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버렸다

해묵은 영수증 쪼가리 버리듯이

유행지난 그릇을 버리듯이

케케 먼지 덮인 사랑을 끌고 나와

분리수거통에 넣어버렸다


 

소리가 들린다

훌쩍훌쩍

때로는 꺽꺽

분리수거통속에서

버려진 사랑이 운다

이제 난 어떻게 되는거냐고

서럽게

사랑이 운다


 

우는 것은 내가 아니라

저 분리수거통 속의 사랑이라고

난 중얼거린다

자꾸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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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2-02-2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앓는 소리도
좋은 사랑
소리일 테지요

hnine 2012-02-26 10:16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

2012-02-26 0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6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2-02-2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그깟 사랑이 뭐라고 사랑한 적이라도 있었나 싶을만큼 늙었나봐요
영수증 쪼가리버리듯.
그렇게 울고 속상해 하던 사랑인데
2월이 가는 길에 쓰신 시네요.

hnine 2012-02-26 11:30   좋아요 0 | URL
'그렇게 울고 속상해 하던 사랑인데'...
그게 그렇더라고요...

2012-02-26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6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2-2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쩍훌쩍 때로는 꺽꺽.
이 문구에서 지나치지 못 하고 서성대고 있습니다.

분리수거통 안에서 들리는 흐느낌, 어떤 흐느낌보다 그냥 지나치기 힘이 드네요.

hnine 2012-02-27 14:00   좋아요 0 | URL
다시 주워올까요? ^^

2012-02-27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7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2-03-0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야..제 마음과 꼭같은 시네요.
저는..분리수거통에서 다시 주워왔어요.ㅠ.ㅠ
근데 또 버리고 싶어지도록 자존심 팍 상해서..
오늘 하루 우울한데..

이 시가 저를 위로하네요. hnine님. ^^

hnine 2012-03-04 08:12   좋아요 0 | URL
음...달사르님. 무슨 일이 있으시군요 ^^
우울과 희열을 몇번씩 왔다갔다, 버렸다 주웠다를 몇번씩 왔다갔다, 그렇지 않을까요?
사실은 저도 참 우울한 마음에 끄적거렸답니다. 어딘가 비슷한 심정을 경험하신 분이 계실거라 생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