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허무, 고통, 슬픔을 겪지 않는 이는 없으리라.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슬픔'이다. 그래서 슬픔을 공부해야 한다.

제주도로 가면서 집어 든 책이다. 그리 많은 책 중에 이 책은 제목과 표지의 뒷 모습 때문이리라. 영원히 알 수 없는 타인, 뒤 모습만 보여도 알 수 없는 너에 대해서 기쁨조차 알 수 없는 데 슬픔까지 익혀야 하다니, 나의 슬픔 또한 감당키 어려운데,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공부까지 하여야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너를 사랑받는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네가 너의 결여를 인정하고 그 생채기와 더불어 살아가도록, 그래서 더 이상의 고통이 아닌 '온전한' 사람으로 살게 하기 위해서다. 

필요한 것은 타인의 슬픔을 공감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관계는 교환을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의 공부가 무용지물이나 비생산적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공부하고 시도해야 한다. 비록 슬픈 공부이고 헛된? 노력일 수도 있지만, 먼저 지금 여기에서 작금의 현실에서 나는 슬프고 아픈가? 를 먼저 묻기 부터 필요하다.

저자가 시, 소설, 영화, 사건 사고 등을 바탕으로 공부한 슬픔에 관한 글이다. 오래 전의 글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슬픔은 변한 게 거의 없는 거 같아 슬플 뿐이다.      

세상 만사가 이렇다.

'입김은 찬 것을 녹이기도 하지만 뜨거운 것을 식게도 한다. 눈물은 당신을 감동시키기도 하지만 당신을 얼어붙게도 한다. 이처럼 사랑이 변한다는 것은, 동일한 것이 어느 날 문든 정반대의 의미를 갖게 되는 일이다.(298쪽)'



*제주도는 하늘과 공기가 달랐다. 신호등 대신 회전교차로가 많았다. 저녁이 되면 금방 밤이 되었다. 도로에는 거의 하하허허호호들만 웃으며 달리고 있었다. 식당의 질이 좋아졌다. 예쁜 카페들이 많았다. 앤트러사이트 한림 커피가 최고였다. 해안도로와 삼나무 숲길은 그저 좋았다. 그러나 제주살기는 한 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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