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풍경, 또는 그림이 언제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텐데, 예전의 그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면, 오늘 달리 드는 느낌으로부터 지금 내 마음 상태가 어떻다는 것을 거꾸로 짐작해보기도 한다.



 

 

 

 

 

 

 

 

 

 

 

 

 

 

 

 

 

 

Marc Chargall<바이올리니스트> 라는 그림인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남자의 모습이 행복해보이기도 하고, 또는 외로와 보일 때도 있었다. 
오늘 내 눈에는, 외롭지만 행복해보인다. 외로우면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른 쪽 옆에는 그의 연주를 올려다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에 비해 아주 작게 그려져 있고, 하늘에는 역시 천사가, 뾰족 지붕이지만 권위스러워 보이지 않는 집들이, 그리고 역시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교회의 십자가가 이 그림에는 두 군데나 보인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 반짝거리는듯한 왼쪽의 푸른, 아니 '파란' 나무. 파란 나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나무를 이렇게 새파랗게 그릴 수 있는 화가.

그림 속의 바이올리니스트는 제 멋에 겨워 열심히 연주한다. 화면 윗 부분을 천상의 세계, 아래 부분을 우리 인간들의 속세라고 보면, 화면 전체에 꽉 차게 그려진 바이올리니스트는 천상과 속세를 자유로이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 무엇도 아닌 바이올린을 통해.

 



 

 

 

 

 

 

 

 

 

 

Marc Chargall<파란 집>



 

 

 

 

 

 

 

 

 

 

 

 

 

 

그리고,  <회색 집> 이다.
두 그림의 집이 같은 집 같기도 한데, 매우 다른 색조로 그려 놓았다. 위의 파란 집에는 사람이 집 안의 창가에, 아래 회색 집에는 밖에 나와 있구나. 그 사람의 코트 자락에서 찾았다, 화가의 서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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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08-10-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움을 안고가는 경지에 이르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샤갈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수많은 그림 사이에서 빛이 나더라구요. 그 우울한 색을 가지고서두요.

hnine 2008-10-22 07:21   좋아요 0 | URL
이미 너무 유명해서 내 마음의 눈으로만 보기 어려운 작품, 화가들이 있는데 샤갈도 그동안 그렇게 보아넘긴 화가가 아닌가 해요. 그런데 참 여러 각도로 보아지는, 여러 개의 창을 그림 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외로움을 안고 가는 경지, 글쎄, 저는 아마 평생 그 경지에 오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먼 곳에서 지내시는 시간들이 어떠신지요.

하늘바람 2008-10-2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지요 항상 님이 보여주시는 그림 중 늘 마지막 그림이 좋아요. 샤갈 참 좋아요.

hnine 2008-10-22 12:2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아무튼 맘에 드는 그림이 있으시다니 좋으네요 ^^

하양물감 2008-10-24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산에서 샤갈전을 할때 가서 보았었어요...새록새록 그때가 떠오르네요

hnine 2008-10-24 17:50   좋아요 0 | URL
굉장한 인파가 몰렸을 것 같은데요? 한솔이도 함께 가서 보셨나요?
언젠가 사진을 보았는데 생각하던 것 보다 무척 천진하고 맘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