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아파트 4층.

내 책상은 창문을 향해 있고 나는 책을 읽다가 또는 일을 하다가 (저는 출퇴근 하는 대신 집에서 주로 일을 합니다 ^^) 수시로 밖을 내다볼 수 있다.

 

조금 아까 고양이인지 개인지, 어슬렁 거리는게 보여 주인이 앞에 가고 있거나 뒤에 따라 가겠지 하고 지켜봐도 없다. 이 비를 맞고 혼자 돌아다니고 있나보다.

 

라디오에서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가 나오는데 지금 이 계절, 이 날씨에 이보다 더 좋은 선곡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 사진은 지지난 주에 점심 먹으러 갔다가 찍은 사진.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는 이렇게 기와집보다는 차라리 찌그러지더라도 파란 대문 집 담장 옆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순전히 보는 사람 관점.

 

 

 

 

 

 

 

 

 

 

이런 사진도 이제 이게 마지막이 아닐까 싶은게 이 비 그치면 겨울이 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 비를 인사로 남기고 가을은, 2015년 가을은, 저만치 가버렸을 것 같은 느낌.

 

 

 

모형 만드는 숙제 한다고 어제 밤, 그러니까 오늘 새벽까지 남편과 작업실에 있다가 집에 온 아이와 남편.

집에 왔더니 내가 책상 의자에 앉은 채로 자고 있더란다. 고개만 푹 숙이고서 말이다.

어떻게 그러고 앉아서 잘 수가 있냐고, 그래서 요즘 허리가 아프다는거 아니냐고 남편이 그런다.

자고 싶지 않은 마음과 잠이 오는 몸이 그렇게 타협을 했나보다.

덕분에 나는 오늘 하루 종일 해롱해롱하면서 일을 하는둥 마는둥.

저녁 쌀 씻어 놓고 잠깐 뜨거운 물에라도 몸을 담그어야 겠다.

 

 

 

 

이렇게 아무 내용 없는 글이라도 끄적거려 남겨놓고 싶은 날이다.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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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5-11-09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쁩니다
담넘어 감들

hnine 2015-11-09 16:56   좋아요 0 | URL
오, 하늘바람님.
이 비에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졌겠지요.
비가 오래동안 오지 않아 정말 고마운 비이기도 하지만 가을비는 참 쓸쓸하기도 해요.

하늘바람 2015-11-09 16:58   좋아요 0 | URL
네.
쌀쌀하고
춥지요.
마음 여미기 해요

보물선 2015-11-0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와집넘어온 감나무가 더 멋진걸요! 가는 가을이 꼭 저 같아서 마음이 아립니다. 붙잡을 수도 없고.

hnine 2015-11-09 20:55   좋아요 1 | URL
보물선님 마음도 그러하시군요. 우리, 붙잡는 대신 잘 보내주기로 할까요?
저 기와집은 어느 국문과 교수님 개인 소유 집이라더군요. 계룡산 입구에 있었어요.

서니데이 2015-11-1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재택근무하시는군요.^^
정감있는 가을 사진이네요. 오늘처럼 며칠만 더 비오면, 날이 금방 겨울 옷 입을 날씨가 될 것 같아요.
쌀쌀한 날씨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