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 톰의 정원에서'라는, 필리파 피어스의 널리 알려진 책 제목에서 이 페이퍼의 제목을 따왔다.
식물 키우는데 별로 재주가 없기에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오늘 우연히 발견했다, 난에서 꽃대가 올라오고 있는 것을.
이사할 때 아파트 측에서 집집마다 다 나눠준 난 화분. 내 방에다 놓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물을 주고 종종 말걸어 준 것 밖에 없는데.

신기해서 이리 보고 저리 보던 중에 꽃대 하나를 또 발견했다. 화분 뒤쪽에서 조그맣게 열심히 올라오고 있었다.

난 화분 옆에 함께 있는 다육이들도 찍어볼까.
다육식물들은 햇빛 강하고 물 부족한 나름 극한 상황에서, 내 모양이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살아남겠다는 각오로 적응한 아이들이라서 그 모양이 정말 가지각색이다. 이유있는 변화이다. 할 말이 많겠지?

아래 사진은 화분들 바로 옆에 있는 내 앉은뱅이 책상.
분명히 일하다 찍었는데 노트북의 저 화면은 알라딘에서 배송조회를 하고 있었군 ㅋㅋ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외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여기 앉아서 보낸다.
이 사진을 찍어놓은 이유는 내일 모레면 이 책상이랑 이별하기 때문이다. 이제 허리가 아파서 앉은뱅이 책상엔 오래 앉아서 일을 할 수가 없다. 큰맘 먹고 한달 넘게 고민하다가 새 책상을 사기로 해서 목요일에 배송이 된단다.
남편이 직접 만든 책상이고 책상 위엔 아이가 어릴 때 해놓은 온갖 낙서들이 다 남아있다.
버리진 않을거고, 마루에 다른 화분들 올려놓는 용도로 쓰려고 한다.
그래도 좀 서운하네...

비가 하루 종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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