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2월
또 12월이 왔다. 작년 12월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왜 이렇게 휙 지나가 버린건지 참 놀랍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뇌과학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정상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과학적인 기준보다 더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1년 중에 제일 바쁜 시기가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인데, 벌써 그 시기가 시작되어버렸다. 그렇다고 11월까지 덜 바빴던 건도 아니고 계속 바빴는데, 이제 더 바빠지는 때를 맞이한 것이다. 요즘은 바쁘다고 책도 덜 읽고 운동도 덜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려고 몇 가지 운동기구를 샀었는데, 걔들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추운 겨울을 맞이했다. 아무래도 기온이 떨어지면 운동을 하기가 싫어진다. 겨울에는 몸이 굳어 있어서 부상 우려도 크고,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귀찮다. 이 시기에는 덜 먹어서 몸매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요즘은 자꾸 과식과 폭식을 해서 몸매 관리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사람들을 덜 만나고 살고 있다. 야외 마스크 착용이 풀리고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한동안 못 보거나 혹은 안 보던 사람들을 일부러 만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아니 적어도 내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말이 되었는데도 예전에 비해 이런저런 모임들이 적게 생기는 것 같다. 이런 조용한 연말 나쁘지 않다. 조용해도 좋으니 큰 사고 없이 연말연시를 보내면 좋겠다.
벽돌책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 책 인증샷을 여럿 보았다. 계간 황해문화 전성원 편집장의 책이다. 과거 알라디너였고,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분이 낸 책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와 [길 위의 독서]를 재미있게 읽었었다. 이 책의 인증샷을 올린 지인들은 예스24에서 북펀딩에 참여해 받았다고 했다. 누군가 올린 후원자 인증샷 사진을 보니 내가 아는 이름이 몇 보이더라. 음, 만약 알라딘에서 북펀딩을 했다면 참여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예스는 아예 접속도 안 한지 몇 년이 넘어서 이젠 아이디랑 비번도 기억이 안 난다. 암튼 펀딩에서 이 책을 놓친 건 아쉽지만, 뭐 후원자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 정도니 그냥 넘어갈만하다. 얼른 이 벽돌책을 사서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내용을 보니, 제목처럼 하루에 한 꼭지씩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 한 꼭지씩이라. 이거 참 좋네. 한 번에 읽지 않고 매일 조금씩만 시간을 내면 된다는 이야기. 물론 건너뛰는 날들이 당연히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며칠 휙 지나가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 뭐 일주일 치나 보름 치를 휙 읽어버리면 될 일이다. 암튼 올해 이 책을 사서 내년 12월까지 다 읽는 걸 목표로 삼아도 재미있겠다.
오늘은 이 책의 출간 소식도 접했다. 한겨레 남종영 기자의 책이다. 이 분은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라는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제주 남방큰돌고래 야생 방사 프로젝트에 대한 책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것부터 떠올라서 이 신간을 사기 전에 그 책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매년 겨울이 되면 인간도 겨울잠을 자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기어 나와야 하는 아침이면 특히 더 그렇다. 올해는 겨울잠 말고 책 읽는 시간을 좀 원없이 가져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 읽고 쌓아놓았던 책 탑이 벌써 여러번 무너졌고, 그 옆에 새 책탑들이 다시 쌓였다. 지금처럼 야금야금 간간히 읽어가는 속도로는 절대 사는 속도를 읽는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사고 싶은 책은 어쩔 수 없이 살 수 밖에 없는 법. 이 집에서 이사 나가야 할 시기가 되면 또 책을 처분하느라 고민하고 고생하겠지만, 그때까지는 맘껏 책을 사모으는 기쁨을 누리리라.
브라질 전이 새벽 4시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잠들었다가 그때 일어날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안 자고 기다리기에는 또 너무 먼 시간인데. 출근도 걱정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일단 퇴근해서 저녁부터 먹으면서 고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