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지나 갑사 가기 중간 쯤에 있는 남매탑까지 올랐다.
봉우리를 목표로 삼는 것보다,
이렇게 무슨무슨 탑이나 폭포 등을 목표 지점으로 삼으면
궁금증을 안고 갈수 있어 좋다.  

매표소 입구에서 동학사 까지 가는 길은 평평한 시멘트 길. 이런 길은 재미없다던 아이가, 남매탑으로 갈라진 길로 들어서 계속 되는 바위길을 오르게 되자 좀 힘들어 한다.

'탑이 남매처럼 두 개 나란히 있어. 그래서 '남매탑' 이라고 하는데, 엄마 고등학교 다닐 때 국어 책에도 이 남매탑에 관한 얘기가 나왔던 기억이 나.'
아이에게 말해 주며, 처음 부터 끝까지 바위 계단으로 이어진 산길을 1시간 좀 넘게 오르니 저 위에 탑이 보인다. 하나는 5층, 또 하나는 7층 석탑. 둘 다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 중 7층 석탑은 맨 아래 탑신이 배흘림으로 되어 있다. 탑신에서 보는 배흘림이라니. 

오르는 길에 꽃은 진달래 한 그루 겨우 피기 시작한 것을 제외하고는, 온통 바닥에 깔린 현호색 일색이었다. 그 작디 작은 꽃이 얼마나 '열심히' 피어있던지.
현호색 꽃 모양은 다 비슷해 보이지만 반면 잎의 모양은 다양하다. 오늘 본 것은 모두 보라색 꽃이었는데 노란 색, 흰 색 꽃이 피는 현호색도 있다. 흔치 않지만.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고 나서 기분이 안 좋아진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직도 내복을 입고, 그 위에 옷을 몇개나 더 껴 입고 집에서 나서서는, 산을 내려올 쯤엔 아이도 나도 옷 하나씩을 벗어서 들거나 허리에 묶고 있었다.
다음엔 은선폭포 쪽으로 한번 올라봐야겠다. 그때는 또 무슨 꽃들이 기다리고 있으려나. 

 

 


 현호색 Corydalis turtshaninovii
과  명 : 양귀비과
분포지 : 중 . 북부 지방의 산지
개화기 : 3~5월
결실기 : 7월
용  도 : 약용

이 풀은 대개 습기가 있는 산 속에서 높이 2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른 봄 다른 꽃보다 앞서서 피고  일찍 시들어 버리는 현호색은 꽃의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양귀비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세 갈래씩 두 번 갈라진다. 잎의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분백색을 띤다. 3~5월에 연한 붉은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줄기 끝에 대여섯 송이가 총상으로 달린다. 꽃잎은 4장이고 꽃은 한쪽으로 넓게 퍼지며 거(距)의 끝이 약간 밑으로 굽는다. 이 풀은 작고 일찍 피어 사람의 관심을 그리 끌지 못하지만 중요한약재로 쓰여왔는데, 특히 부인혈(婦人血)을 원활하게 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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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3-29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랏빛 현호색이 참 예뻐요. 따뜻한 봄날 산행 하셨군요.
남매탑 대학 써클에서 가봤으니 벌써 20년전 일입니다.

hnine 2009-03-29 17:48   좋아요 0 | URL
세실님, 오랜만이어요. 가끔 소식 올려주시지만, 예전에 마치 이웃집 친구네 드나들듯이 자주 들락 달락 하면서 세실님 소식, 보림이 규환이 얘기 읽고 수다떠는 기분으로 댓글 주고 받던 때가 문득 그리워지네요.
현호색은 꽃이름이 특이하여 한번 듣고는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지요.
남매탑, 저도 1990년대 직장 동료들과 오르고 오늘 가봤으니 20년 만이었어요.

2009-03-30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9-03-30 20:37   좋아요 0 | URL
갑사와 동학사 모두 계룡산에 있는 사찰인데, 동학사는 비구니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승가대학도 있고요.
남매탑은, 부부의 연을 맺을 뻔 했던 스님과 젊은 처자가, 스님의 결단력에 의해 끝까지 파계를 범하지 않고 도에 정진하여 나중에 남매의 연으로 맺어졌다는 전설이 있대요. 한날 한시에 세상을 떠났다네요.

마태우스 2009-04-01 21:33   좋아요 0 | URL
흐음, 파계를 하지 않았고, 남매가 되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sooninara 2009-03-3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국어 교과서에서 공부하던게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계룡산에 꼭 가봐야하는데..우리 아들을 남편 혼자 계룡산 놀러 갔다 와서 정기를 받아서 만들었거든요. 강호동 아들이 백두산 정기라면 우리 아들은 계룡산 정기^^

hnine 2009-03-31 10:18   좋아요 0 | URL
하하, 그렇다면 꼭 가보셔야겠는걸요? 계룡산 기가 세다는 말은 저도 많이 들었어요 ^^

하양물감 2009-04-03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저도 동학사하고 계룡산 대학때 가고 안가봤네요....그런데 저 꽃이 현호색이군요? 몰랐어요,...

hnine 2009-04-03 18:04   좋아요 0 | URL
계룡산도 어느 코스로 가느냐에 따라 많이 다른데 저희가 오른 곳은 제일 만만한 코스였어요. 제 남편은 어제까지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평소에 운동 부족인지라 ㅋㅋ
현호색은 약초이기도 해요. 아주 작고 갸날퍼보이지만 한 몫 하는 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