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픔이란 물체는 지뢰처럼
어디에나 깔려 있어
걷다가 발에 밟히고
더듬다가 손에 걸리고
눕다가 머리와 부딪힌다
창 밖엔 보름달
높이 안맞는 앉은뱅이 책상
그 앞에 졸음 참고 앉아 있는
내 무릎 위로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면서도
온기 찾아 기어오르는
강아지란 짐승
너를 보며 드는 서글픔
네가 오늘의 지뢰이구나
- 2012.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