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아이들에게 재미있다고 자신있게 권할 만한 책을 찾다가 고른 책이다.
외국 작가들의 책들이 일단 재미있고 독특한 이야기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면, 우리 나라 작가의 책들은 재미보다 감동, 교훈, 문학성 등이 더 돋보이는 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페이지를 넘겨가며 보는 책은 우리 나라 책보다는 외국 작품들인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권장도서 목록이 있어서 아이들이 직접 책을 고르기보다는 권장 목록 중에서 읽은 책 체크해가며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은 재미가 좀 덜하더라도 우리 나라 책들을 읽게 하는데는 한 몫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발적으로 책을 골라 읽게 할때도 지금처럼 우리 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이 읽힐까?
'정은숙' 이라는 작가는 <살리에르, 웃다> 라는 책에 실린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받은 작가에 대한 좋은 인상 플러스, 추리소설 식의 구성이라니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어 구입한 책이다.
읽고난 느낌은, 아이들은 재미있게 읽을지 몰라도 어른인 내가 보기엔 많이 엉성하고 부자연스런 구성에 적잖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 있음.
- 31쪽: 초등학생 조카에게 금은방에 가서 금으로 된 돌반지 사오라는 심부름 시키는 이모.
- 95쪽: 유괴될뻔 했던 아이가 연극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다고 설정, 그래서 갑작스레 연극 팜플렛을 이야기에 등장시키고 그 팜플렛에 나와있는 극단 대표가 입고 있는 옷에 용의자로 생각되는 사람이 입은 옷과 같은 로고가 새겨져 있다고 하여 범인 단서를 만들어낸다. 어딘지 억지스럽다.
- 102쪽: 아이들이 서울로 극단 대표를 찾아가기로 하는데 누군가 같이 가 줄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이모에게 부탁해보기로 하는데 이모가 마침 서울에 만화가모임이 있어서 가려던 참이라고 한다. 우연의 일치가 너무 자주 나온다.
- 154쪽: 사건에 가담한 한 사람이 아이들의 요구에 너무나 순순히 응한다. 아이들을 묶었던 끈을 풀러주고,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를 그냥 보내준다. 결국 아이들의 설득에 넘어가고 아이들에게 거꾸로 공격당하여 끈으로 결박당한다.
- 167쪽: 노철구라고 소개되었던 남자 이름이 갑자기 노철웅으로 바뀐 것은 오자?
- 초콜릿 속에 다이아몬드를 숨기려면 초콜릿을 녹여서 그 안에 다이아몬드를 넣고 다시 굳히는 작업을 해야했을텐데 여기 나오는 인물이 그런 작업을 할만큼 세심하고 치밀한 인물이었던가?
작가도 알고 있을 헛점인지, 아니면 작가는 예상 못했던 점인지 궁금해진다.
역시, 읽는 것은 쉽다. 작가가 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완성하고 재미까지 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를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