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나 제사 음식 준비할 때 내가 제일 자신 없는 음식은 육원전 (동그랑땡이라고 흔히 부르는)과 식혜이다. 오늘은 어쩐 일로 육원전이 예쁘게 잘 되었다 했더니 식혜는 여전히 나를 애먹이고 있는 중. 밥알이 왜 안뜨냔 말이다 흑 흑...
엿기름 가라 앉길 기다리는 동안은 실험실에 있는 '원심분리기'가 얼마나 간절하던지. 성격 급한 나에게는 정말 감질나는 음식이다.
낮에 먹은 점심이 너무 배불러 저녁을 빵으로 먹었다. 아침에 직접 구운 식빵이긴 하지만, 끼니를, 그것도 아침도 아닌 저녁을 밥이 아닌 빵으로 먹는 것은, 우리 집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어떤 분께서 선물해주신 세가지 종류 과일잼을 보고 이거 식빵에 발라 먹어보자고 한 아이의 말을 듣고 새벽부터 차례 준비보다 먼저 식빵 반죽을 하고 있는 내가 오늘은 좀 대책 없어 보이기도 했다.


며칠 전에 만든 찐빵은 다섯개 만들어 그날로 품절. 내가 아이 가졌을 때 그렇게 먹고 싶었으나 결국 못먹었던 바로 그 찐빵! 이 안에 통단팥이 들어있다.

아까 저녁 먹기 전 집 앞의 공원에 나가 달 구경 미리 하면서 아이에게 소원을 빌자고 했더니, 주저 없이 소리 내어 하는 기도말은 " 내년 제 생일에는 꼭 닌텐도 게임기를 갖게 해주세요~" 그 소리를 듣고 흥분한 나. 바로 이어서 달님에게 기도하기를, " 이 세상에서 닌텐도 게임기가 사라지게 해주세요~" ㅋㅋ

밥알 떳나 다시 나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