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 잡고, 목표 잡았으면 다음 단계는 시간 투자라는 생각을 한다. 매사가 그런 이치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글을 쓰는 일도 이것이 신 내림이 필요한 예술 영역의 아니라, 노동의 영역이기 때문에 뭐가 됐든 매일 엉덩히 붙이고 앉아 쓰는 일, 그리고 고치는 일, 그것을 ‘충분히 됐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하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한다. 겁 먹을 거 없고, 흥분할 것도 없고. 

근데 내가 쓰지 못하는 이유는 뭐냐고! 시간도 낼 수 있고, 응당의 노가다도 할 수 있으면서....그건,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려는 쓰고자 하는 열망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이유가 될까? 아주 훗날 혹시 모른다. 그간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어떤 열망 때문에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할런지도.

나에게도 소설가의 재능이 있을 법하다, 고 설핏 생각한 적도 있다. 정말 농담처럼 든 생각이다. 뭐냐면, 난 그럴싸한 거짓 이야기를 꾸며서 즐기는 재능 아닌 재능이 있었다. (과거형이다. ㅎㅎ) 그 증거를 어디서 찾냐면 어린 시절로 거슬러 간다. 나는 어릴 적에 지독하게도 불행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글쎄, 이거다 하고 내세울 특별히 불행의 씨앗이 될 만한 사건 같은 것도 없었고, 부모님들이 심각한 문제가 있으신 분들도 아녔고, 집이 찢어지게 가난한 것도 아니었고, 허나 행복하지는 않았다. -- 우리 엄마가 들으시면 섭섭하게 생각하실 거다.--

그래서 나는 ‘나’를 대타할 만한, 상상의 여자 아이를 만들어서 놀곤 했다. 그 아이 이름은 수민이거나 수진이거나, 수정 여하튼 앞에 ‘수’자가 들어간다. 예쁜 옷이 많고, 얼굴도 예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고, 뭐 하나 빠지는 거 없이 잘 나고 행복한 캐릭터다. 이 아이에게 일어나는 행복한 얘깃거리들을 만들어서 그걸, 즐기느라, 정신을 안드로메다에다가 놓는 일이 잦았다. 동생도 가끔 그 때의 내 모습이 기억나는지 말한다. 언니는 “멍 때리는 아이”였다고. 근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어불성설이다. 어린 시절 내적 불행이 큰 아이는 소설가의 재목이 보인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네?

잡설은 이쯤 해서 접고, 스누피에게 갖은 교훈을 들이대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좀 옮겨 보자.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 / 다니엘 스틸

: 글을 잘 쓰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이렇게 하면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다. 책 한 권을 쓰려면 겁도 나고 흥분되 되고 마음도 다잡아야 하는 등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 존재가 하찮다고 생각할수록 책은 더 좋아진다.

-대화에 녹여내라 / 클리브 커슬러

: 나는 등장 인물보다 플롯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등장 인물이야 영화 감독이 배우를 선발하는 것처럼 나중에 선발하면 되는 거야. 악당이라면 주인공이 혼내주는 장면에서 독자들이 박수를 칠 수 있도록 정말 야비해야 해. 좋은 사람이라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해야 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는 다음과 같아. 전문적인 것을 자세히 설명하려고 지겹기 짝이 없는 묘사를 늘어놓거나 뻔한 얘기를 설교조로 이러쿵저러쿵 문장을 늘어놓지 말라는 거야. 독자들은 따분해서 그 부분은 읽지도 않을거야. 그런 게 있다면 대화로 녹여내는 거야.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 / 시드니 셀던

: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은 간단하다.

*자기가 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글감을 택하라.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그 글감을 발전시켜라.

*모든 단어들이 빛을 발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다시 써라.

-작가가 되기 위해 황소와 싸울 필요는 없다 / 토마스 맥구안

: 작가에게 딱 맞는 경험이란 없다. 작가가 되기 위해 로데오 경기에 나가거나 황소와 싸울 필요는 없다.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면 된다. 

-쓰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 / 레슬리 딕슨

작가들은 투덜투덜 괴롭다고 말할 뿐이야. 신기한 일이지만, 성공을 거두면 신음소리가 더 커지지. 성공하기 전, 진짜 고통스러울 때는 사실상 불평할 겨를이 없는 거야.

-거짓말도 공들여 만들어라 / 오클리 홀

스토리텔링이란 공들여서 거짓말을 만드는 일이다. 우리 거짓말쟁이들에게는 우리가 만든 허구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이야기꾼은 자기가 만든 소설을 독자들이 진짜처럼 읽게 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하려고 노력한다. 

-절름발이도 탭댄스를 출 수 있다 / 패니 플래그

잘 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나는 글을 쓰고 싶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 주가 끝나갈 즈음에 나는 대학의 학위나 어휘 능력이나 문장을 분석하는 일과 글을 쓰는 일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려는 쓰고자 하는 열망을 이길 수는 없는 거야.

-악평을 두려워하지 마라 / 윌리엄 F. 버클리주니어

자기 작품에 대해 악평을 쓴 사람에게 편지를 쓰기가 더 쉬워.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한 세게 받아치면 되는 거니까. 그러고 나면 정말 이상하게도 서로 친해진단 말이야.

-모든 글쓰기는 독학이다 / 수 그래프턴

작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도와주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던지는 이런 충고 중에서 받아들일 충고와 무시할 충고를 잘 알아내 자기 식대로 글을 쓰는 일이다. (...) 나는 아직도 자각라면 모름지기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을 충분히 써보면 좋은 문장과 설익은 문장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단편 소설을 스물다섯 편만 써보면 되는소설과 안 되는 소설의 차이를 알아낼 수 있다. 큰소리로 소설 속의 대화를 읽어보면 겉멋 들고 허황된 것과 ‘진짜’ 대화가 금방 구분된다. 

몸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 엘리자베스 조지

글쓰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내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글을 쓸 때 몸의 상태에 대해 늘 깨어 있으라고. 마음은 늘 거짓말을 하지만, 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나는 말해준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 버드 슐버그

행동하는 등장 인물들이 플롯에 필적하는 것이라면, 목적이 있는 플롯이 바로 주제가 될 것이다. 주제 따위는 치워버려라. 그걸 교묘하게 감추기 위해서 글을 쓰는 거니까.

연애소설에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법 / 솔 스타인

작가는 플롯이 등장 인물의 성격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다. 등장 인물의 성격과 그들의 욕망을 , 그리고 이와 부딪히는 다른 등장 인물들의 성격과 욕망을 잘 이해해야만 연애의 각 국면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다.


계속되는 폭풍우는 없다 / 레이 브래드베리

그뿐만 아니라 1937년과 1938년에도 거절 편지의 눈보라가 있었고, 내 나이 스물한 살과 스물다섯 살에는 더 심한 거절 편지의 눈폭풍이 몰아쳤다. 그 편지들을 보면 이렇게 나와 있다. 열다섯 살에 처음으로 단편소설들을 '에스콰이어' 같은 잡지에 투고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람들은 내 원고를 받기 이틀 전에 반송할 정도였다! (...) 집에 가면 거절 편지의 눈보라로 뒤덮인 벽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몰랐던 모양이다. 나는 그 모든 것을 견디며 더 무시무시한 단편소설을 천여 편 썼는데, 그것들도 차례대로 퇴짜를 맞았다. 그리고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나는 비로소 단편소설들을 팔기 시작했고, 내 사십 평생 동안 몰아쳤던 눈보라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최근에 펴낸 단편소설집을 보면 그중 일곱 편은 적어도 미국의 여러 잡지사들에서 퇴짜를 맞은 작품이다. 그 중에는 스웨덴에서 퇴짜 맞은 소설도 있다!


주인공의 욕망을 간파하라 / 레어드 쾨니그

이야기는 쓰는 게 아니라 계속 고쳐 쓰는 것이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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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7-11-2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완전정복한것 같습니다.
완전정복은 동아전과,표준전과와는 좀 다르고 이달학습,다달학습 시리즈와 연관성이 있다는 거군요.^^

icaru 2007-11-2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런가요? 말탄 나폴레옹 아저씨가 한 손 높이 든 동상 같은 게 두둥! 하고 떠올라요~ 완전정복의 어원이 되는 인물인가?? (심한 동문서답)

2007-11-28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투명인간 2007-11-28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너는 대단하다. 결혼하고 한 동안 책읽을 여유가 없더라. 어제는 신랑이 그림을 봤는데 그 그림 한 점을 사서 벽에 걸었으면 하더라. 어떤 그림이냐고 하니 한 번 인터넷에서 찾아보겠다고 하더니 찾아도 없다며 대신 다른 그림을 찾아 보여 주는데 책을 읽는 소녀라는 제목의 그림이더군. 내가 책 읽는 모습과 닮았다나? 요즘의 나의 생활에 반성을 하며 책 몇 권을 살까하고 요즘은 어떤 책이 좋은 거 써핑 중 니가 읽어 추천하는 책이라면 참 좋은 책일텐데 하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들러보니 넌 계속 책을 읽고 이렇게 서재를 관리하고 있었구나. 역시 대단한 친구구나! 목표 12월 한 달 동안 책 5권 읽기!ㅋㅋ 가능할까? 신랑이 결혼하고 내 책을 보더니 묻더군. 이 책 다 읽은거냐고?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있는 책 다 읽고 책 또 사라고 했는데 ㅋㅋ 또 책 지름을 한다. 에구.. 사들이는 속도만큼이나 내가 책을 읽으면 좋으련만...

2007-11-28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일리 2007-11-3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총정리 끝내셨으니, 실기 평가로 들어가셔야겠는데요^^
영감과 글감과 마감이 함께 임하시길~

icaru 2007-11-30 19:23   좋아요 0 | URL
아웅 지가 실전에 약해서요~ ㅎㅎ
3감이 늘 함께 임하길요~ 배트마담 님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