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준비 하기 바로 전.
다린이에게 아파트 베란다 커튼 치고 기니픽 먹이 주라고 이르고 화장실엘 막 들어갔는데
갑자기 울음 소리가 들린다. 엉~엉~
그 2-3초 내에 별 생각을 다 하며 뛰쳐나와보니 기니픽에게 먹이를 주러 갔던 다린이가 울고 있다.

"다린아, 왜??" 

"엄마, 기니픽이 죽었어요...엉~엉~" 

아주 섧게 운다. 

지난 번에 이미 두 마리 키우다가 며칠 간격으로 죽었고 지금 키우는 것들은 그 이후에 다시 사온 애들로 이름은 '초코'와 '쿠키'이다. 그동안의 경험때문인지 얘네들은 크기가 거의 강아지 크기 만 해지도록 지금까지 잘 자라주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까 낮에까지만 해도 발견 못했는데 언제 죽었나 모르겠다.

아이말을 듣고 기니픽 집에 가보니 브라운 색을 띄던 쿠키가 나무 집 지붕위에 널브러져 죽어있다.  

남편이 들어와서는 옷도 안 갈아입고 기니픽을 묻어주러 갔다. 아이도 옷을 입고 따라 나섰다.  

오늘 아침에 남편이 나보고 지난 밤에 기니픽 집에 담요 갖다 덮어주었냐고 물어본다. 나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잠 자기 전 아마 다린이가 기니픽이 추울까봐 덮어주었나보다. 남은 한 마리라도 잘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겠지. 

쿠키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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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10-1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속상하겟네요 그렇게 세상을 떠날까봐 애완동물 키우는게 무서워요
다린이가 그렇게 이별을 배워나가네요

hnine 2011-10-17 19:16   좋아요 0 | URL
저는 개는 좋아하는데 기니픽에게는 처음부터 별로 정이 안가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다린이 아빠와 다린이가 기니픽 관리를 했었는데도 저렇게 죽고 나니까 마음이 안좋더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아요.

BRINY 2011-10-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키야, 안녕...
초코는 다린이의 담요를 덮고 겨울을 잘 나길 바래요.

hnine 2011-10-17 19:18   좋아요 0 | URL
Briny님의 인사도 하늘나라에서 쿠키가 들었으면 좋겠어요.
남은 초코를 잘 보살펴야지요. 너무 무심했던 저도 자주 들여다보려고 해요. 그래도 몇달을 한 가족으로 지내오고 있는데 말이어요.

비로그인 2011-10-16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 쿠키가 먹는 쿠키인줄 알았습니다.
잠시 쿠키를 위해 묵념을..

제가 지금 듣는, 10월에 듣는 음악도 어딘지 좀 쓸쓸해 보여요.

hnine 2011-10-17 19:28   좋아요 0 | URL
초코쿠키에서 만든 이름이어요. 두 마리중 한 마리를 초코, 다른 한 마리를 쿠키라고 부르기로 했거든요. '쿠키'라는 이름, 발음하면 좋지 않나요? ^^
그래도 잘 보살펴준다고 했는데 무엇이 원인이 되어 죽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특별한 것을 먹이로 준 것도 아니고, 아직 추워서 죽었을 정도도 아니고...

달사르 2011-10-1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조금이라도 더 늦게 알았으면 하는 '사랑하는 것과의 이별'을 다린이가 알아버렸네요. 마음이 짠합니다. 초코가 혼자 외로울텐데 다린이가 신경을 더 쓰겠네요.

hnine 2011-10-17 19:31   좋아요 0 | URL
기니픽, 소라게, 사슴벌레...모두 다린이가 키우던 동물들이랍니다. 요즘은 또 개를 키우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천식있어서 안된다고 하고 있는데 사실은 저도 개 키우고 싶거든요 ^^
기니픽에게 먹이로 배추를 줬었는데 어제는 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배추만으로는 영양가가 부족한 것 같다며 당근을 가져다 주더라고요.

마노아 2011-10-17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짠하네요. 다린이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담요를 덮어주는 아스라한 손길이 그려져요. 쿠키 안녕, 초코야 오래오래 건강히 살렴!!

hnine 2011-10-17 19:35   좋아요 0 | URL
좀 더 추워지면 담요가지고 안되고 실내로 들여와야지요.
둘이 있다가 혼자 남으니 남은 한 마리도 곧 죽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더 각별히 보살펴 주고 싶나봐요.

파란놀 2011-10-1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랑을 받고 살다가
좋은 누리에서 꿈을 키우리라 믿어요..

hnine 2011-10-17 19:3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빌어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