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3월의 마지막 일요일.
집에서 2시간 좀 넘게 걸려 충청남도 태안군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에 다녀왔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
2013년 9월 현재 14,000여 품종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대의 식물 보유 수목원. 설립자는 2002년에 고인이 된 Carl Ferris Miller. 우리말 이름 '민병갈'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분이다.
작년 이맘때 왔을때는 목련이 한창이었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목련이 있는 줄 그때 처음 알았는데 실제 400여종류의 목련이 있다고 한다. 이번 방문엔 이름 하나를 외워왔다. 'Star above star' 이름이 특이해서.

이건 천리포 가는 길, 예산 휴게소에서 쉬는 동안 찍은 꽃.

장미과 식물인데, 보라색 꽃이 피는 것도 있다. 천리포 수목원 여기 저기 많이 볼 수 있는 식물 중 하나.

"산수유!" 외치고 나서, 혹시 생강나무일까봐 다시 확인해보고 사진찍는 소심성. 산수유가 맞다.

'고향의 봄'노래가 저절로 나오게 하는 집.
천리포 수목원 내에는 이렇게 예쁜 단독 숙박시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한옥 5채, 양옥 6채.

'올해는 매실을 꼭 담그어야지.' 꽃을 보며 아줌마 다운 생각.

뭐더라, 뭐더라, 이 꽃 이름이.
('히어리'라고, 숲해설가 순오기님께서 가르쳐주심 ^^)


오늘은 동백을 아주 가까이서 찍어줄수 있겠다.
동백은 꽃이 여기 저기 피어있는 단체 사진과, 이렇게 독사진으로 찍었을때, 느낌이 사뭇 다르다.

마치 조화 같은 생화이다.
동백은 목련, 호랑가시, 단풍, 무궁화와 함께 천리포 수목원의 집중수집종 중 하나.

세번째 오면서 이 식물은 처음 본다. 마치 잎 위에 꽃이 핀 모양이라니!
이것 좀 보라고 남편과 아이를 불러 세웠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안내하시는 분이 오셔서 알려주신다.
"신기하게 생겼지요? 여기 넓적한 잎처럼 생긴게 사실은 잎이 아니라 줄기가 변해서 된 부분이랍니다."

어떤 이유로 이 식물은 이런 모양으로 환경에 적응을 해야했을까?

이 식물의 이름이다.
Ruscus hypoglossum
아주 드물게 열매가 열린다는데, 빨간 타원형의 열매를 집에 와서 검색해보며 사진으로 보았다.
식물원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편, 나, 아이 모두 다른 메뉴를 선택.
메생이국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았는데 이 맛있는 음식을 왜 이제야 먹어보는건지.
토요일까지 비가 뿌리더니, 이 날은 마치 수목원에 가야만 할 날씨 같이 맑았다.
마음은 여러 가지 연유로 우울했다가, 꽃을 보는 순간 개었다가, 다시 흐렸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