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를 읽었다. 죽음을 앞두고 장조와 단조의 음계를 하나씩 짚어 가면서 써내려간 악보다.
자신의 삶이지만, 그 과정은 오롯이 자신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한 것이라 한다.
자신에게 몰입할수록 점점 약해지지만, 타자를 지키려할 때는 나날이 확실해지는 시간이라 한다.
연결되어 있는 우리들, 누군가의 죽음은 또 다른 나를 죽이는 일과 같다.
나는 아주 많이 느리다.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참 후에야 제대로 인식하고 느낀다.
그래서 주변인들이 특이하고, 생뚱맞는 반응에 놀라기도 하고 의아해 하기도 한다.
어쩌면 외면하고 싶고, 의식하지 않으려고,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잊혀지지 않고, 잊은 줄 알았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자꾸만 떠오른다.
맹자 공부하는 학우 중에 스스로 먼저 가 버린 자식을 가진 이가 있다.
특히 이 맘때가 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사는 게 아니라는, 그 분을 위해 기도할 뿐이다.
241쪽,
아침, 다시 다가온 하루. 또 힘든 일들도 많으리라. 그러나 다시 도래한 하루는 얼마나 숭고한가. 오늘 하루를 정중하게 환대하기.
273쪽에서 마지막 279쪽,
건너가기, 넘어가기, 부드럽게 여유 있게 / 사랑의 마음, 감사의 마음, 겸손의 마음, 아름다움의 마음 / 무엇이 문제인가 / 가고 오고 또 가고 / 잘 보살피기 / 적요한 상태 / 내 마음은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