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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랜즈 베스트 콜렉션
아름출판사 편집부 엮음 / 아름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아주 실용적인 악보집이 나온 거 같아, 반갑다. '실용적'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이유는, 데이비드 란츠의 곡들 중에서 좋은 것들만 가려 모은, 수록곡 중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악보집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데이비드 란츠의 A Whiter Shade Of Pale으로 대답한다.
중학교 다닐 때 저녁 라디오 프로그램을 섭렵하던 나는 주로 <이미선의 FM>다이얼이라는 클래식과 영화 음악으로 선곡표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의 애청자였다. 나중에는 이 프로그램 듣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머지, 녹음을 해 두어 계속 반복해 듣곤 했었다. 그런 와중에 녹음 테잎에 녹음이 된 음악이 바로 A Whiter Shade Of Pale이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제목도 모르고 녹음을 했던 터라... 나중에 테잎 목록을 만들 때 이 곡에 대하여 내맘대로 제목을 따로 부쳐 적어 두었었다. 처음 그 음악이 나오던 방송을 들었던 것이 5월이었고, 주로 아침에 나는 그 음악을 듣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곤 하였으므로 제목을 '5월의 아침'이라고 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음악의 실제 제목을 알고파 무척 노력을 하였으나, 알길이 없었다. 그러나 간절하게 알고자 하면 알아내지 못할 것이 없듯이 몇년 후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같은 과 동기로부터 그 음악의 제목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그 기쁨을 무엇에 비교할 수 있을까, 나는 쌈지돈을 모아 음반 가게로 달려 갔고, Cristofori's Dream이라고 제목이 붙어 있는 앨범을 샀다. 그 앨범의 맨 마지막 곡이 바로 A Whiter Shade Of Pale(이 곡은 원래 6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팝가수프로콜 하롬이라는 사람의 곡이었다. 훗날에 데이비드 란츠가 이곡을 편곡한 것인데 원곡보다 훨씬 좋다. 데이비드란츠 본인도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 곡에 가장 애착이 많음을 밝히고 있다.)이었고, 첫 곡은 Cristofori's Dream이다.
뭐든 다 그렇겠지만 음악도 한 음악만 자꾸 들으면 무지 지겨운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 곡만은 예외라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이후로 나는 데이비드 란츠의 앨범을 광적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특히 앨범집에 있는 곡 중에서 좋은 것을 들라면 'A Whiter~'를 포함 Cristofori's Dream(크리스토퍼 라는 사람은 현재의 '피아노'의 전신인 합시코드를 창안한 사람이다. 크리스토처의 꿈 그러니까 자신이 만든 악기인 피아노에 대한 꿈, 이란 뜻일 것이다.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가 나는 피아노 곡으로 샵이나 플랫이 붙지 않은 다장조라서 연주하기에 수월하며 기법 또한 반복된다.)와 Leaves On The Seine(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말 드라마 같은 데굉장히 많이 삽입되었던 아주 익숙한 곡이다. 가을 냄새가 나는 차분한 발라드 곡이라고나 할까), Heartsounds(베토벤 곡의 템피스트가 생각난다. 격정적이지만 밝은 곡으로 손가락 터치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신나는 곡이다.), Nightfall(Leaves On The Seine와 마찬가지로 유수의 드라마에 삽입되었었다. 분위기 좋은 단조 곡이다.), Courage Of The Wind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