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노트북 1
도리스 레싱 지음, 안재연.이은정 옮김 / 뿔(웅진) / 2007년 10월
구판절판


토마스 만은 소설을 삶에 대한 철학적인 진술로 사용했다. 중요한 점은 그러니까 소설의 기능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널리즘의 전초부대가 되고 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삶의 영역들-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미국 부대, 탄광촌- 등등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148쪽

꿈속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깨었을 때 기억나는 것이라곤 내가 울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막스 부인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녀가 말했다. "자면서 흘리는 눈물만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흘리는 유일하게 순수한 눈물이죠. 깨어서 흘리는 눈물은 자기 연민이에요."
내가 말했다. "아주 시적이긴 하지만, 당신이 말씀하신 걸 믿지는 못하겠어요."
"왜 믿지 못하시겠다는거죠?"
"왜냐하면 제가 울 거라는 걸 알면서 잠이 들 때도,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끼거든요."
그녀가 미소짓는다. 나는 그걸 예상한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제가 마조히스트라고 말씀하시려는 것은 아니죠?"내가 냉소적으로 말한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라고.
"고통 속엔 쾌락이 있죠." 그녀의 승리감에 경고를 하면서 내가 말한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말한다. "막스 부인, 저를울게 만든 슬프고 향수 어린 고통은 그 빌어먹을 책을 쓰게 만든 것과 똑같은 감정이에요." 그녀가 충격을 받아 똑바로 앉는다. 내가 책을, 고상한 행위인 예술을 빌어먹을 것으로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말한다. "당신이 해온 모든 것은 저를 한 단계 한 단계, -464쪽

이전에 알고 있던 것에 대한, 즉 그 책의 뿌리에 독이 스며 있다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자각으로 이끌어가는 거예요."
그녀가 말한다. "모든 자기 인식은 우리가 전에 알고 있던 것에 대한 보다 깊고 깊은 차원에서의 인식이죠."
내가 말한다. "하지만 그건 적절하지 않아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 내게서 무슨 말인가가 나오려 했지만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때 그녀가 말한다. "일기는 계속 쓰시나요?"
"쓰다 안 쓰다 해요."
"여기서 있었던 일들도 거기에 쓰시나요?"
"때로는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일기를 쓰는 과정이 그녀가 해빙이라고 생각하는 ,즉 글을 쓰지 못하게 막고 있는 '장애물'을 풀어주는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마치 그녀가 일기를 언급함으로써, 그것을 자신의 치료의 한부분으로 만듦으로써, 말하자면 그녀가 나에게서 그것을 훔쳐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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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속에서 까지 울면 ~
궁금한 이야기네요

icaru 2011-09-20 09:20   좋아요 0 | URL
이 책에는 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러니까 무의식까지 분석하는 소설이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