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딸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수식어가 작가 앞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거 같지만, 어려운 말은 각설하고, 그녀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은 인정!  자기 자신만의 총체적 문학관을 통해 19세기 칠레 사회와 캘리포니아의 초창기 개척 시대의 모습을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서 반영하며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칠레에서 성장한 주인공 엘리사는 처음엔 금광으로 떠난 첫사랑의 남자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배를 몰래 탄다.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밀항을 한 것이다. 그러나 가는 길에 유산을 한 후, 캘리포니아에서는 남장을 하고 그렇게 행세를 하면서 여자로서의 모든 삶을 포기하며 살아가지만, 점차로 억압과 왜곡을 극복하고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회복하는 삶을 찾게 된다. 여기서 엘리사의 친구이자 동반자로 나오는 중국인 타오 치엔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미국 사회에서 억압받고 소외받는 인종 계층으로써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인물이다.

이 소설은 다른 두 영혼의 집, 세피아 빛 초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세피아 빛 초상은 운명의 딸의 속편 격....그리고 그 이후 영혼의 집이 있다. 그러나  
이사벨 아옌데는 영혼의 집 , 운명의 딸, 세피아 빛 초상, 순서로 삼부작의 집필집을 냈다고 한다.


p.12

중요한 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동적으로 다가온 삶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거였다.

 
p.157

"독창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늘 미친 사람으로 보이지요."

파울리나가 덧붙였다.

 

p.180~181

"네가 배우면 배울수록, 네가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깨닫게 될 거다." 하고 스승은 인자하게 웃었다. (...) 그러면서 마구잡이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주의를 잊지 않았다. 식탐이나 색탐 못지않게 학문에 대한 욕심도 사람을 망치게 할 수 있다는 거였다. "현자는 원하지도 말고, 판단하지도 말고, 계획도 세우지 말아야 한다. 마음을 활짝 열어놓고 평화로워야 하느니라." 스승의 주장이었다.

 

p.195

상인들이 마약과 폭력의 문명을 전파하는 사이, 선교사들은 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자 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독교는 전파되어야 했다. 기독교만이 유일하고 진정한 종교이며, 공자가 예수 그리스도보다 5백 년 전에 살았다 하더라고 그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외국인들은 중국인들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 그들은 자기네들 종교가 가장 유일한 것처럼 믿고 설교하는 양놈들의 집착을 매우 재미있어했다. 실질적이고 관용적인 중국인들에게는 영적인 것이 종교보다는 철학에 더 가까웠다. 그건 윤리의 문제이지, 절대 교리의 문제는 아니었다.

 

p.429

"헛된 건 아무것도 없어. 인생에는 도착점이 없어, 엘리사. 그냥 걷기만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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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6-2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왓, 이 품절된 책을 어디서 사셨데요? 요즘 태교로 책 많이 읽나봐요. 건강하죠?^^

icaru 2006-06-2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 꺼 빌려 읽었거든요. 영혼의 집 하고 세피아 빛 초상은 구입해서 읽어야 겠어요~

2006-06-21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6-22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잘 구입했지 뭐야~ 근데.. 전 주인이 그 책 가지고 스터디라도 했는가봐...그지? 뭐라고 쓴 건가 궁금해서 읽고 싶었는데...난독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