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데리고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르누아르 전시 보러.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라는 전시의 타이틀이, 안내문의 여자 표정과 잘 어울린다.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어야 한다.' 라는 예술철학을 가지고 있었다는 르누아르. 19세기 후반기의 화가중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라는 그의 생애가 물론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세상사의 어려움과 어둠을 뒤로 하고 기쁨과 행복을 주는 역할을 그림에 부여하고 싶어했다. 그래서인가? 여인들, 아이들을 모델로 한 그림들이 많다. 이 세상에 여성이 없었더라면 화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는 그. 그림 속의 여인들은 아름답고, 여성스러우며, 따스하다. 누가 그의 그림에서 불우한 출생, 풍족치 못했던 생활, 악화된 류마티즘으로 붓조차 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노년의 시간들을 짐작할 수 있을까. 그에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일종의 구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기념품으로 산 매직큐브. 여덟개의 작은 육면체들로 나뉘어져 있어서, 조합에 따라 각기 다른 르누아르의 그림이 퍼즐처럼 맞춰진다.

전시관 1층에서 기념 사진 두장.


르누아르 그림과 상관없지만 전시관 1층 벽에 걸려있는 이 색도, 색 이름도 예뻐서 담아왔다.

KTX타기를 너무나 원하는 아이 덕에 빠르게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과지출한 날이었다.

도슨트 따라다니며 설명듣는 것은 싫다고 하길래, 대신 오디오 가이드를 아이 하나, 나 하나 대여해서 들으며 관람했는데, 나중에 도록 사는 것보다 이렇게 찬찬히 들으며 관람하는 것이 내 경우엔 훨씬 좋았고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일단 설명을 들으며 그림에 눈길을 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