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적어 놓았던 시를 오늘 아침 페이퍼쓰기로 올리고
댓글을 달면서 한번씩 다시 읽어보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44년 직장 생활을 하신 엄마
고만고만한 우리 남매 셋을 떼어 놓고
매일 하는 출근이건만
엄마가 출근하실 시간이 되면
할머니는 미리 내 손을 붙잡고 나가서 마을 한바퀴를 돌다 들어오셨다
엄마가 출근하시는 모습만 보면 내가 거의 대성통곡을 해대었으므로.
대여섯살 때 일이니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나중에 나도 똑같이 겪었다. 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돌아서 나오면
어린이집에서 아주 한참 멀어질때까지 아이가 소리소리 지르며 우는 소리가 들렸었더랬다.)
매일 우는 나를 뒤로 하고 출근하시던 엄마 맘이 어땠을까.
밑의 여동생은 어릴때 손가락을 입에 거의 물고 살았다.
손가락 빠는 버릇이었는데
의사가 애정결핍증세라고 말했다.
막내 남동생은 사춘기 시절을 여러가지 일로 힘들게 보냈다
직장을 포기하고 싶으신 적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새벽에 아직 어둑어둑할때 집을 나가셔서
우리가 다 잠들었을 때야 들어오시던 아빠
무거운 가방을 드시고
꼭 양말을 한켤레씩 더 챙겨가지고 다니시던 아빠
힘들다, 피곤하다, 아예 말씀이 없으셨었다.
오늘 아침의 내가 올렸던 시는
우리네 부모님들의 모습이었다.
지금 내가 살아온 햇수보다 더 오랜 세월 출근길을 묵묵히 겪어오신.
갑자기 울컥 하는 마음...