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시집의 표지는 강렬하다. 책 속의 내용만큼 눈을 사로 잡는다.
'방부제가 썩는 나라'에 대해서
'모든 게 다 썩어도
뻔뻔한 얼굴은 썩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나라에 살고 있다. 뻔뻔한 얼굴들이 너무 많은 나라에 살고 있다. 두리뭉실하게, 그렇다 하더라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에 맞춰 정황과 근거까지 들어 이야기 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며칠 동안 월드컵 축구로 즐거웠다. 실력의 차이가 확연한 데, 강한 애국심?을 운운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밀어 붙일 수는 없다. 누구나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그러기에 만족한다. 공정해야 하는 심판들(아울러 정정당당하게 뛰어야 하는 선수들) 보는 묘미도 있었다. 공정과 정정당당의 말 속에 '어느 정도'라는 의미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도 암묵적으로 용인되어 축구를 하는 또 하나의 세상을 드려다 보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잠깐이지만, 눈으로 덮힌 뻔뻔한 곳도 있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