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재롱잔치 다녀와 피곤했는지 아이가 모처럼 일찍 잠든 저녁,

커피를 한잔씩 타가지고 앉아 아이 키우기에 대해 남편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아이키우는 엄마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이 키우기에 관한 책들을 열심히 읽는 나에 대해

쓸데 없는 짓이란다. 그런 책들 다 거기서 거기인 얘기 들이고, 도움도 안 된다고.

그런 책들을 읽고 그대로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그것은 곧 아이에게 더 불안을 조성한다고 한다. 차라리, 내 방식 그대로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대하는 것이 낫고, 그러면서 놓치는 점이 있다면 그건 할수 없는 것이란다.

참 나...내가 육아, 교육 등에 관한 책들을 읽는 것이 꼭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였던가? 나의 어린 시절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내가 자란 배경들을 다시 돌아 보며 나를 다시 발견하고 알아 가는 과정이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더 빠져들지 않았던가. 또 설사,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고 한들, 그게 뭐 그리 잘못인가?

왜 내가 하는 일들은 잘한것 없이 잘못했다는 것 일색이냐고 내가 반발. 역시 아이 키우는 방식에 대해 친정 엄마로 부터 한소리 들은게 아직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에 한 말이다.

그랬더니 남편이 매사를 그렇게 잘, 잘못으로 받아들이니 대화를 할수가 없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수십권의 관련 서적(?)들을 모조리 내다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

으....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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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2-2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들은 참 단순하죠? 왜 읽어보지도 않고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지 원....
나이가 들수록 자신만의 테두리가 견고해지는 것 같아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한데 말입니다.
울 집 신랑도 그러니 절대 책 버리지 마세용.....

hnine 2006-02-26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남편이 그러거나 말거나~ 방향으로 나가기로 하렵니다.

진주 2006-02-26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성애에 비해 모성애가 더 지극한 이유도 거기 있죠..남자들은 애가 저절로 자라는 줄 안다니까요. 책도 읽고 엄마들끼리 정보도 교환하고 티비에서나 어디서건 귀를 활짝 열어 놓고 육아에 관련되는 이야기는 많이 듣고 배워야 하거늘....
저는 님편이에요^^ 아자!

hnine 2006-02-26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그렇지요? 저에게 또 소신을 주시는군요. 고맙습니다.

비자림 2006-02-2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님, 참 속상하셨겠어요. 근데 남편분의 말씀도 일리는 있어요. 자연스럽게 키운다는 것, 욕심 내지 않고 그 아이의 본성을 잘 키워 준다는 것.. 그런데 서적을 읽으며 방향을 모색하는 님의 모습도 참 지혜롭고 현명하고...두 사람 다 맞는 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남자들과 소통이 잘 안된다는 거죠.
서양 사람들처럼 부부가 스킨쉽이라도 일상화 되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결혼한 지 9년째, 저도 가끔 고민하는 문제랍니다.

야클 2006-02-2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런. 속상하시겠다. 저는 이담에 내 아이의 엄마가 책 많이 읽는 여자였으면 좋겠어요. ^^

hnine 2006-02-26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예, 남편의 말 늘 일리가 있지요. 그런데 책 읽는 것 가지고 그런 소리 들어본적이 처음이어서...
아직 책 한권도 내다버리지 않았습니다 ^ ^
야클님, 여기 알라딘에 책 많이 읽는 미혼 여성들 많지요 ^ ^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쑥스러워하는 저는, 잘 모르겠는 것이 있으면 우선 책부터 찾아보는 경향이 있어요.

조앤 2006-03-09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ine 님 ! 다린엄마 글 읽으니까 20년전의 제 모습 같네요 귀여운 다린이와 함께
예쁘게 사는 hine 님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젊어서 그랬는지 안달거리고 살았던 지난날들이 지나고보니 너무나 아름다웠던 시절이네요
저도 그 시절에 책에선 이렇게 하던데 하면 말끝마다 책 소리만 한다고
핀잔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hine 님 다린이와 함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