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이 공부다 - 수학천재 이수홍과 엄마가 함께 쓴 성장이야기
이수홍.허종숙 지음 / 다산에듀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의 첫마음을 자꾸 잊는다. 태어날 아이에 대해서 특별한 바람은 없었다. 제발 건강하기만 하다면! 더는 욕심내지 않겠다는 그 바람.  

아이들을 낳고 나서, 첫번째 난관은 내 인성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형편없다는 것을 목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육아 전반을 몰라서 겪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이와 내 기질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우울해지거나, 그래서 자주 화를 내거나 했으니까.   

내 말 끝에 아이가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떼를 부리면, 어린 것의 그런 행동 하나하나를 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참으로 자존감 낮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지금과 달리 우리 30, 40대의 사람들의 부모님들은 생존이 절박한 유년기를 보낸 세대였다. 그런 부모님 아래에서 자란 대개의 우리들은 사실 원부모에게서 받은 어릴 적 상처들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하고 부모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려움은 이 때 발생하는 것 같다.  

이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자, 이런저런 육아서들을 찾아 보는데- 결국은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고, 인생은 둥글둥글 살아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신봉 그저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좋은 성품으로 키우는 데만 목표를 두라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육아서라고 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수험생 부모 수기집이라고 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월반해서 서울대 수학과에 자녀를 보낸 어느 엄마와 그 아들의 이야기인데, 엄마의 교육 지침은 평범하고 둥글둥글한데, 아들은 비범한 아들이 되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엄마가 말하는 교육 이야기, 그리고 2부 수홍이가 말하는  자신의 성장 이야기. 노는 것 자체가 공부였고 그 도구로서 전화번호부, 요요, 계산기, 롤러브레이드, 생종이 등등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마음을 성장시켜준 음악(피아노) 및 풍물반 활동, 공연이나 영화 이야기였다.

나는 1부 수홍이 엄마가 지금껏 수홍이를 키우면서 하는 이야기들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자녀 문제에 관한 것만큼은 쉽게 예측하기도 결론내기도 힘든 것이라 절대적으로 무엇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다면서 육아를 어렵게 생각하거나 혹은 너무 잘 하려는 마음이 컸다면 힘들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하네. 출산과 육아에 임하는 마음 또한 단순했다고 한다. 당시 유행하던 교육법들은 내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육아나 교육에 관한 책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는 그저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거나 주변 사람들을 본받고 친정엄마의 조언을 따르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구나 어린 시절은 길면 길수록 좋다 동심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길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며 조급해지지 말자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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