 선정이 무산됐다.
이에 노원구는 억지로는 인명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 비상대책위원회와 제 3 지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원 이외의 장소를 물색하느라 시간이 걸렸으나 결국 어떤 장소도 허가를 얻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설 건축물을 세워 빨리 분류작업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국회의원과, 구의회의장, 시의원, 비상대책위원회, 상계 6동과 10동 주민자치 위원장, 동대표, 인근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안전에 문제만 없다면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에 동의하여 노원구청 뒤의 주차장에 펜스를 치고 가건물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분류작업장을 설치하고 나면 방사성물질과 일반폐기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나서 방사성폐기물을 전문 보관용기에 밀봉하고, 작업이 끝나는 대로 따로 보관하지 않고 국가에서 지정한 별도의 장소로 영구보관하게 된다. 이 작업이 전체적으로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빠른 시일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을 위한 안전대책으로는 4단계 분진제거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차단된 분류작업장 내부에서 분류작업을 하면서 건물에 의한 분진차단을 하고 부압장치로 작업중 생기는 미세먼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한다. 또 대형 진공청소기로 작업장 주변의 먼지를 흡수하고 분류작업장 내부에도 별도의 비닐차폐막을 설치하여 분류작업은 차폐막 안에서만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안해 하는 주민들을 위해 24시간 방사선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변 자동감시기기를 설치할 것이고, 안전한 보안장치도 설치한다. 또 환경단체를 비롯한 비상대책위원회, 인근 주민이 참여하는 감시단을 만들어 누구나 원할 경우 작업현장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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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2-0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가 원자녁에너지 이용의 장점을 언론을 통해서 강조하다보니
원자핵의 위험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여론이
우리나라 사회에는 부족한 거 같아요. 물론 감은빛님 같은 녹색당 당원분들이
열심히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지만요.
여전히 환경 정책 관련 의제는 특수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고요.
녹색당 같은 당이 많아져야 환경 정책 관련 의제들도 자연스럽게 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봐요, 앞으로도 감은빛님의 녹색당 활동에 올해에
기분 좋은 결실이 맺기를 기원합니다. ^^

감은빛 2012-02-09 13:24   좋아요 0 | URL
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의 거짓 광고 공세가 장난 아니죠!
핵발전은 절대 안전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녹색당이 꼭 생겨야 하는 이유는 기존 정당에서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할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녹색당만이 이 문제를 확고하게 밀고나가서 해결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구에서도 녹색당 창당을 위한 준비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시루스님께서도 관심가져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차트랑 2012-02-01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바와
사회적인 문제가 충돌할 때,
언론도 조용히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외히려 cyrus님께서 언급해주신 바와 같이
장점만을 부각시키는 경향마저 있는데
이는 한국이나 미쿡이나 모두 같은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유일하게 날것으로 먹는 음식이 홍어무침인데...
생각이 난다는...ㅠ.ㅠ

감은빛 2012-02-09 13:31   좋아요 0 | URL
지금의 언론은 80년대 땡전뉴스 시대보다 더 심각하죠!
조중동이야 기대하지도 않지만 다른 언론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경향만 유일하게 탈핵 관련 이슈들을 다루더라구요.

홍어무침은 혹시 아랫글 때문이신가요? ^^

saint236 2012-02-0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정부에서는 자기들의 일에 태클을 거는 녹색당도 좌빨이라고 부르겠지요?

감은빛 2012-02-09 13:34   좋아요 0 | URL
모르시는 분들이야 뭐 그렇게 부르시겠죠.
녹색당은 기존의 이념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정당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성장의 논리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기득권의 눈으로 보면 가장 왼쪽에 있는 집단이 될 수도 있겠지요.

차트랑 2012-02-10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홍어무침은 아래의 글 때문입니다 ㅠ.ㅠ
생선을 날 것으로는 먹지 못하는 체질인데
유일하게 날 것으로 먹어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 유일한 생선이
홍어무침이랍니다.
체질이 좀 짱이죠 ㅠ.ㅠ

감은빛 2012-02-20 07:06   좋아요 0 | URL
아, 독특한 체질이시군요!
저는 회를 너무 좋아합니다.
채식을 하는 아내는 늘 저를 야만인 취급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