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알면
도대체 인생이 진행이 되질 않습니다.
(그러니까 군말이여
내가 살기 위해서
나는
나를
결단코 알지 않겠습니다.) 

 

정 현종 시인의 '걸음걸이3' 이라는 시의 전문이다.
뭐라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는 어렵지만 읽는 순간 감히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자기 자신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는게 아니다. 나는 계속 변하는 실체. 계속 변하고 있는 '나'라는 실체의 선입견에 얽매여, 즉 자기 생각에 갖혀서 더 큰 걸음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외에 집착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도토리나무에서 도토리가
툭 떨어져 굴러간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도토리나무 안부가 궁금해서 


이것은 같은 시인의 '안부'라는 시 전문.
뒤돌아보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옮겨 적어 보았다.  

아래 시에 나타난 마음과 위의 시의 마음은 서로 통하는가, 아니면 그 반대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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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3-25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마음 모두 공감되네요. 통하는 건지 반대되는 마음인지는 글쎄요. 글적^^
오늘 여긴 봄비 내리다 그치고 촉촉해요.
도서관 입구에 목련이 반쯤 피었더군요.
화사했어요, 나인님^^

hnine 2010-03-25 21:47   좋아요 0 | URL
여기도 오늘 하루 종일 하늘이 심통이 났었어요. 금방 비가 올듯 말듯 했지요. 저도 아이 데리고 도서관 다녀왔는데 있는 동안 비가 오기 시작할까봐 불안불안했답니다.

다락방 2010-03-2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을 깨물었더니

-정현종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hnine 2010-03-25 21:48   좋아요 0 | URL
와, 외우고 계신 시인가요?
정 현종 시인의 시 중에는 이렇게 짧은 화두 같은 시가 많더라고요.
결국 나를 젖게 만든 건 나 자신이군요.

세실 2010-03-2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을 보고 간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뒤는 내가 걸어온 길이지요..
반대인듯 통하는듯 아리송송 합니다.
산책삼아 걸어서 점심 먹고 오는 길에 비가 후두둑 내려 마구 뛰어왔습니다.
한치 앞을 모를 하늘이더군요^*^

hnine 2010-03-26 05:35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앞과 뒤가 서로 다르지 않듯 무관심과 관심은 어쩌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일주일이 후딱 후딱 지나는 요즘입니다. 3월 한달 내내 날씨가 자리를 못잡고 방황하는 것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