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가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 지침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나오면 아무래도 더 주의집중이 잘 된다. (그 이전까지는 건성을 읽었다는 것을 시인하려 드는 것처럼) 이 책은 동생이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고 있는 것을 봤는데, 얼머나 많은 사람이 거쳐 갔나 책 중간에 제본이 떨어져 나가서 장마다 테이핑을 하였었다. 나는 처음 듣는 제목이라 의아했던 거다 자기계발서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냥또 그렇게 치부하고 인지하지 못했었는가 보다. 화제의 자기계발서였는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요즘에 읽고 있는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라는 책에서도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전 캐인의 콰이어트에 대한 소개글이 나왔다. 이 책은 뉴욕 타임스에 4년이 넘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간 있던 책이라고 했다. 심지어, 그녀가 한 테드 강연은 1,7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하고, 빌 게이츠가 가장 좋아하는 강연으로 꼽기도 했다고 한다. 테드 강연에는 나오지 않겠지만, 콰이어트에는 그런 구절이 나오기는 한다.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기술을 갈고 닦는다고 해도 빌 클린턴이 될 수는 없고, 빌 클린턴이 혼자 컴퓨터를 아무리 많이 한다고 해도 빌 게이츠가 될 수 없다.’라고. 이 뜻은 환경에 의한 자유 의지를 통해서 유전자, 두뇌, 신경계의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 꽤 멀리까지 갈 수는 있어도, 유전적 한계를 넘어서까지 무한대로 멀리 가게 할 수는 없다는 것.

우리 아이들은 외향성과 내향성을 고루 타고난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내향성에 더욱 가까운 듯하다. 나는 어떤가? 나는 나의 성향을 알고 있나?

 

외향성과 내향성이라는 각각의 기질은 광범위한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반응성 낮은 외향적인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배려심 있는 부모 손에 양육된다면, 에너지 넘치는 성취가에 다채로운 성격의 사람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오프라 윈프리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같은 아이를 부주의한 사람이 돌보거나 아이가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자란다면, 남을 괴롭히는 아이나 미성년 범죄자나 성인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심리학자들은 아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서 부모에게 꾸중을 들었을 때 양심이 형성된다고 믿는다. 양육자의 못마땅한 반응에 아이는 불안해지고, 그것이 기분 좋은 느낌이 아니므로 반사회적 행동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것은 부모의 행동 기준을 내면화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핵심에는 불안이 있다.

하지만 반응성이 극도로 낮은 아이들이 실제로 그렇듯, 다른 아이들보다 별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이런 아이들에게 가치관을 심어주는 최선의 방법은 보통, 긍정적인 역할모델을 보여주고 무모한 성향을 생산적인 활동에 집중하도록 돕는 것이다. 반응성 낮은 아이스하키 팀원은 어깨를 낮춰서 상대편에 돌진하는 적법한동작을 할 때 동료들에게 잘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긍심을 느낀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 팔꿈치를 들어올려 상대에게 뇌진탕을 입히면 패널티박스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번에는 같은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운동도 없고 달리 대담한 성격을 다스릴 만한 건설적인대안이 없는 위험한 동네에서 자란다고 상상해보라. 아이가 어떻게 비행에 빠지게 될지 상상이 될 것이다. 어쩌면 불운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몇몇 사람이 말하듯 가난이나 무관심 때문에만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대담하고 활력은 넘치는데 건전한 배출구가 없다는 비극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반응성이 높은 아이들의 운명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반응에 강한 신경계 때문에 이 아이들은 어린 시절의 역경에 금방 압도당하기는 하지만 애정어린 환경에서 자라면, 반응성이 낮은 아이들에 비해 정서 문제가 적고 사교 기술도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왔다.

벨스키는 내게 반응성 높은 아이의 부모가 엄청나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양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실제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이 아이들을 역경에 쉽게 무너지는 유형으로 보기보다 가변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쁜 쪽으로도, 좋은 쪽으로도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반응성이 높은 아이에게 이상적인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내게 유창하게 묘사한다. “아이의 신호를 읽고 개성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 뭔가를 요구할 때는 혹독하거나 적대적인 방식이 아니라,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하는 사람. 호기심, 학업 성과, 만족 지연, 자제력을 장려하는 사람.” 물론 이 조언은 모든 부모에게 아주 훌륭하게 들어맞지만, 반응성 높은 아이를 기를 때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에릭 말퍼스는 <길고 긴 춤>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인 이지적인 남자에 관해 이렇게 썼다.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피부 가죽이 한 겹 얇은 상태로 살았다. 그는 타인의 고난에 더 아파했고, 삶의 충만한 기쁨에도 그러했다...." 이 인물을 피부가 얇다고 묘사한 것은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알고보면 상당히 문자그대로의 표현이기도 하다. ...고 반응성인 내향적인 사람은 땀을 더 흘리고, 반응성이 낮은 외향적인 사람은 적게 흘린다. 이들의 피부는 문자그대로 '두껍고' 자극에 덜 받고 만져 보면 시원하다. 내가 대화해본 몇몇 과학자에 따르면 바로 여기에서 사회적으로 '쿨하다'라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한다."  

 

"사고 체계가 복잡하다면, 날씨에 관해서나 휴가에 어디에 갔는지 등을 얘기하는 건 가치관이나 도덕에 관해 얘기하는 것만큼 흥미롭지 않을 겁니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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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8-05-18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오랜만이에요

icaru 2018-05-18 16:30   좋아요 1 | URL
으아 진짜 오랜만이어요... 서재에 올라온 마지막 글만 여러번 확인하면서, 언제 나오셔서 남겨주시나 은근 기다렸네요~ ㅎㅎ

하늘바람 2018-05-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해요

저도 늘 궁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