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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다는 것 -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
아브람 더 스반 지음, 한신갑.이상직 옮김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세네카

 

Homo est animal sociale. [L]

Man is a social animal.

Seneca, De Beneficiis, bk 7, 1

 

  사람들은 함께 삽니다. 함께 살아야 하니까요. 사회를 이루며 삽니다. 여기 ‘함께 산다는 것’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네덜란드 사회학자가 쓴 책입니다. ‘아브람 더 스반‘이라는 학자네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글도 썼다고 합니다. 부제는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입니다. 그의 탐구를 들어보도록 합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책은 ’사회과학‘에 대한 기초 수준의 짧은 소개서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옮긴이의 말처럼 ‘하나의 시작에서 사회의 구조와 동학을 일관되게 설명하면서 역할 갈등, 자기 충족적 예측, 사회화, 계층, 분업 등 사회(과)학의 핵심 개념과 논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은이는 ‘책 끝의 ’더 읽을거리‘에 주제들과 관련된 사회과학 문헌을 장별로 제시하고 간략한 소개’를 덧붙였습니다.

  첫 장에서는 이 책의 큰 틀을 보여줍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여섯 가지 기본 조건들-식량, 거처, 보호, 애정, 지식, 자기 통제-은 반드시 충족되어야만 한다’고 합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만 한다’고 하구요. ‘의존의 네트워크는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바뀌고, 시대에 따라서도 변화하며, 지역과 국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것이 그의 탐구입니다.

 

  옮긴이는 말합니다. ‘사회적 경험을 재료로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과 사회, 더 넓게는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 속에서 자기 삶의 위치와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예, 옳습니다. 사회학의 입문서로서 훌륭한 책입니다. 글도 깔끔하며, 쉽습니다. 사회학이라는 큰 숲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합니다. 쉬우면서, 생각하게 하는 책. 그래서 고마운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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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과 귀족의 백제어
이원희 지음 / 주류성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백제와 왜는 가까운 나라였습니다.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웠고, TV로도 봤으며, 책으로도 읽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일본의 백제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언어학자나 역사학자가 아닙니다. 검사 출신의 변호사였고, 지금은 공증인입니다. 그가 일본어를 배우다가 우리말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공부했다고 합니다. 이제, 그의 말을 자세히 듣고자 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오래 전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의 후손입니다. 원주민은 거의 물러났구요. 그래서 고대 일본어의 뿌리는 고대 한국어지요. 그 후, 백제와 왜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백제의 지방 행정 조직인 담로가 왜에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도 그런 이야기가 있네요. 또 칠지도 이야기도 있구요. 백제가 왜에게 하사했다는 칼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때 일본의 왕과 귀족 등이 백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8세기 일본의 천황과 귀족들은 백제어를 잘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어도 했구요. 그렇게 백제어는 일본어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고사기'와 '일본서기'에서 백제어를 찾습니다. 조작된 역사서지만, 그 안에 남아 있는 백제어를 찾습니다.

 

 이 책은 백제가 왜를 지배했다고 합니다. 물론 백제와 왜가 가깝게 교류한 건 사실입니다. 일본 천황도 백제의 피가 흐르는 것이 사실이구요. 그러나 왜는 당, 신라와도 활발히 교류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백제가 왜를 지배했다는 건 너무 멀리 갔습니다. 많은 문화 교류로 큰 영향을 주었겠지요. 일부 일본인들은 오히려 임나일본부설을 내세우며, 왜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고 합니다. 이는 옳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학계에서도 그 한계를 말하고 있지요. 그렇다고 백제가 왜를 지배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매우 가까운 나라였지요.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했습니다. E. H. Carr가 말했지요. 역사가와 사실. 이 둘의 대화를 올바로 들어야겠습니다. 끊임없이 들어야겠습니다. 사실이 침묵하는 역사가의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사실의 말에 역사가가 침묵해서는 안 되겠지요. 작은 목소리일지라도 사실의 말을 경청하고 역사가는 말해야 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과거사 왜곡은 환청입니다. 진실된 사실의 음성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역사가의 목소리도 들어가겠지만, 그것이 역사가의 역할입니다. 우리도 사실이 자리를 비운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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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01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5-07-0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월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사과나비🍎 2015-07-01 17:43   좋아요 0 | URL
예~ 후애님~ 감사해요~^^* 후애님도 7월에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천국에서 보낸 5년 - 인생의 갈림길에서 시작된 아주 특별한 만남
존 쉴림 지음, 김진숙 옮김 / 엘도라도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한 청년과 수녀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른한 살의 청년과 여든일곱 연세의 수녀님의 만남입니다. '천국에서 보낸 5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시작된 아주 특별한 만남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 만남의 감동을 받으러 갑니다.

 

 서른한 살의 청년은 고향에 교사가 되고자 옵니다. 펜실베니아 서쪽 작은 마을 세인트메리로 옵니다. 이름은 존입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까지 받은 그였지만, 임시 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갈림길에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우연히 수녀원에 있는 도자기 공방에 갑니다. 그리고 아우구스티노 수녀님을 만납니다. 그리고 5년 동안 매주 수녀님과의 특별한 만남을 갖게 됩니다. 블리첸이라는 고양이와 도자기 공방에 함께 계시는 노수녀님을 뵈러 가게 됩니다.

 

 “뚜껑을 덮고 나면 가마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 손을 떠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해요. 인생에서 나에게 찾아오는 기쁨과 슬픔은 고를 수 없죠. 같은 가마 안에서 어떤 도자기는 완벽하게 구워지지만 어떤 것이 깨지고 바스라지는 데에는 이유가 없답니다.” 43쪽.

 

 “행복하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수녀님의 갑작스런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아뇨. 저는 제 인생의 목적 중 하나가 교사라고 믿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랬죠. 여기까지 오는 데 조금 돌아온 것뿐이죠. 하지만 지금 완전히 길을 잃은 느낌이에요.”

 “행복해지기는 어렵지 않아요. 가진 걸 사랑하면 돼요.” 81쪽.

 

 “저는 두려워요.”

 나는 숨기지 않고 다듬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내 감정을 겨우 털어놓았다.

 “실패할까 봐 두려워요. 내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까 봐,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 봐 두려워요.”

 상처받은 마음을 그대로 꺼내놓았다. 93쪽.

 

 수녀님의 말은 내 앞에 놓인 길의 가로등을 하나씩 켜주셨다. 내 앞에 놓인 길을 잘 볼 수 있게 되더라도 실패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실패가 여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148쪽.

 

 “수녀원의 벽이라고 해서 다른 벽보다 두려움과 악을 잘 막아주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거절과 변화처럼, 두려움도 나를 더 강하게 벼리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지. 두려움을 넘지 못할 벽으로만 본다면 막다른 길이 된단다. 도망칠 곳이 없지.” 203쪽.

 

 이렇게 수녀님께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성숙함이란 불확실성을 인내할 수 있는 포용력이다’라고 존 핀리라는 미국의 교육학자가 말했습니다. 저자인 존은 임시 교사로서 교사 임용의 불확실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내하기 어려웠지요. 수녀님은 말씀하십니다. ‘도자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이랍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존은 도자기 공방에 계시는 수녀님께 인내를 배웁니다. 그리고 성숙함을 갖게 됩니다. 수녀님께서 계시는 도자기 공방이 존에게는 천국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일을 접고 도자기 공방을 이제 그만 닫으려고 했지. 그때 네가 들어왔단다(149쪽)’라고 수녀님은 말씀하십니다. 또 말씀하십니다. ‘너도 네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나를 이끌어준 등대였단다(345쪽)’라고 하십니다. 수녀님께도 존은 등대였습니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도자기 공방에서 만든 작품들과 수녀님 사진이 있습니다. 따뜻한 감동이 느껴지네요. 하늘에 계신 할머니 수녀님의 따뜻한 지혜의 말씀도 그리워지네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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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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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 오프'라는 단편집을 만났습니다. 페이스 오프는 시합의 개시, 대결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도 체스의 말 두 개가 있습니다. 제목과 어울리네요. 이 책은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에서 낸 것입니다. 수익금은 그 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영미 스릴러 작가 22명이 11개의 단편을 썼습니다. 둘이 함께 한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에요. '해리 보슈' 시리즈의 마이클 코넬리, '링컨 라임' 시리즈의 제프리 디버 등이 참여했더군요. 스릴러 작가들의 축제인 거예요. 그 축제에 참가해 작가들의 매력 대결에 들어가 봅니다.

 

 각 작품 앞에 캐릭터 소개, 창작 배경과 과정 등이 있습니다. 흥미롭더군요. '짧은 문학작품을 창작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분량의 역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헨리 제임스라는 오래 전 미국 소설가가 말했다고 하네요. 정말 작품 앞의 글을 읽으면, 단편이지만 긴 호흡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마이클 코넬리는 데니스 루헤인과 짝이 되어 작품을 썼네요. 해리 보슈와 패트릭 켄지의 매력 대결입니다. '야간 비행'이라는 작품으로 해리 보슈가 LA에서 보스턴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경찰인 해리와 탐정인 패트릭이 소녀의 실종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네요. 또 제프리 디버와 존 샌드포드가 함께 이야기합니다. 제목은 '라임과 프레이'입니다. 링컨 라임과 루카스 데븐포트의 이야기인 겁니다. 함께 있는 이 한 명씩을 더해 4인조가 되어 나갑니다. 과학 수사와 심리학적 프로파일링으로 서로를 채우며, 이야기합니다. 다른 작품들도 축제의 열기를 더합니다.

 

 짧지만, 오랜 여운. 그것이 단편의 매력입니다. '페이스 오프'도 그 매력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즐거웠습니다. 영미 스릴러 작가들의 축제가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긴 여운을 남깁니다. 그들과 축배를 나누며, 기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참여 작가 소개가 있더군요. 축제 참가자 명단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무지하여 초면인 축제 참가자도 있었거든요. 그 참가자들의 초대장이었습니다. 정말 이 축제는 제게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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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측 죄인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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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이야기입니다. 두 검사의 이야기입니다. 그 둘이 대립하는 이야기입니다. 두 정의가 제게 강하게 다가옵니다. 저는 조심스레 그들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제게 깊은 생각을 안겨줍니다.

 

 

 모가미라는 검사가 있습니다. 그는 사법연수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요.

 

 "자네들은 손에 검 한 자루를 들고 있어. 법률이라는 검이지. 법치국가에서는 최강의 무기라고 봐도 돼." 5~6쪽.

 

 "시간이 흘러 익숙해지면 자신이 어느 쪽으로 검을 내리쳐야 할지도 눈에 들어오지. 그곳에 혼신의 일검을 휘둘러서 악인을 베어 넘길 수도 있게 되고. 그거야말로 검사 일의 묘미지." 6쪽.

 

 "방심은 하지 말 것. 자네들이 의지하는 그 검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편이 좋아." 7쪽.

 

 모가미는 오키노라는 사법연수생에게 이런 말을 하지요.

 

 "난 적어도 흉악 범죄에는 시효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11쪽.

 

 "시대의 요구가 있으면 조만간 시효는 사라질지도 모르지. 하지만 개정법도 작년에 시행되기 전에 시효가 다 된 사건까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시효가 폐지된다고 해도 그 전에 시효가 성립된 사건은 역시 불문에 부쳐지겠지. 끝까지 달아난 범인이 어딘가에서 자신은 참 좋을 때 사람을 죽였다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거라고. 그런 상상을 하면 난 도저히 못 견디겠어." 11쪽.

 

  모가미의 대학 시절, 그가 있던 기숙사 관리인의 딸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키라는 이름의 그 아이를 모가미는 무척 귀여워했었지요. 아쉽게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구요. 그래서, 공소시효 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오키노라는 사법연수생은 모가미를 동경하여 검사가 됩니다. 그리고 5년 후, 모가미와 함께 일하게 됩니다. 함께 70대 노부부의 살인 사건을 맡게 되지요. 그런데 모가미는 용의자 목록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기숙사 관리인의 딸인 유키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였던 마쓰쿠라의 이름을 본 것입니다. 23년 전의 그 사건. 그 죄를 묻기 위해 모가미는 70대 노부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른바 원죄(冤罪.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만드는 겁니다.

  그러나 오키노는 원죄에 대해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죄는 최악이다. 그것은 수사 측의 죄라고 해도 된다. 오키노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자신처럼 원죄임을 거의 알고 있는데도 원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은 법조인으로서 만 번 죽어 마땅한 행위다.' 329쪽.

 

 

  이 책은 '공소시효'와 '원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범죄자지만, 다른 범죄에서라도 죗값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모가미. 그것이 모가미의 정의입니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범죄자라도, 원죄를 만들어서는 안 되다는 오키노. 이것이 오키노의 정의입니다. 물론 모가미는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습니다. 감정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영화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처럼 무죄로 달아나려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모가미 같은 정의를 내세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고한 한 사람이 처벌로 고통 받기보다는 죄를 범한 열 사람을 놓치는 편이 더 낫다'고 윌리엄 블랙스톤이라는 영국 법학자가 말했습니다. 우리 법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습니다. 누명을 쓴 억울한 사람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노력이겠지요. 그래서 오키노도 그런 정의를 관철시켰구요. 그렇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범죄자에게도 그런 정의를 적용시켜도 될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키노는 '정의란 이렇게나 삐뚤삐뚤하고, 이렇게나 애매모호한 것인가(574쪽)'라고 합니다.

  저는 정의도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합니다. 또 원칙이 있고, 예외가 있습니다. 완전한 건 없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공소시효의 배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2011년에는 영화 도가니의 영향으로 그 해 11월 17일에 성폭력특별법이 개정되어 13세 미만의 아동이나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한 강간, 준강간이 공소시효의 적용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 12월 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2013년 6월 19일 시행되어 13세 미만 아동이나 장애인에 대한 강제추행, 준강제추행까지 공소시효 배제가 확대되었고, 살인죄 중 강간 등 성폭력 살인죄도 공소시효의 적용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이 규정은 2013년 6월 19일 전에 범한 죄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에는 소급 적용되는데, 이에 따라 1998년 6월 20일 이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강간 등 성폭력 살인죄는 공소시효가 배제된다고 합니다. 2007년 12월 21일에는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바뀌었구요. 2015년 6월 17일 살인죄의 공소시효의 폐지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더 논의가 되어야겠지요.

 독일에서는 인종학살, 계획살인 등 범죄 유형에 따라 예외적으로 공시시효를 배제한다고 합니다. 일본은 2004년 12월 8일에 살인 등 사형에 해당하는 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5년으로 늘렸는데, 2010년 4월 27일에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살인죄 외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2배씩 연장(예. 강간치사: 15년→30년, 상해치사: 10년→20년, 업무상 과실치사: 5년→10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중의원 본회의 통과 직후 '특별 호외' 관보를 통해 공포하고 그날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규정은 개정 전의 범죄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되므로, 1995년 4월 28일 이후에 피해자가 사망한 살인죄는 공소시효가 배제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로 살인죄의 공소시효 배제가 결정되어야겠지요. 그렇게 정의를 선명하게 그리며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이 책 ‘검찰 측 죄인’은 생각을 주는 깊은 소설인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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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24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살인죄가 공소시효가 27년(그것도 2009년인가 개정 전엔 15년;)밖에 안 된다는 게 어의 없었어요... 법 개정 전 사건은 소급도 안 되고...

사과나비🍎 2015-06-24 18:16   좋아요 0 | URL
아, 예~ 지금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25년이에요~ 2007년에 개정됐더라구요~^^;

AgalmA 2015-06-24 18:44   좋아요 0 | URL
기억력이 살짝씩 삐긋~ 인터넷 대조가 역시 필수^^;

사과나비🍎 2015-06-24 18:51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숫자에 약해서요~ 그럴 때가 있더라구요~^^; 아무튼 댓글 감사하구요~ 좋은 저녁 시간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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