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깨물기 지원이와 병관이 3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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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가 좋아할 법한 책을 권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것을 읽히는 게 아닌가.




고대영 작가의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김영진 작가의 그림이 좋다. 실사에 가까운 그림이란 대개 사이버틱해서 정감이 쉽게 가지 않는데, 이 작가의 그것은 아주 따뜻하다. 이 작가의 그림이 에니메이션으로 나온다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열광할 듯...




보통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세 살 터울 두 아이의 수준 차이 때문에 형 책 읽고, 동생 책을 읽거나, 그것도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구 하나는 울고항의하면서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고대영, 김영진 콤비의 책들은 세 살 아이도 형과 같이 본다. 책이 너무 고맙다. 

손톱 깨물기에 관해서라면, 육아를 하는 엄마 중 절반 이상은 애먹는 부분이 아닐까? (이거 또 일반화의 오류일까! ㅎ) 우리 아이들이 그랬다. 큰아이 다섯 살 때는 아이 손톱을 깎아준 기억이 없을 정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초조하거나 불안할 때는 잘근잘근한다.




이 책에도 지원이가 손톱을 깨물게 될 일련의 서사들 그리고 엄마의 당근책을 통해서 해결해 가는 과정이 보인다. 손톱을 깨물게 하지 않으려고, 붕대를 감거나 약을 바르다니, 그런 방법들은 생각해 본 적 없고,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못하게 해야 할 당위를 찾지 못했었는데, 내가 둔감한 엄마여서 그랬나 보다. 일주일 동안 손톱을 깨물지 않아 그게 자라면, 엄마가 상으로 48색 크래파스를 사주겠노라 비장의 카드를 제시한다.




육아란 그렇다. 회유와 협박의 적절한 하모니~




이 책을 읽고, 손톱 깨무는 버릇을 고쳤어요~ 하는 것은 여러모로 무리이다. 당연하지.

되려, 이 책 속에서 누나 지원을 따라하는 병관이처럼, 책을 덮자마자 세 살짜리 둘째 아이가 대번 손가락을 입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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