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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동화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같이 사는 남자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 정확히 말하자면 거의 유일하다 싶은 작가가 바로 온다 리쿠이다. 이야기의 화제에 책이라던지, 작가라던지가 오를 일이 없던 우리 부부에게 온다 리쿠는 이변을 안겨 준 것이다. 우리는 어설프지만 온다 리쿠 팬이라 말해도 되겠다.
“온다 리쿠 얼굴이 궁금하다. 왠지 예쁠 것 같군.”(불안한 동화와 구형을 계절의 앞표지에야 비로소 얼굴 사진이 등장해 주시는데, 그 전 발간된 책엔 안 나왔음.)
“검색해 보지 그래,”
“네이버와 엠파스에서의 얼굴이 완전 딴판이네.”
사설이 길었다.
여튼, 이 책을 읽기 전엔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를 남편과 동시다발적으로 읽었다. 그런데 평가는 완전 엇갈렸다. 그러니까 나는 환타지 느낌이 나는 작품(로미오와 로미오는-)보단 이 쪽 그러니까 정통 추리물이 훠~얼씬 재미가 있었다.
역시 의외의 결말을 턱!!! 하고 터뜨리는 줄 아는 타고난 이야기꾼.
범인이 의외인가 라는 차원을 넘어서, 이야기의 서두부터 전제했던 “환생”의 실체를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찾게 하는 탁월함이랄지.
그리고 내레이션을 하는 바로 주인공 마유코. 스물 넷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면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자라고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한 ‘재능’-다른 사람들이 잃어버린 것(물건 같은 거?)을 잘 찾아냄. 단, 그 사람들의 기억력도 남들보다 뛰어나야 함. - 역시 그의 인격에 특별한 개성을 부여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특별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생에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 대해 초조함을 느끼지도 않는다. 생긴 것도 평범하고 딱히 눈에 띌 만한 장점도 없다. 더욱이 다른 여자들처럼 결혼을 동경하는 것도 아니다. 이따금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이따금 전시회나 영화를 보고 감동하고,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읽어보고, 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도 않는.
그러니까... 무조건 자신을 타인과 차별화하고 ‘뭔가’를 추구하는 타입과 판에 박힌 ‘여자의 인생’을 걷는 타입의 딱 중간 그 경계선상에 있는 것이다.
나야말로 그 이상한 재능(?)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딱 마유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