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몸이 안 좋았다. 자꾸만 누워 있고 싶고, 그러니 아이랑 놀아주는 일도 예전보다 좀 시들했었다. 여섯 살이면 웬만한 자기 앞가림은 다 할 줄 아는 나이 일텐데, 이 쓸데 없이 걱정 많은 엄마, 오늘 아침에는 아이를 끌어안고 이런 질문까지 해보았다.

(엄마) 다린아, 만약에말야, 다린이가 유치원에 갔다가 집에 와서 아무리 현관 문을 두드리고, 엄마를 불러도 안에서 아무도 대답이 없는거야. 아무리 기다려도 안에서 아무도 안 나오는거야. 문은 잠겨 있고. 그러면 어떻하지?

(다린) 모르겠는데요.

(엄마)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말이야. 어떻게 할거야?

(다린) 경비아저씨 있는데 가야지요. 거기 가면 재미있는거 많을거야 (경비아저씨 마이크 시설, 모니터, 이런걸 말하나보다)

(엄마), 그래, 좋은 방법이다~                                            

 

아침, 저녁으로 많이 선선해졌다. 그 무덥던 여름이었건만, 끝자락을 보이니 쬐금은 서운하다. 여름, 너는 너 할 일을 정말 화끈하게 잘 하고 가는구나. 잘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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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9-0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아이의 대답이네요..겁먹지 않고 자신이 해야할일을 잘 알고 있으니 안심이어요^^

hnine 2006-09-0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감사합니다.
새로 바뀐 이미지가 너무 예쁘네요. 초록도 산뜻하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비자림 2006-09-0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도 가끔 그런 얼토당토않은 생각에 빠질 때가 있답니다. 나이 들어 애 낳아서 그런가봐요.
다린이 그림 그리는 모습 참 예쁘네요. 의젓하게 대답하는 다린이!


근데 몸 좀 괜찮으신가요? 피곤할 땐 집안일 몇 개는 휴업해 버리세요,까짓것!
저는 어제 아이들과 설렁탕으로 저녁 때웠답니다. 식당밥 먹여 나는 미안한데 음식점까지 손잡고 걸어가며 아이들은 신나 하더라구요. ㅎㅎ

하늘바람 2006-09-01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몸이 좋아지셔야 할텐데요. 다린이는 그림을 잘그리나봐요

세실 2006-09-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에 열중하는 다린이 모습 멋져요~~
예전에 규환이가 유치원에 갔다가 집에 왔을때 제가 없어서(그날은 제가 집에 있겠다고 했는데 놀다보니 늦어졌어요...) 우리의 규환이 엉엉 울었답니다. 흑흑....

전호인 2006-09-01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녀석! 의젖하고 똑똑하네그랴, 경비실이 조금 더 친근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군대티가 나는 것 같아서리......아직도 유신시대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가끔 듭니다. ㅎㅎㅎ

hnine 2006-09-01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남편이 들었으면 아이 불안하게 별걸 다 묻는다고 그랬을거예요. 그래도 엄마들 마음이란...ㅋㅋ 피곤하다고 며칠 집안일 게을리했더니, 조금만 걸어다녀도 발바닥이 새카매지네요 ^ ^
하늘바람님, 그래서 아픈데 없이 몸 건강한 것이 최고라니까요. 하늘바람님은 좀 어떠셔요?
세실님, 실제상황이 벌어졌었군요? ㅋㅋ 역시 세실님은 이모저모로 저보다 선배님 ^ ^
전호인님, 저희 경비 아저씨는 그래도 아이들과 눈인사도 잘 나눠주시고, 인자하시던걸요. 그러고보니 날 더울때 시원한 음료수 한잔도 못갖다 드렸네요.

2006-09-02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6-09-02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반갑습니다. 아이 이름은 남편과 머리를 짜내서 만들었답니다 간단하고 부르기 쉽고 영어로 썼을때 너무 길지 않은 이름으로 짓느라고 ^ ^ 자주 놀러 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