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나서서 다 해주려고 하지 말자
- 자녀의 자율성 키워주기 (Encouraging aut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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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면 어떤 감정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 예를 한번 보자. 

1. 당신은 지금 네살의 어린아이이다. 하루 일과중 당신 부모로부터 듣는 말들은: 

"콩 좀 먹어라. 채소는 몸에 좋단다."

"이리 와. 지퍼 올려줄께."

"너 피곤하구나. 가서 누워 쉬거라."

"그런 애랑 놀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애, 나쁜 말을 쓰던걸."

"너 정말 화장실 안가도 되겠니?" 


2. 당신이 아홉살이라고 가정하라. 하루 일과중 당신 부모로부터 듣는 말들은: 

" 그 윗도리 입지 말아라. 초록색은 너랑 잘 안 어울려."

"그 병 이리 가져와봐. 뚜껑 내가 열어줄께."

"네 옷 내가 위 아래 맞춰서 골라놓았다."

"숙제 하는거 도와줄까?" 


3. 당신은 열일곱살 이다. 당신 부모가 말하기를: 

"지금 운전을 배울 필요가 뭐 있니. 사고날까 무섭다. 너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내가 데려다 줄테니 말만 해라."

 
4. 당신은 성인이다. 당신의 상사가 말하기를: 

"당신을 위해서 내가 한가지 말해두겠는데, 여기 일을 개선시켜보겠다고 이것 저것 제안하는 것 좀 그만두길 바라네. 당신 할 일이나 잘 해. 나는 당신의 아이디어때문에 월급을 주는게 아니야.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월급을 주는것이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사람이 의존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면, 약간의 감사하는 느낌도 있겠지만, 그에 비해 엄청난 양의 무력감, 무가치성, 분노, 좌절감, 화 가 나는 것를 경험하게 된다. 

자녀의 의존감을 최소화해주기 위한 몇가지 기술들은 다음과 같다. 

1.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라.

-"회색 바지 입을래? 아니면 빨간 바지로 할래?"

-"주스 반컵만 줄까? 아니면 한컵 다 마시고 싶니?"

-" (놀이터에서) 우리 이제 5분 더 있다가 갈건데 미끄럼을 한번 더 탈까? 아니면 그네를 탈까?"

-" 어떤게 더 좋겠니? 저녁 먹기 전에 피아노 연습을 하는게 낫겠니, 아니면 먹고 나서 하는게 나을까?"

2. 아이가 뭔가 하려고 애쓸때 그것을 존중해주라.

- (병을 열려고 낑낑대는 아이에게)
  "이런, 병 이리 가져오렴." (이렇게 말하기보다는)
  "병 뚜껑이 잘 안 열릴 때가 있지. 그럴 때 스푼으로 입구를 몇번 두드리면 잘 열릴때가 있더구나." (이렇게 말하자.) 

 -(신발끈을 묶느라 애쓰는 아이에게)
  " 뭐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신발끈 묶는 일은 정말 보통 손동작 가지고는 어려운 일이지."

 -(산수숙제 하고 있는 아이에게)
  "분수 덧셈하는거, 그것처럼 쉬운게 어디있니. 내가 도와주지."
  "분수 덧셈하는 거, 어려울수도 있어. 공통 분모를 구하는게 쉽지가 않거든." 

3.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마라.

-(학교에서 방금 돌아온 아이에게)
 "네가 한 글짓기 보시고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시든? 수학 시험은 통과했니? 오늘 혹시 친구가 놀라온다고 하진 않니? 아냐? 왜?"
 " 어서 오렴. 잘 다녀왔니?"

-(친구들을 만나고 들어온 아들에게)
 "파티는 재미있었니? 누구누구가 왔어? 잘 차려 입었든? 뭐 먹었니? 춤 추는 시간도 있었니? 너는 누구랑 춤 추었는데?"
 "어서 와라."  

 * 아이들은 자기의 사생활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하고 싶을 때 언제든 얘기 할 것이다.

4. 서둘러 답변하려고 하지 말아라." 

  - 아이:"아빠, 비는 어디서 오는거죠?"
    아빠 :"수분이 증발하고 응축되어 생기는 것이 비란다. 그 현상은 사실말야... "
    아빠 : "재미있는 질문이구나. 네 생각은 어떻니?"  

5. 집 아닌 다른 곳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알게해주라. 

  -아이: "아빠, 내 물고기가 아파 보여요. 어떻게 하죠?"
   아빠 : "물고기 파는 가게 아저씨에게 한번 물어보는게 어떨까?" 

 -아이:"엄마, 내 친구들은 모두 껌을 씹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대요. 나도 껌 사주시면 안되요?"
  엄마: " 치과 선생님과 한번 상의를 해보자. 껌을 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6. 아이의 희망을 빼앗지 말아라. 

 -아이: "엄마, 이번 학교 연극에서 내가 주연을 맡고 싶어서 노력 중이어요. 엄마 생각엔 내가 맡을 수 있을까요?" 
  엄마: "얘, 나는 네가 실망하는거 보고 싶지 않아. 너는 연극 경험도 없으면서 왜 주연을 맡으려고 하니? 더 작은 파트 없니?"
 엄마: "아하, 주연을 맡고 싶어하는 구나. 경험을 쌓을 수 있겠는걸."      

 

 

 

 

 

 

 

 

 

- 이 책 중 일부를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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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부모들에게 특히 더 어려운 항목 아닐까 한다. 우스개 소리인지 실제 상황인지, 대학생 되어 수강 신청도 부모가 와서 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 말이다. 내가 다 나서서 해주어야 안심을 하는 것, 그것도 결국은 자식을 위한다기 보다 내 욕심에 지나지 않는 것을. 

 

* 이 책 번역판이 나와있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절판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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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3-24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번 보고 좀 찔렸어요. 저와 아이의 대화 같아서요. 음, 우리는 이 아이를 한 사람으로 존대하기 위해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아이의 생각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던 거군요.

hnine 2009-03-24 19:10   좋아요 0 | URL
예, 다른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아이들이 질문할 때에 많은 경우에 자기가 혼자 이리 저리 생각해보다가 질문을 하기때문에 그 아이의 생각을 일단 물어보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2009-03-24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4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5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5 0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3-2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너무 좋아요.
찔리기도 하고, 결리기도 하고, 자책도 되지만, 그래도 조금씩 배워나가니까. 교육된 부모들이 없는 것처럼 아이랑 부모가 맞춰나가는거겠죠.
제 경우에는 옥찌들에게 좀 과한 자율성을 줘서 아이들이 힘겨워하는 부분이 있던데. 이것도 좀 더 세련되게 대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hnine 2009-03-25 16:1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힘겨워 할 정도의 자율성 주기, 저도 좀 배워서 실천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부모의 취약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하양물감 2009-03-25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컥....너 정말 화장실 안가도 되겠니??????
제가 매일 하루에도 수십번씩 하는 소리예요... ㅠ.ㅠ

hnine 2009-03-25 23:19   좋아요 0 | URL
ㅋㅋ 화장실 없는 곳에 가서 아이가 갑자기 쉬마렵다고 하면 당황하는 것은 엄마니까요. 이해해요 ^^

토토랑 2009-03-2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두요 ㅜ.ㅜ
애가 화장실 가고 싶어서 꼬물꼬물하고 있으면
'지금 화장실 가고 싶구만' 이라고 하고 더 그러면 화장실로 안고 가버리는데 반성반성

hnine 2009-03-25 23:21   좋아요 0 | URL
저는 이것 좀 먹어라, 저것 좀 먹어라 소리를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많이 하는 말을 아이는 제일 듣기 싫어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