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

 

T.S. Eliot 의 <황무지> 중의 저 첫 문장의 의미.

해설을 여러 번 읽어보지만 여전히 알듯 모를듯 하다.

겨우내 잠자고 있던, 죽은 체 하고 쉬고 있던 생명들을

때가 되면 아직은 차가운 공기 속으로 기어이 끌어내어 다시 시작하게 하는 (regeneration)

자연의 엄격함, 그리고 정확함

죽을 힘 다해 다시 생명의 모터를 돌려야 하는 생물의 입장에서는 잔인함으로 느껴진다는 의미

이렇게 정리하고 넘어가지만

아마 나중에 또 다른 해석을 보고 나면 또 내 머리는 흔들릴 것이다.

 

오늘 아침 누운 채로 손을 뻗어 예전에 (아마 대학생때) 시 베껴 적어 놓은 노트를 끄집어내어 읽어보다가

아래 시를 보게 되었는데 '4월은 잔인한 달' 생각하다가 봐서 그런지 어딘가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언제 어디서 보고 이 시를 베껴 적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상태에서, 오태환이라는 시인 이름으로도 떠오르는 다른 시가 전혀 없다.

시인 이름으로 검색하다가 눈에 번쩍 뜨이는 그의 다른 시들을 발견했는데 그 시집이 현재 절판이란다.

 

 

 

 

 

 

 

 

 

 

 

 

 

 

 

 

 

 

 

 

 

 

 

 

 

 

 

T.S. Eliot이 자신의 시 <황무지>를 얘기하면서 그 유명한 <황금 가지>를 언급했다니, 이제 황금 가지 읽기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다.

황무지 때문에 황금가지를 읽게 될 줄이야.

 

 

 

 

 

 

 

 

 

 

 

 

 

 

 

 

 

집에 남편이 읽었다는 위의 책이 엄연히 있는데도 굳이 다른 출판사 다른 책을 검색하고 있는 나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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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1-22 1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황무지와 황금가지의 연관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더 좋았을 것을...

그렇죠. 겨울에 봄을 생각하게 되죠.
따뜻하고 해도 길고. 더 이상 움크릴 필요가 없으니.
1월 말만 되어도 햇빛의 느낌이 좀 달라지던데
봄이 올거라는 희망도 생기고.
그러려면 두 달 정도 남았네요.ㅎ

hnine 2017-11-22 17:50   좋아요 2 | URL
T.S. Eliot이 말하기를 자신의 시 <황무지>는 프레이져의 <황금가지>를 시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 라고 했거든요. 잘은 모르겠지만 <황금가지>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의미 같은데, <황금가지>의 영향을 받은 문학작품이 한둘이 아닐것 같기는 해요.
겨울을 나기 위해, 겨울동안 살아 남기 위해, 식물들은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는데 (낙엽, 단풍, 등등) 저는 그런 모습에서 처절한 생명의 끈질김 같은 걸 느껴요. 그런데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의미는 금방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시인의 감성과 통찰력을 어디 따라 가겠어요 ㅠㅠ

서니데이 2017-11-2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글씨 예쁘게 쓰시네요.
손글씨가 아니라 새로 나온 예쁜 폰트 같아요.
올해 황무지가 새로 출간되어서 읽었는데, 페이퍼 읽으면서 조금 생각합니다만, 너무 길어서 많이 생각이 안 나요.^^;
해가 지는 시간부터 공기가 차가워요.
hnine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hnine 2017-11-22 18: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좀 길죠 쉽지도 않은 시인데~ ^^
손글씨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은 저렇게 안써요. 더 빠르고 거칠게 쓰지요.
시는 이해가 잘 안되다가도 아주 잊어버리지만 않고 있으면 어느 순간 다시 만날때 팍! 하고 가슴에 꽂힐 때가 있더라고요. 황무지도 그러할까요?
지금 막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을 다 읽었는데, 해가 지는 시간 말씀하시니 책의 끝부분을 생각나게 하네요.
내일도 또 뵈어요~

카스피 2017-11-23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hnine님 손글씨 넘 예쁘게 쓰시네요.요즘은 보통 컴으로 쓰다보니 이쁘게 글쓰는 사람들이 무척 드물어 진것 같아요^^

hnine 2017-11-23 21:11   좋아요 0 | URL
요즘은 저렇게 정성들여 안쓴지 오래인데 예쁘게 쓴다고 칭찬해주시니 다시 뭔가 끄적거려보고 싶어지네요 ^^
좋아하는 시를 베껴 적는 일이니 더 정성들여 예쁘게 쓴다고 썼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