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게 살아라 - 가장 소중한 이에게 전하는 행복의 메시지
앤드류 매튜스 지음, 홍은주 옮김 / 고도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슨 이유로 내가 이 책의 제목을 수첩 한 귀퉁이에 적어 놓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해 지난 수첩에서 다른 것을 찾다가 이 책의 제목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찾아 읽고야 말았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첫 작품이라는 이 책은 두께도, 내용도 부담없이 읽을만하다. 다 아는 얘기라고 코웃음치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자연에서 배워라, 물 흐르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풀어 주고 놓아 주어라, 마음껏 현재를 누려라 등, 자기 계발서라기 보다는 동양적인 사상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은 내용들이 많았다.
리뷰를 대신해서 메모해두고 싶은 내용 몇가지를 옮겨본다.

지금을 산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가로막고 가두는 것이 아니라 더 유쾌하고 향기롭게 만들어야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것이다. 지금을 충실하게 누리고 살면 우리 마음에서 두려움이 사라진다. 움직이지 않을 때, 힘 없이 손도 넋도 놓아 버리고 있을 때, 누구든 격렬한 두려움의 포로가 된다.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말 무언가 하는 순간, 두려워하는 마음은 깨끗이 사라진다. 언제쯤 보상받을까 조바심 내지 않고 다만 무엇엔가 몰두하라. 그것이 바로 지금을 사는 지혜이다.
마음을 비우고 평화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움직여야 한다. 무엇이든 하고 무엇에든 열중하라. 그래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무엇이라도 좋다! 아무 것이든 하라! 옛 친구한테 전화를 걸든지, 새 친구를 사귀든지, 체육관에 가든지, 아이들을 공원에 데려가든지, 하다 못해 이웃집 정원 손질이라도 도우며 현재에 몰두하라. (71쪽)
앉아서 걱정만 하는 것만큼 최악이 없다는 얘기이다.

기다릴 때는, 아니면 우리가 간곡히 원하는 뭔가를 기다릴 때는 시간이 지독히 더디 간다. 즉 기다릴 수록 오래 걸린다.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에 집착한다면 그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우리가 처한 환경이란 생각보다 심술궂다. 우리가 꼭 그렇게 주장한다면 오히려 반대되는 결말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삶으로 뛰어들라. 바로 지금을 누리며 살아라. 한 가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일을 하라. 그렇게 하면 결과에 대해 그다지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내버려두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74쪽)

여기서 '내버려 둔다'는 것을 평소에 나는 '마음을 비운다'로 바꿔 말하기 좋아한다. 기대와 기다림으로 머리속을, 마음속을 꽉 채우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한켠으로 밀어놓고 잊은듯이 다른 일에 매진할 때 그것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종종 한다. 

용서하겠다는 결심은 지금의 삶을 살겠다고 결의하는 것과 같다.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느니 차라리 과거 속에 살면서 다른 사람 탓이라고 원망할 테야!", 아니면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하며 살 테야" 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용서하는 일을 뒤로 물러서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고 있으면 자신이 괴롭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도 어렵지만 자신을 용서하기란 더욱 어렵다. 자신이 못난 탓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히면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쓸데 없는 죄책감을 벗어 던져야 한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듯이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것은 현실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게으름뱅이의 핑계이다.
우리네 인생과 의좋게 지내면서 지금을 누리며 살 것인지, 저 옛날의 온갖 적의와 싸움 속에 우리를 꽁꽁 묶어 놓을 것인지, 선택은 우리 몫이다. (75쪽)
이건 너무 어렵다. 용서 대신 '포기', '기억에서 지우기'라는 말을 써도 된다면 혹시 모를까.

행복해지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결심과 결정과 끈덕짐과 자기 수양을 몽땅 쏟아붓지 않으면 안 되는, 삶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이다. 성숙함이란 우리 자신의 행복을 위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며, 가지지 못한 보다 가진 것에 마음을 쏟겠다는 의미이다.
행복해지려면 행복한 생각에 마음을 쏟아야 한다.(81쪽)

하루에 얼만큼이나 우리는 행복한 생각에 마음을 쏟고 살고 있는지. 단 한 시간이라도?

종종 인생의 목표를 재미있게 사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을 보면서, 어떻게 그게 인생의 목표까지 될 수 있나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점차 그 생각이 바뀌고 있다. 아니, 바뀌었다. 재미있게 하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것이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별로 그 사람이 부럽지 않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간에 자기가 재미있는 일을, 재미있어하며 하는 사람이 더 존경스럽다. 이제라도 그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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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3-1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구 밑에 한마디씩 달아두신 댓구가 더 와 닿습니다.

- 앉아서 걱정만 하는 것보다 최악은 없단 얘기다.
- (용서) 이건 너무 어렵다. 용서 대신 '포기', '기억에서 지우기'라는 말이라면..
- 재미있게 하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것이 아무리 위대한 일이라도 별로 그 사람이 부럽지 않다. [완전 공감!!!]

hnine 2011-03-11 21:52   좋아요 0 | URL
용서는 정말 신(神)이나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재미있게 하는 사람을 당할 수는 없다고 공자님께서 그러셨던가요? 예전엔 그 의미를 잘 몰랐었어요. 열심히 하는 사람, 잘 하는 사람만 눈에 들어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즐기며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완전 공감해주시니 저도 메리포핀스님과 조금 더 가까와진 느낌이 들어요 ^^

마녀고양이 2011-03-12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어요!
하지만 재미라는게 어떤 것이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겠죠.

용서..... 아아, 저는 잘 못 하겠더라구요. 언니 말씀대로 포기나 망각 쪽이.
그렇게라도 잘 살 수 있다면 좋은거 아닐까 하고 저를 토닥토닥. ^^

hnine 2011-03-12 16:15   좋아요 0 | URL
인생의 재미라는 것...글쎄, 그때 그때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사는 것 아닐까요? 2006년 이후로 저는 재미없는 일은 안하고 살기로 작정을 했어요. ^^

꿈꾸는섬 2011-03-13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새 제 생활보단 아이들 생활에 더 중점을 두고 살고 있거든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더 많이 밝아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적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 보는 것도 즐겁네요.^^

hnine 2011-03-14 04:5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아무래도 엄마가 자신의 생활보다는 아이들에 더 중점을 맞추게 되지요. 어릴 때의 아이들은 엄마 에너지의 공급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감과 긍정의 원천이 되는데 한 역할 하는 것 맞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것을 보고 엄마는 보람과 즐거움을 되돌려 받을 수 있으니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