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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공부 77 - 행복한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서석영 지음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가 책머리에 쓴 글에서 마음에 콕 박힌 문장은 바로 이 문장이었다, '엄마 노릇은 과학보다는 예술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어떤 법칙이 성립하지 않고, 보편성과 일관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예술이라는 말을 쓸 때가 있다. 저자도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른 아이의 사례가 꼭 내 아이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결과를 예상하고 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주었을때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많은 부모들이 머리로는 알면서도 되풀이하여 저지르게 되는 실수 중의 하나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이런 엄마되기에 관한 책들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정답은 없다라는 결론은 얻으려 함이 아닐까.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기 전후로 해서 읽은 이런 교육서만해도 적지 않은데, 읽어갈수록 내가 얻는 것은 저자들이 말하는 교육에 관한 어떤 팁(tip)보다는, 결국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엄마는 영리하고 느긋하고 대범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이다. 아이와의 끈을 놓칠세라 꽉 쥐고 있기 보다는, 느슨하게 잡고 있기. 끈을 손에서 아주 놔버리지 않으면서 말이다. 내가 머리 속에 설계한대로 아이를 몰아가지 말기. 아이는 아이대로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되고 싶은 것이 있으며, 나름의 성향이 있다. 아이의 인생을 내가 머리를 쥐어짜서 작성한 모범답안대로 키운다고 해서 결코 아이가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혹시 어떤 면에서 내 아이가 뒤질세라 긴장하며 키우기보다는, 좀 늦으면 어때, 좀 뒤지면 어때, 뒤지는 것이 있으면 남들보다 잘 하는 것도 있겠지, 하는 느긋함과 대범함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 그것을 또한번 확인시켜주는 책이었다.
77가지의 항목을 들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해 나간 구성인데 77가지 중 몇가지를 뽑아보았다.
1. 부모는 서비스직이다.
2. 말 일기를 써준다.
3. 늘 따뜻한 강이 흐르게 한다.
4. 잔소리가 되지 않게 말을 관리한다.
5. 아이를 위해서 노트를 마련한다.
6. 엄마 아빠도 걱정이 있다는 것을 살짝살짝 내비쳐라.
7. 기다려주는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8. 뒹구는 곰이 행복하다.
9. 되도록 결정권을 많이 준다.
10. 산책은 산소다.
11. 공부 아닌 얘기를 자주 나눈다.
12. 아이는 동화가 키운다.
13. 공부보다 생활습관이 먼저다.
14. 일찍 일어나야 하루가 잘 굴러간다.
15. 아이들은 30분 인간이다.
16. 하루 하나 이벤트를 마련한다.
17. 자신감은 돈으로 살수 없다.
18. 자꾸 말 심부름을 시켜라.
19. 앙금을 다 게워 내야 한다.
20. 이야기로 재워라.
21. 놀 줄 알아야 공부도 잘한다.
22.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아야 인생이 행복하다.
23. 아이의 친구 관계에 끼어들지 마라.
24. 하루 30분은 아이를 교사로 모셔라.
25. 즐겁게 먹으면 ‘쫀드기’도 보약이 된다.
26. 실패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 주어라.
27. 아이는 부모의 예술품이다.
28. 산이 품고 있는 행복을 담고 오자.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다른 저자의 <엄마학교>라는 책과 비슷한 목소리를 많이 느끼며 읽었다.
아이는 부모의 예술품이라는데, 예술품이 뭔가. 독창성이 생명 아니던가? 다른 아이와 자꾸 비교하며 똑같은 기성품으로 키울 생각 하지말고, 아이가 자신만의 멋진 세계를 펼쳐 나갈수 있도록, 최소한 그 길을 막지나 말 일이다, '위한다'는 명목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