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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읽기 전부터 마치 전에 읽었던 것처럼 생각되는 책이었다. 이 소설을 향한 많은 리뷰들과 기사들을 보았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는데, 그게 바로 최근.
짧은 집중력과 산만한 정신 상태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끝까지 못 읽는 책들이 완독하는 책보다 더 많다. 전엔 오기로라도 완독을 했었는데, 요즘엔 그럴 시간에 다른 책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게 낫다며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도 완독하는 데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읽다가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내려놓겠다고.
그러나! 읽다보니 어느덧 14장 마지막 챕터다. 백숙집으로 다시 출근을 하는 윤영이 참는 것 만큼은 잘 할 수 있다며, 생활 전선(?)으로 뛰어드는 부분이다. 정신없이 몰입해 읽을 만큼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겠으나, 그렇다. 나도 여자이고, 가정을 꾸렸고, 자식이 있는데, 같은 여자의 삶이 이와 같다면, 읽는 내내 어찌... 괴롭고 불편하지 않을 것인가...
윤영의 삶은 정말 이보다 더 최악인 상황일 수는 없다 싶게 곤란하다. 그러나 또한 누가 '그 길밖에 없었냐'고 냉엄한 잣대를 들이댈 수 없을까? 오늘도 내일도 그저 견뎌내는 이 여자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만, 고난의 유무를 따지는 가치 판단의 개입 자체가 고난이요 곧 시련이기에, 그녀가 얼결에 들어서게 되었던 그 방식, 중간에 한번 길을 벗어날 수도 있었지만, 그저 내 가난한 일가가 죄라면 죄이기에, 다시 그런 방식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현실 세계를 살고 있는 내가 아는 생활이 감옥(?)인 여성들을 모두 떠올려 봤다. 아....! 아무리 그래도 최악은 역시, 윤영처럼 오쟁이를 진 남편을 둔 여성인 것이다.
영화 파란 대문을 위시하여 김기덕의 영화도 막 생각난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일 자체가 죄,,,라는
원죄의식에 사로잡히게도 된다. 우리 모두가 왜 태어났니, 왜 낳았니, 왜 망가질 수밖에 없니, 사는 것 자체가 망가지는 일이긴 하다만,,,
백숙집으로 다시 재취업한 윤영은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