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화이트 데이라고, 어제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더니 투덜거린다. 같은 반 어떤 남자 아이 엄마가 초코렛을 가져오셔서 여자 아이들에게만 나눠주셨단다. 먹고 싶어 구경만 하고 있었을 남자 아이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평소에 일부러 사주는 일은 절대 없는 초코렛이지만 오늘은 한번 생각해봐야겠다. 여자친구가 챙겨줄 때까지 당분간 엄마가 챙겨주마 하면서. 이제 아홉살이면서 여자친구라는 말만 나오면 자기는 여자친구 안만들거라고 딱 잘라말하는 모습에, 보는 나는 얼마나 재미있는지.

우리집에서 내가 챙겨야할 또 한 남자, 남편에게는 화이트데이 선물이라긴 뭐하지만, 돋보기를 사줄 예정이다. 멀리 봐야 글자가 더 잘 보인다는 말을 하기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 돋보기를 하라면 그래야겠다는 말만 하고 아직 안하고 있다. 안경을 하러 가는 것과는 아무래도 다른 느낌이겠지 돋보기를 맞추러 가는 것 말이다.
몇년 전 우리 식구 사진을 보시던 우리 친정 어머니는 나보다 남편이 그동안 더 많이 나이가 들은 것 같다며 안됬어 하신다.

아무튼 오늘은 화이트 데이.
결혼 전엔 내게 한번도 특별한 날이 아니었던 화이트 데이이다.
 

그나저나 오늘 새벽 3시에 들어온 남편. 오늘 오전은 잠으로 보내시겠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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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9-03-1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혹시 저의 남편과 둘이 같이 술을 마신건 아닐까요. 귀가 시간이 거의 같군요..

hnine 2009-03-14 16:30   좋아요 0 | URL
요즘은 거의 매일 그날을 넘기고 (즉 12시 넘어)귀가하는데, 어제는 특히 더 늦더군요 ^^
지금 막 돋보기 맞춰 주고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테가 다양한 디자인이 많아서 보기엔 전혀 돋보기 갖지 않고 오히려 지금 쓰고 있던 안경이 오히려 돋보기 같아 보이네요.

무스탕 2009-03-1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이랑 같이 들어오셨군요 ^^
전요, 어제요, 신랑이요, 사탕을요, 사 줬어요~ :D
(일명 자랑질입지요. ㅎㅎㅎ)

hnine 2009-03-15 04:43   좋아요 0 | URL
ㅋㅋ 신문이랑 같이 ^^
무스탕님, 좋으셨겠어요 사탕도 받으시고.
이런것 자랑 많이 하셔도 되요.

하양물감 2009-03-1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남편은 출근안하는 토요일이었는데, 하루종일 잠만 자고 밥달라고 해서 쌩깠어요...ㅋㅋㅋ

hnine 2009-03-15 15:04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저는 주말에 두가지 버젼으로 계획을 세워놓아요. 남편이 참여할 의사를 안보이고 잠만 잘 태세이다 하면 저와 아이 둘이서만 신나게 보낼 만반의 준비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