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에 가면 산나물 들에 가면 들나물 - 어린이를 위한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 ㅣ 지식은 내 친구 8
오현식 글.사진, 박은지 그림 / 논장 / 2014년 4월
평점 :
집 밖을 나서면 산 아니면 들이었던 시절에, 여기 저기 도처에 라는 뜻으로 산에 들에란 말을 썼던것 같다. 요즘은 마음 먹고 일부러 가야 산과 들을 볼 수 있는 도시 생활자가 많으니 제목이 저자의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는 곳도 도시이긴 하지만 도심지는 아니고 아직도 아파트 단지 주변에 빈 땅들이 많고 낮은 봉우리를 따라 산책로가 있어 따라 걷다보면 이름 모를 풀들이 갈때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맞아주기도 한다.
이 책을 쓴 오현식이라는 분은 식물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원래 식물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행정학을 전공하여 기자로 활동했는데 그가 기자로 활동한 신문사가 농민신문사였다는 것이 이유였다면 이유였을까. 우리 땅 우리 농산물을 취재하느라 산과 들로 다닐 기회가 생기다보니 나물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관심이 생겨났고 보기에 억세고 거칠어보이는 나물을 어떻게 먹게 되었을까, 왜 어떤 것은 먹고 어떤 것은 먹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일부러 나물을 조사하고 취재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직접 나물을 찾아내고, 자라는 과정, 꽃과 잎 등을 하나하나 찍으며 정리여 보물같은 결과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어린이를 위한 산나물 들나물 대백과"라고 출판사에서 붙여준 듯 작은 부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어린이만 보기엔 아까운 책이다. 내가 아는 나물은 여기에 다 나온듯. 사실 아는 나물이름보다 나물로 먹을 수 있는 식물인지 모르고 있던 것들이 더 많았다. 고들빼기, 냉이, 수리취, 전호, 참취, 곰취, 민들레 까지는 나물로 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화살나무, 음나무, 우산나물 등은 나물로 먹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음나무나 우산나물은 그게 어떻게 생긴 것인지도 처음 알았다. 화살나무는 잎을 먹고, 우산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삿갓나물이 있는데 이것은 독이 있어서 먹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름에 나물이 붙어 있다고 해서 다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되고, 산에 들에 있는 풀, 식물들이 모두 식용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곤드레나물로 잘 알려져있는 식물의 원래 이름은 고려엉겅퀴. 곤드레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더 알려지게 된 것은 잎사귀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꼭 술에 취한 사람의 몸짓과 비슷해서라는 말도 있고, 먹을 것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보릿고개 시절에 곤드레를 뜯어 보리나 옥수수 알갱이를 섞어 밥을 해 배불리 먹고 식곤증에 축 늘어진 모습을 빗대서 곤드레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말도 있다. 나물들 이름엔 사연이 깃들어있는 것들이 많아 재미있다.
전체 250여쪽이니 아주 두꺼운 편은 아니라 할지라도 대백과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고 싶은 데에는, 저작권에 걸릴 염려가 없는, 저자가 직접 찍은 다양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고, 음식으로만 먹는지 약용으로도 쓰이는지, 이름의 유래, 먹는 부분이 잎인지 뿌리인지, 간단한 요리법, 몇 kcal, 어떤 영양성분이 몇 g 들어있다는 정보까지 나와있다는 것이다.
내용을 서술하는 방식도 전혀 딱딱하지 않다. 마치 앞에 어린 친구들을 모아놓고 설명해주시는 숲해설가 선생님 말투 같다고 할까. 저자 소개를 보니 이분 월간 어린이잡지의 편집장까지 지내셔서 어린이와 즐겁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신다고.
무엇보다도 저자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땀과 발로 이 책의 한쪽 한쪽이 채워져나갔다는 생각을 하니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더 애정이 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