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책에 대한 리뷰가 많이 올라오기에 어떤 책인가 보고는 직접 구입하게 된 그림책이다. 아들 읽히려고 산게 아니라 내가 읽으려고. (열두살이 된 아이는 더 이상 그림책을 보지않는다. 이제 이 아이가 다시 그림책을 손에 쥐는 때는 한참 후에, 아이의 아이가 생기거나, 아니면 지금의 나처럼 다시 세상에 찌든 마음을 달래고 싶은 나이에 이르거나, 그때가 되어야겠지.)
주위에 장미꽃이 만발하여 장미별장이다. 그곳엔 별장 주인인 할머니 혼자 살고 계시는데, 딱히 할일이 없는 할머니는 이곳을 찾아오는 상처 입은 동물들을 돌봐주는 일을 한다. 달팽이, 새, 강아지, 젊은이 등등. 이들은 장미별장에 머물다가 상처가 다 나으면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돌아온 유일한 동물은 바로 제목에 나와있는 쥐. 이 쥐가 별장을 떠난 것도 상처가 다 낫자마자 떠났던 것이 아니고 고양이가 새로 들어오고 자기보다 고양이가 할머니 옆에 있어주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였다. 세상을 떠돌다 우연히 그 별장의 할머니가 생각나서 다시 돌아와보는 쥐. 그러나 쥐가 다시 돌아왔을때 별장은?
우리 나라 작가가 아닌 중국의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 쓸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언젠가 습작용으로 '식물원' 이야기를 동화 형식으로 써본 적 있는데 이 그림책을 읽으며 그 이야기를 쓸때 생각이 났다. 이 책의 작가와 그 이야기를 쓸 당시의 내 마음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무리 이기적이고 험한 세상이라지만 이 세상에는 여전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알아보고 보듬어 주는 사람이 있다.
제목이 장미 별장의 '할머니'가 아니라 '쥐'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