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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ee Grows in Brooklyn (Paperback) -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원서
베티 스미쓰 지음 / Harper Perennial Modern Classics / 2005년 2월
평점 :
1896년에서 1972년까지 살았던 미국 작가 Betty Smith 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다.
독일 이민자의 딸로 태어나 브루클린에서 가난하게 자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작가 자신을 투영한 듯한 이 소설의 주인공 12살 소녀 Francie. 가수겸 식당에서 웨이터 일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주정꾼 그러나 자식들에게 다정한 아버지, 건물 바닥 청소부 일을 하는 엄마, 두살 아래 남동생, 이렇게 네 식구가 브루클린의 다세대 주택 같은 곳에서 풍족하지 않게 살아가지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Francie는 학교에 안가고 일하러 안가도 되는 일요일이면 동네 도서관에 가는 낙이 있는데, 알파벳 순으로 도서관 책을 깡그리 다 읽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야무진 소녀이다.
일자 무식 부모와 가난이라는 상황이 꼭 그 가정을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끝까지 가족끼리 끈끈한 연대가 깨지지 않는다.
딸만 넷인 엄마쪽 자매들이기에 이모들의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세명의 이모가 성격도 각기 달라서 왈가닥 이모가 있는가 하면 수녀의 길로 들어선 이모, 섬세하고 여성적인 이모들이 모두 풍족하지 않게 살고 있지만 형제들이 어려울때마다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연히 동네에서 연극을 보고난후 Francie는 극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기도 하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글쓰기에 대한 지적을 심하게 받은 후 글쓰기를 잠시 포기하기도 하지만 이 작가가 실제로 나중에 많은 드라마 대본을 썼다는 것을 보면 어릴 때붙터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워왔음을 알 수 있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날 아버지가 죽고, 그때 엄마 뱃속엔 세째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 없이 힘들게 아기를 낳고 청소일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엄마는 무척 힘들어 하고 Francie와 남동생 Neeley도 학교가 끝나면 동네 가게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여 푼돈이나마 보태야 하는 생활이라 Grade School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Francie는 바로 High School로 진학을 하지 못하고 취직을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현실에 굴복하지도,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하지도 않으며 자기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안심시키며 더 큰 불행이 오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을 준다.
평범한 인물들, 평범한 이야기 같은데 거의 500쪽 분량을 읽으면서 한번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의 경우 자칫 내용이 늘어지고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은데,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나중에 책 뒤의 해설을 보고 알았을 정도로 티가 나지 않는다.
책의 후반부 390쪽쯤에 나무 얘기가 나온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일 나무를 파는 시장을 지나던 Francie와 Neeley는, 나무가 사고 싶었지만 큰 나무는 돈이 없어 못사고 작은 가지를 하나 사온다. 그것을 잘 가꾸기만 하면 크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목의 나무는 희망이고 꿈이다. 브루클린은 뉴욕의 다섯개 자치구 중 하나로서 뉴욕 중심가에 비해 서민들이 모여사는 주거지역. 즉, Francie 와 가족의 배경, 환경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막장 내용 없이도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엮어 재미있고 일관성있게, 주제를 분명히 전달해주는 소설이다.
오랜만에 이런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싫지 않은.
"To have a child, to plant a tree, to write a book - That's a full life."
(저자인 Betty Smith가 자서전에 인용한 Emile Zola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