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아니라고
뜨거운 햇살을 모른체 하며 집을 향해 걷는 동안
새벽에 집을 나서느라 입고 나간 긴소매 옷 소매를
나도 모르게 걷어올리고 있었다
햇빛이 올려놓은 내 몸의 열이
압력으로 에너지 전환 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압력을 떨어뜨려야겠다!
꽃을 사야지
처음 들어가본 동네 꽃집에서
보라색 장미를 여섯 송이 고르니
패랭이꽃 같이 생긴 애들은 덤으로 주셨다
지금
비오는 밤
비 한방울 맞지 않고도
몸에 습기가 차오는 것을 모른체 하려고
이번엔 꽃 사진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